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명, 내 등에 업혔다 생각하고 일합니다” [CEO의 방]
[CEO의 방]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꾸짖을 책(責) 맡길 임(任)
2016년 창업 후 굵직한 기술이전 성과 내
기술이전으로만 매출 내…추가 이전 박차
“사이언스밖에 모른다”…내년 사옥도 이전
‘CE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E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언제나 최적을, 최선을 선택해야 하는 CEO들에게 집무실은 업무를 보는 곳을 넘어 다양한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창의적인 공간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EO의 방’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집결지로 알려진 판교는 바이오산업의 허브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1600여 개의 기업 중 14%가량이 바이오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 휴온스, 차바이오텍 등 주요 기업은 일찍부터 판교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바이오협회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코리아바이오파크에서도 오스코텍과 고바이오랩, 이수앱지스 등 수많은 바이오 기업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기업들이 한곳에 모인 만큼 판교테크노밸리와 코리아바이오파크 인근은 항상 북적인다. 하지만 유독 한갓진 곳도 있다. 서쪽으론 강을, 동쪽으론 공원을 등진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야기다. 다른 기업과 달리 판교의 안쪽에 있어 찾는 사람이 적고, 그만큼 조용하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만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도 이 연구소의 입지가 “배산임수”라며 웃었다. 터가 좋다는 뜻이다.
그런 덕인지 에이비엘바이오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 입주한 뒤 다사다난한 사건을 겪으면서도 신약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 기업 상장도, 기술 이전도 모두 이 건물에서 일궜다. 대다수의 물질은 임상 단계에 진입했고, 새로운 파트너를 만날 일만 남았다. 그동안 창업 당시 20명 남짓했던 직원의 수는 110여 명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입사 후 결혼한 직원도, 자녀를 낳은 직원도 늘었다”며 “110명의 직원과 가족까지, 모두 330명이 내 등에 업혔다고 생각하며 일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집무실에도 가족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맞은편 책장 한편엔 두 아들의 졸업사진이, 집무실 책상 옆 벽엔 이 대표의 부인이 직접 그린 소묘가 걸려있다. 이 대표는 “집사람이 프로그래머인데, 소묘를 즐겨 그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 곳곳에 걸린 작품도 (집사람이) 직접 구해 프레임에 넣은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소묘 그림 맞은편 벽에는 고(故) 김환기 화백의 그림 ‘날으는 두마리 새’가 걸려있다. 이 대표는 “이 작품도 부인이 고른 것”이라며 “저는 사이언스밖에 모른다”고 했다.
“사이언스밖에 모른다”는 말을 증명하듯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를 2016년 창업한 뒤 여러 성과를 냈다. 이중항체 역량을 다져 프랑스의 빅파마인 사노피에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고, 다른 후보물질도 기술이전 성과를 내며 창업 이후 수년간 기술이전으로만 매출을 올렸다. 기술이전으로 수익을 확대하는 사업 구조는 국내 기업 중에서도 드물다. 사노피와 체결한 기술이전 규모도 1조원가량으로, 계약금만 900억원 정도다. 이 대표는 올해도 여러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파트너를 찾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새로운 성과를 위해 움직일 계획인 만큼, 오래 머문 한국파스퇴르연구소도 떠난다. 새로운 사옥은 서울 강남구에 마련했고, 내년 상반기 중 이전할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판교 곳곳에 사무실과 연구소가 흩어져있다. 이 대표는 조직을 한곳에 모으고, 설비와 시설을 확충해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 외부 업체에 의존해 온 공정개발과 품질관리(CMC) 기능도 내재화해 사업 효율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최근 내부에 중개연구 부서도 신설했다”며 “경쟁사와 차별화된 역량을 갖추기 위해 R&D와 연구 성과 등에 지속해서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상훈 대표는_서울 출생. 여의도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학·석사를 취득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스탠포드대와 하버드대 의과대학(의대)에서 각각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제넨틱, 엑셀리시스, 카이론(노바티스) 등에서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후 파멥신을 창업해 기업 운영 경험을 쌓았다.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부 총괄을 거쳐 현재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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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집결지로 알려진 판교는 바이오산업의 허브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1600여 개의 기업 중 14%가량이 바이오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 휴온스, 차바이오텍 등 주요 기업은 일찍부터 판교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바이오협회를 주축으로 만들어진 코리아바이오파크에서도 오스코텍과 고바이오랩, 이수앱지스 등 수많은 바이오 기업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기업들이 한곳에 모인 만큼 판교테크노밸리와 코리아바이오파크 인근은 항상 북적인다. 하지만 유독 한갓진 곳도 있다. 서쪽으론 강을, 동쪽으론 공원을 등진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야기다. 다른 기업과 달리 판교의 안쪽에 있어 찾는 사람이 적고, 그만큼 조용하다.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만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도 이 연구소의 입지가 “배산임수”라며 웃었다. 터가 좋다는 뜻이다.
그런 덕인지 에이비엘바이오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 입주한 뒤 다사다난한 사건을 겪으면서도 신약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 기업 상장도, 기술 이전도 모두 이 건물에서 일궜다. 대다수의 물질은 임상 단계에 진입했고, 새로운 파트너를 만날 일만 남았다. 그동안 창업 당시 20명 남짓했던 직원의 수는 110여 명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입사 후 결혼한 직원도, 자녀를 낳은 직원도 늘었다”며 “110명의 직원과 가족까지, 모두 330명이 내 등에 업혔다고 생각하며 일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집무실에도 가족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맞은편 책장 한편엔 두 아들의 졸업사진이, 집무실 책상 옆 벽엔 이 대표의 부인이 직접 그린 소묘가 걸려있다. 이 대표는 “집사람이 프로그래머인데, 소묘를 즐겨 그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 곳곳에 걸린 작품도 (집사람이) 직접 구해 프레임에 넣은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소묘 그림 맞은편 벽에는 고(故) 김환기 화백의 그림 ‘날으는 두마리 새’가 걸려있다. 이 대표는 “이 작품도 부인이 고른 것”이라며 “저는 사이언스밖에 모른다”고 했다.
“사이언스밖에 모른다”는 말을 증명하듯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를 2016년 창업한 뒤 여러 성과를 냈다. 이중항체 역량을 다져 프랑스의 빅파마인 사노피에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고, 다른 후보물질도 기술이전 성과를 내며 창업 이후 수년간 기술이전으로만 매출을 올렸다. 기술이전으로 수익을 확대하는 사업 구조는 국내 기업 중에서도 드물다. 사노피와 체결한 기술이전 규모도 1조원가량으로, 계약금만 900억원 정도다. 이 대표는 올해도 여러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파트너를 찾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새로운 성과를 위해 움직일 계획인 만큼, 오래 머문 한국파스퇴르연구소도 떠난다. 새로운 사옥은 서울 강남구에 마련했고, 내년 상반기 중 이전할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판교 곳곳에 사무실과 연구소가 흩어져있다. 이 대표는 조직을 한곳에 모으고, 설비와 시설을 확충해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 외부 업체에 의존해 온 공정개발과 품질관리(CMC) 기능도 내재화해 사업 효율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최근 내부에 중개연구 부서도 신설했다”며 “경쟁사와 차별화된 역량을 갖추기 위해 R&D와 연구 성과 등에 지속해서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상훈 대표는_서울 출생. 여의도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학·석사를 취득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스탠포드대와 하버드대 의과대학(의대)에서 각각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제넨틱, 엑셀리시스, 카이론(노바티스) 등에서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후 파멥신을 창업해 기업 운영 경험을 쌓았다.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부 총괄을 거쳐 현재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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