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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證, '3人3色'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 [피플&피플]

글로벌 IB 도약 목표…김미섭·이정호·허선호 부회장 선봉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전문 경영인 2기체제로 파격적인 세대교체와 함께 글로벌 톱티어 투자은행(IB) 도약에 나선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전문경영인 2기로 김미섭 부회장, 허선호 부회장, 이정호 부회장 등의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3명의 사장이 부회장으로 동반 승진한 파격적인 인사였다. 이번 인사에서 ▲김미섭 부회장은 관리 및 홀 세일(Whole sale) 총괄을 ▲허선호 부회장은 자산관리(WM)·연금을 ▲이정호 부회장은 글로벌 사업을 맡았다. 세명의 부회장 모두 금융투자업에서만 20년 이상의 전문성을 갖춘 경영인이다. 


이번 미래에셋증권의 인적쇄신 키워드는 ‘글로벌’과 ‘세대교체’로 꼽힌다. 지난 16년간 미래에셋증권을 이끌어온 최현만 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글로벌 진두지휘 나선 이정호 홍콩법인 대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글로벌 특명을 수행할 선봉장으로 낙점된 인물은 이 부회장이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톱티어 IB로의 도약을 위해 홍콩법인 사장인 이 부회장을 글로벌 사업 총괄 부회장으로 선임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1967년생인 이 부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1994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투자분석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2000년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을 지냈다. 2005년에는 30대 나이에 파격적으로 리서치센터장에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홍콩법인에 신설된 아시아퍼시픽 리서치센터 CFO로 선임됐다. 이후 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대표, 2018년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를 거쳐 지난해 1월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대표로 선임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 부회장은 미래에셋그룹의 최전방 ‘글로벌 통(通)’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인수한 인도 증권사 쉐어칸을 방문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도 시작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3인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후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고삐를 당겼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이 부회장을 비롯해 김·허 부회장 취임 직후,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리미티드(Sharekhan Limited)를 약 4800억원에 인수했다. 2018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 자본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5년 만에 국내 최초로 현지 기업을 인수하며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을 공고히 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성장을 위해 해외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2017년 66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박현주 회장이 2018년 4월 글로벌 전략 고문(GSO)로 취임한 이후, 매년 가파르게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0년엔 업계 최초로 해외에서 연간 세전순이익 2000억원을 돌파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은 자기자본이 약 4조원에 달한다. 이제 해외법인에서 본격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법인은 2020년 주식시장 1위에 올라선 이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7년 진출한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2분기 말 기준 브로커리지 점유율 5위에 올라섰다. 

글로벌 시장 확장에 발 맞춰 김 부회장과 허 부회장은 각자대표 체제로 미래에셋증권의 내실을 책임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과 함께 그동안 그룹 내 해외통으로 평가받아 온 김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선 경영관리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1968년생인 김 부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래에셋그룹 설립 초기인 1998년 자산운용에 입사했다. 홍콩법인이 설립된 2003년 김 부회장은 실무를 총괄했다. 2005년 싱가포르 법인 대표에 이어 2010년 브라질 법인 대표까지 맡았다.

이후 2014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2022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사업담당 사장을 역임했다. 김 부회장은 홍콩, 인도 등 신규 지역 진출과 해외법인 설립, 국내 최초 룩셈부르크 시카브(SICAV) 펀드 론칭, 글로벌X(Global X) 인수 등을 수행한 글로벌 금융투자 및 경영 전문가라는 평가다.

김미섭·허선호 각자대표 체제로 내실 강화

김 부회장은 올해 사내이사로 재선임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6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 사옥에서 열린 제 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미섭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IB부문은 체계적인 공정가치 평가를 지속해 엑시트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부회장은 국내 WM 부문 수장으로서 사업혁신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1969년생인 허 부회장은 조선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조흥증권(현 메리츠증권에 흡수)을 통해 업계에 입문했고, 1999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 당시에도 주요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다. 합병 이전 대우증권의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고, 합병과정에선 통합추진단장을 맡았다. 이후 2016년 미래에셋증권 경영지원부문대표를 거쳐 2021년 WM사업부 대표에 선임됐다. 

허 부회장은 WM사업부 대표로서 자산관리 비즈니스 성장과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두루 성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 명가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2017년 말 10조 수준에 불과하던 연금자산이 최근 33조원 돌파했을 뿐만 아니라, 해외주식잔고 23조7000억원(업계1위) 등 총 고객예탁자산 412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최대 증권사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또한 개인연금도 2달만에 약 6739억원 증가하면서 증권업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용 국채’ 판매 대행기관으로 전 금융권에서 단독 확정됐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국민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해 도입된 ‘저축성 국채’로 올해 6월 첫 발행 예정이다. 


김 부회장과 허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고객 운용자산(AUM)과 흐름(Flow), 수수료 기반(Fee-base)의 WM,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연금 비즈니스를 보다 강화하고 투자자산 익스포져(Exposure)는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 손익 안정성을 높여 나가자”고 말했다.

또한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글로벌 비즈니스와 투자, 디지털과 연금 비즈니스를 오랜 기간 꾸준히 육성해왔다”며 “앞으로는 규모와 내실에서 모두 초격차를 내기 위해 전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전문경영인 2기 가동 후 향후 3년간(2024~2026년) 적용될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업계 최초로 자사주 소각 물량을 명시하면서 주주환원 의지를 반영했다. 주주환원 정책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및 2우선주 100만주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소각 물량은 매입 후 소각 또는 장내 취득한 기 보유 자사주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앞서 취득한 보통주 1000만주(822억원) 소각 및 약 898억원 규모 배당금 지급도 결정했다. 이는 총합계 약 1720억원 수준으로 주주환원 성향은 조정 당기순이익(연결기준 지배주주 기준) 대비 약 52.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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