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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CAR-T 치료제로 한 걸음…큐로셀의 상업화 계획은[임상이몽]

임상 2상 톱라인 수령…‘킴리아’보다 CRR 높아
치료제 빨리 맞지만, 환자 부담 가격은 비슷해

임상으로 울고 웃은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번 주 임상이몽의 주인공은 ‘큐로셀’입니다. [편집자주]

큐로셀은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T세포치료제 후보물질 ‘안발셀’의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최근 임상 2상 톱라인 결과를 수령했다. 회사는 이번 임상 결과를 들고 올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안발셀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사진 큐로셀]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국내 기업이 제네릭, 이른바 ‘카피약’ 제조사라는 오명을 던진 지는 오래입니다. 차세대 신약 개발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T세포치료제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습니다. CAR-T세포치료제 개발사 1세대인 큐로셀이 CAR-T세포치료제 후보물질 ‘안발셀’의 임상 2상 톱라인 결과를 공개해서입니다. 

안발셀은 혈액암 환자를 위한 CAR-T세포치료제입니다. 암이 재발했거나 다른 치료제로 암을 치료하지 못한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가 쓸 수 있습니다. CAR-T세포치료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와 암세포를 찾아내는 CAR이 합쳐진 물질입니다. 안발셀에 포함된 CAR은 암세포가 된 B세포 표면에 있는 CD19 단백질을 찾아냅니다.

큐로셀이 이번에 공개한 톱라인 결과는 좋습니다. 안발셀을 환자에게 투여해보니 암이 사라지거나 어느 정도 줄어든 환자의 비중(객관적 반응률·ORR)은 75.3%였습니다. 암이 사라진 환자의 비중(완전관해율·CRR)도 67.1%였습니다. 기존의 CAR-T세포치료제보다 결과가 좋은데요. 대표적인 CAR-T세포치료제인 킴리아는 임상 2상에서 ORR이 53%, CRR이 39%였습니다.

큐로셀은 CAR-T세포치료제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기술 ‘오비스’를 개발했습니다. PD-1과 TIGIT 등의 물질이 면역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지 못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큐로셀에 따르면 오비스 기술을 적용한 물질은 PD-1과 TIGIT의 발현량이 각각 70%, 90% 줄어듭니다. 그만큼 면역세포가 암세포와 잘 싸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큐로셀은 올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안발셀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안발셀이 허가 절차를 문제없이 거치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은 국산 CAR-T세포치료제가 됩니다. 국내 림프종 환자가 처방받을 수 있는 CAR-T세포치료제는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있습니다. 둘 다 림프종 환자가 3차 치료제로 쓸 수 있도록 허가받은 만큼 안발셀은 킴리아와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전략은 ‘효능’과 ‘기간’

신약을 출시하고도 시장 경쟁에서 밀리거나 높은 치료 비용 때문에 환자가 쓸 수 없다면 물거품입니다. 시장이 긍정적 임상 결과를 발표한 큐로셀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큐로셀은 어떻게 CAR-T세포치료제를 환자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요? 넘어야 할 산은 꽤 많습니다.

특히 CAR-T세포치료제는 치료 비용이 고가라 환자의 이용률을 늘리려면 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합니다. 킴리아와의 시장 경쟁도 피할 수 없습니다.

환자에게는 가격이 가장 중요하지요. 결론부터 말하면 환자가 안발셀을 쓰기 위해 부담해야 할 비용은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면 600만원 정도입니다. 킴리아와 비슷합니다. 큐로셀은 대체 약제 가중평균가 제도 등을 활용해 안발셀의 전체 가격도 킴리아보다 최대 10% 낮게 공급할 계획인데요.

킴리아의 상한금액이 3억60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발셀의 상한금액은 킴리아와 비슷하거나 3억2000만원까지 내려갑니다. 보험재정의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국내 환자 입장에서 안발셀 이용은 킴리아보다 더 빠르게 치료제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CAR-T세포치료제는 다른 치료제를 써보고도 암을 치료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활용합니다. 대다수가 말기암 환자이기 때문에 치료제를 빠르게 투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킴리아는 환자에게서 T세포를 얻어 치료제로 만들고, 환자에게 투여하기까지 40여 일이 걸립니다. 큐로셀은 이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안발셀은 환자가 투여하는 데는 14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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