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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장녀, 13억에 영풍문고 지분 30% 획득한 사연

영풍문고, 1년간 두 차례 유상증자
전량 장녀 배정…기업 승계 작업 풀이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사진 영풍그룹]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영풍 장형진 고문의 장녀 장혜선씨가 최근 1년간 약 13억원에 영풍문고 지분 30%를 사들였다. 영풍의 경영 승계 작업이 가속화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문고 이사회는 지난 3월 29일 주주배정 방식으로 신주 3만 5715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이번 유상증자에 지분 80%로 최대주주인 영풍문고홀딩스(이하 홀딩스)는 참여하지 않았다. 영풍문고 이사회는 같은 날 실권주 재배정을 의결했다. 신주 전량은 장혜선씨가 8억 9558만 9000원에 취득했다. 주당 가격은 2만 5076원이다.

이에 따라 장혜선의 영풍문고 보유 지분율은 30%로 늘었다. 장혜선씨는 지난해 3월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총 3억 8570만원에 영풍문고 지분 20%를 획득한 바 있다. 주당 가격은 7714원이었다. 장혜선씨가 지난 1년여간 지분 획득을 위해 쓴 돈은 12억 8128억 9000원이다.

영풍문고는 지난 2020년 8월 존속법인인 홀딩스와 신설법인 영풍문고로 물적분할한 바 있다. 영풍문고는 기존 문고 사업을, 홀딩스는 그 외 사업을 맡는다는 구상이었다. 이를 통해 홀딩스는 영풍문고 지분 100%를 보유하는 구조가 됐다.

홀딩스는 장씨 일가의 지배를 받고 있다. 지분 33.95%를 보유한 씨케이는 장씨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장형진 고문의 차남 장세준 서린상사 대표 11%, 영풍문화재단 9.05% 등의 지분을 더하면 장씨 일가 소유 지분은 57.5%가 된다.

최근 1년간 진행된 유상증자로 영풍과 75년 동업관계를 이어온 고려아연의 영풍문고 지배력도 약화됐다.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홀딩스 지분 33%를 보유 중이다.

업계는 최근 1년간 진행된 두 차례 유상증자를 영풍 장녀에 대한 경영 승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그룹의 경우 그동안 비상장사 등을 활용해 자녀들에게 ‘은둔의 승계’를 해주는 방식을 이어 왔는데, 이번에도 그런 방식으로 장녀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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