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강화’ 잡코리아 변화에 달라진 채용 패러다임…추천·생성 효과 ‘톡톡’
[이제는 구인 구직도 AI시대]③
2021년 ‘데이터 AI 본부’ 신설…‘AI 시대’ 개막과 동시에 서비스 마련
AI로 추천받은 인재, 채용 성공률 대폭 상승…커리어 관리도 ‘손쉽게’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국내 온라인 구인·구직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잡코리아가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편의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정규직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 ▲비정규직(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 ▲지역 기반 초단기 재능거래 플랫폼 ‘긱몬’ 등을 운영 중이다.
올해 창립 28주년을 맞이한 잡코리아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채용 시장 관련 대규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22년 12월 1일 챗GPT(Chat GPT) 등장을 기점으로 거세게 불고 있는 ‘AI 개발 열풍’에 대응케 한 기반이 됐다. 회사는 2023년 3월 ‘자기소개서 AI 분석’ 서비스를 시작으로 ▲‘원픽’(One Pick·2023년 5월) ▲커리어첵첵(2023년 11월) 등을 순차 출시했다. 여타 플랫폼과 비교해 AI 신규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였단 의미다. 알바몬에도 단기 채용 시장에 적합한 AI 추천 서비스 ‘제트’를 지난해 12월 도입한 바 있다. 추천·생성 AI 기술을 발 빠르게 플랫폼에 접목하며 시장 선점 효과를 누렸고, 이는 뚜렷한 성과로 이어졌다.
잡코리아는 1996년 설립 후 취업 포털 서비스를 경쟁 업체(인크루트 1998년·사람인 2005년) 대비 먼저 내놓으며 시장을 선도해 왔다. 28년간 사업 외연을 꾸준히 늘려 정규직은 물론 단기 채용 시장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애플리케이션(앱) 통계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잡코리아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140만명으로 집계됐다. 알바몬의 경우 같은 기간 약 226만명이 접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잡코리아·알바몬 모두 경쟁 플랫폼(알바천국 179만명·사람인 132만명·리멤버 87만명)을 제치고 각 분야에서 최다 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두 플랫폼의 중복을 제거한 합산 사용자 수를 종합하면 점유율은 53.1%에 달한다.
잡코리아는 특히 정규직 채용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플랫폼으로 꼽힌다. 잡코리아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7월 기준 개인회원 수는 2200만명을 돌파했다. 기업 회원 수 역시 220만을 넘어섰다. 이력서는 252만 건 이상 등록된 상태이고, 채용 공고 역시 21만7000건 이상 올라와 있다.
이 때문에 잡코리아의 AI 서비스 강화는 국내 채용 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채용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잡코리아가 AI 기술을 적극 채택하기 시작하면서 구인 기업·구직자 모두 정보를 ‘찾는’ 데에서 ‘발견’하는 식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단 분석이다.
잡코리아에 스며든 AI, 효과는?
잡코리아가 여타 플랫폼과 비교해 AI 서비스를 일찍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으론 방대한 빅데이터와 함께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자체적인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는 점이 꼽힌다. 회사는 2021년 7월 ‘데이터 AI 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데이터사이언스·데이터플랫폼·데이터베이스(DB) 운영·데이터솔루션 등 관련 조직을 배치했다. 데이터 흐름 효율화는 물론 매칭 관련 기술 개발로 AI 역량을 끌어올리겠단 취지다.
잡코리아는 데이터 AI 본부를 통해 내재화한 기술을 바탕으로 ‘AI 시대’ 개막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구직자의 공고 조회나 행동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매칭 서비스가 제공됐다면,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기술을 활용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구직자 이력서 문맥과 구인 기업이 올린 공고에 기재된 직무·스킬 정보를 정교하게 추출해 매칭하는 식”이라며 “프로파일링을 정교화하면서 개인별 요구에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할 수 있고, 구직자가 검색한 의도에 맞는 정확한 공고를 제안하는 식으로 플랫폼을 고도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잡코리아가 본격적으로 생성형 AI 기술을 플랫폼에 적용하기 시작한 건 ‘자기소개서 AI 분석’ 서비스 출시를 기점으로 한다. 구직자의 자기소개서를 검토할 때 AI 분석을 통해 표절을 알려주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논문 표절 검사 서비스 ‘카피킬러’를 개발·운영하는 무하유와 손잡고 만든 기능이다. 약 100억 건의 카피킬러 데이터베이스와 이력서 내용을 대조, 표절률·표절 문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원픽’도 강점이다. 공고 등록과 헤드헌팅을 결합한 형태의 서비스로, 공고 내용·기업 특색·구직자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AI가 탑재돼 있다. 합격 가능성이 높은 인재와 기업을 연결하는 게 핵심 기능이다. 구직 시장의 최신 트렌드 및 패턴을 학습한 AI가 채용 공고에 최적화된 인재와 기업을 연결한다는 게 차별화 지점으로 꼽힌다. 공고를 게시한 기업은 AI를 통해 선별된 추천 인재를 확인해 직접 입사 지원도 제안할 수 있다. 기업별 일대일 전담 매니저를 배정해 ▲공고 게재 ▲서류 검토 ▲면접 진행 등 전반적인 채용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원픽은 이 같은 편의 기능을 기반으로 출시 후 1년간 뚜렷한 성과를 써냈다. 누적 공고 조회수는 2500만 회를 돌파했고, 매월 평균 공고 등록 수도 130% 증가했다. 합격자 수 역시 월마다 140%씩 상승하는 추세다. 회사 관계자는 “원픽은 이용자 중심의 편의성 개선과 고도화 작업을 통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서비스”라며 “구직자는 자신의 행동 패턴에 맞춰 맞춤형 공고를 추천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기업 인사 담당자 역시 지원자의 핵심 경력 정보가 담긴 ‘이력서 한 줄’이나 ‘인재 추천 사유 요약’ 등을 통해 빠르게 맞춤형 인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구직자의 커리어 설계를 돕는 데이터 기반 AI 가이드 제공 서비스 ‘커리어첵첵’에도 AI가 접목됐다. 구직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관심 있는 분야에서 활약 중인 현직자로부터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잡코리아가 보유한 이력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AI 가이드를 통해서 취업을 위해 갖춰야 할 기본 스펙과 역량이 무엇인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알바몬에 도입된 ‘제트’는 변화가 빠른 단기 구인·구직 시장에 적합한 AI 기능이 탑재돼 있다. 매칭의 속도·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구직자가 활동하는 지역을 기반으로 AI 추천이 이뤄진다. 공고 노출과 동시에 AI가 분석한 추천 인재 리스트가 제공돼 활용도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잡코리아는 여기에 더해 지난 4월 인적관리(HR) 업계 최초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자체 생성형 AI 솔루션 ‘룹’(LOOP)을 출시한 바 있다. HR 분야에 특화된 한국어판 LLM으로, 이력서·구인 공고 등 데이터를 이용해 기존 솔루션 대비 정확하고 빠른 결과를 산출한다. 회사는 룹을 현재 원픽 주요 서비스에 적용했고, 하반기 출시 예정인 ‘서류합격 예측, 채용공고 맞춤형 기업 이미지 자동 생성’ 등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자체적인 AI 역량 개발을 수년간 진행했기에 많은 시간·비용을 필요로 하는 자체 생성형 AI 서비스를 5개월 만에 내재화할 수 있었다”며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해 원픽뿐 아니라 여러 매칭·추천의 응답률을 2배, 지원율을 10배 정도 높이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규직·비정규직 플랫폼을 운영하며 차별화된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했고 뛰어난 AI 기술력도 지녔다. 이를 통해 종합 HR 테크 커리어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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