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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테마주 열풍에 회장님은 웃고 개미들은 ‘가슴앓이’

제22대 총선 앞두고 ‘정치 테마주(株)’ 들썩
오너 일가 주식 매도…‘고점 신호’ 여겨지며 급락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제22대 총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치 테마주’ 열풍에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가 고공행진에 개미들이 몰린 사이, 대주주들은 지분 정리에 나서며 급락한 주가 역풍이 고스란히 개미들의 몫이 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천기계(010660)는 전일 대비 6.6% 내린 5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화천기계는 이달 들어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3% 가까이 떨어졌다. 

화천기계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관련주다. 화천기계는 지난 2021년까지 감사를 맡았던 남모 씨가 조 대표의 로스쿨 동문으로 알려지며 조국 테마주가 됐다. 조국 대표는 과거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저와 제 가족은 화천기계와 어떠한 관련도 없다”며 “주식 투자자들은 유념하십시오”라며 선을 그었다. 

조국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최근까지 큰 오름세를 보였다. 2월 초 3만원 대였던 주가는 최근까지 170% 넘게 상승하며 9만원 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 주가 급락세에 개미들은 당황하고 있다. 화천기계는 지난달 27일에는 하루만에 23.69%나 급락했다. 오너 일가의 갑작스러운 지분 매도에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기존 대주주였던 권영열 회장 3형제가 보유지분 전량 매도했기 때문이다. 

화천기계는 지난달 26일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달 19일과 20일 보유하고 있던 50만8540주를 전부 장내 매도했다. 화천기계 부회장 자리에 있는 동생 권영두·권영호 씨도 20일과 21일에 각각 보유 중인 31만 3690주, 5만4130주 전량을 장내매도로 처분했다. 

권 회장 일가 세 사람이 처분한 지분 총합은 3.98%로, 약 71억원의 주식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주주 일가의 보유 지분 전량 매도로 화천기계의 최대주주는 화천기공과 서암기계공업으로 변경됐다. 양사는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으로 추가적인 지분취득 없이 최대주주가 된 셈이다. 

정치 테마주에 몰린 개미…대주주 지분 매각 ‘고점 신호’


배우 이정재(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정치 테마주에 묶인 화천기계 주가의 고공행진으로 대주주 일가는 큰 시세차익을 얻었지만 정작 개미들은 주가 하락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다. 통상 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주가 ‘고점 신호’로 여겨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변동성이 큰 정치 테마주에 개미들이 몰린 사이, 대주주의 지분 매각 이후 하락세를 이어 온 기업은 또 있다. 대상그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고등학교 동창 이정재와의 연관됐다는 이유로 ‘한동훈 테마주’로 지목됐다. 

앞서 현대고등학교 동창인 한 장관과 이정재는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의 한 갈빗집에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식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정재의 오랜 연인인 임세령 부회장이 2대 주주로 있는 대상홀딩스와 우선주가 폭등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10월20일 장 중 7040원을 기록한 대상홀딩스우(084695) 주가는 지난해 12월 19일 장 중 6만5300원까지 올라 최대 827.6% 상승했다.

하지만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의 아버지인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대상그룹 관련주들의 주가가 고점에 올랐던 지난해 12월 대상홀딩스우 2만8688주를 주당 4만6515원에, 대상우(001685) 4만3032주를 주당 1만9147원에 장내 매도했다. 임 명예회장은 이번 지분 매도로 총 21억5800만원이 넘는 금액을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명예회장의 지분 매도 공시 후 주가는 하락세가 이어졌다. 대상홀딩스우는 이달 4일 종가 기준 1만733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고점 이후 270% 넘게 하락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급적이면 테마주 보다는 펀더멘탈이 확실한 그런 기업들을 대상으로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며 “여유 자금 내에서 투자 의사결정을 내려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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