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면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뭐가 유리할까[부채도사]
한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 불확실해졌다”
고정금리 ‘준거 금리’ 은행채 5년물(AAA) 금리 4월 3.9% 넘기도
은행권 “금리 인하 대비해 변동금리 받아야”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대출은 동지도 적도 아니다.” 한 은행원의 말입니다. 가계신용잔액은 1882조원을 넘었고, 가계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적과의 동침이 불가피할 때입니다. 기사로 풀어내지 못한 부채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부채도사’에서 전합니다. [편집자주]
갈수록 대출 금리 선택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분명해지며 당장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해야 하는 고객들 사이에 변동금리를 받아야 할지, 고정금리를 받아야 할지 셈법이 복잡해져서다. 일부 고객은 고정금리로 향후 금리 변동에 신경쓰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다른 고객은 변동금리를 통해 향후 금리 인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어떤 결정이 더 유리할까.
금통위원 3명 “3개월 후도 기준금리 유지해야”
현재 은행권에선 ‘고금리 장기화’가 쉽게 끝나기 어렵다고 여겨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월 23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훨씬 더 커진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있지만, 물가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의 기대와 현실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3개월 후에도 3.5%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3명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오는 8~9월 중 기준금리 인하가 아닌 ‘금리 동결’이 계속해서 나오고, 은행 고객들의 고금리 부담이 지속할 것으로 여겨진다. 물가 목표치가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연말까지도 생기지 않을 경우, 올해 안에 한은의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는 상황이다.
금리 동결이 길어질 가능성은 계속 제기되어 왔다. 이 총재는 앞서 5월 2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지난달까지 생각했던 통화정책의 전제가 모두 바뀌었다”며 “기존의 논의를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 지연 등을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미 연준 위원들은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중이다. 이럴 경우 한은 입장에선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기 더 부담스러워진다.
“당장 주담대 받아야 한다면 혼합형으로”
이런 분위기에서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지난 5월 24일 3.768%를 기록, 지난해 말의 3.705%보다 높아졌다. 올해 4월 25일엔 3.976%까지 치솟았다. 그만큼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으로, 금리가 쉽게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5년 혼합형 등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3.25~연 5.731% 수준에 있다. 변동금리는 연 3.80~5.94%로 큰 차이가 없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용점수가 900점이 넘는 고신용자들도 5대 은행에서 보통 연 3% 후반에서 4%대 초중반 금리로 주담대를 받는 상황이다.
은행권에서는 고객 상황에 따라 금리 선택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금리 인하를 기대해 ‘변동금리’ 주담대를 추천하는 모습이다. A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가 고객 입장에서 더 유리한 시기”라며 “기준금리를 인하할 일만 남았고, 주담대는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하는 대출이기 때문에 고정에 묶어두면 손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주담대를 받는 입장이라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때도 향후 금리 인하를 대비할 5년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유리한 것으로 여겨진다. B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며 “당장 주담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5년 혼합형을 통해 금리를 당분간 고정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주담대를 당장 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시점 이후 주담대를 받는 것도 유리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A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도 6개월 단위로 바뀌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당장 인하돼도 높은 금리를 6개월가량 부담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하 후에 대출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갈수록 대출 금리 선택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분명해지며 당장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해야 하는 고객들 사이에 변동금리를 받아야 할지, 고정금리를 받아야 할지 셈법이 복잡해져서다. 일부 고객은 고정금리로 향후 금리 변동에 신경쓰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다른 고객은 변동금리를 통해 향후 금리 인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어떤 결정이 더 유리할까.
금통위원 3명 “3개월 후도 기준금리 유지해야”
현재 은행권에선 ‘고금리 장기화’가 쉽게 끝나기 어렵다고 여겨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월 23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훨씬 더 커진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있지만, 물가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의 기대와 현실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3개월 후에도 3.5%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3명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오는 8~9월 중 기준금리 인하가 아닌 ‘금리 동결’이 계속해서 나오고, 은행 고객들의 고금리 부담이 지속할 것으로 여겨진다. 물가 목표치가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연말까지도 생기지 않을 경우, 올해 안에 한은의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는 상황이다.
금리 동결이 길어질 가능성은 계속 제기되어 왔다. 이 총재는 앞서 5월 2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지난달까지 생각했던 통화정책의 전제가 모두 바뀌었다”며 “기존의 논의를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 지연 등을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미 연준 위원들은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중이다. 이럴 경우 한은 입장에선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기 더 부담스러워진다.
“당장 주담대 받아야 한다면 혼합형으로”
이런 분위기에서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지난 5월 24일 3.768%를 기록, 지난해 말의 3.705%보다 높아졌다. 올해 4월 25일엔 3.976%까지 치솟았다. 그만큼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으로, 금리가 쉽게 내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5년 혼합형 등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3.25~연 5.731% 수준에 있다. 변동금리는 연 3.80~5.94%로 큰 차이가 없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용점수가 900점이 넘는 고신용자들도 5대 은행에서 보통 연 3% 후반에서 4%대 초중반 금리로 주담대를 받는 상황이다.
은행권에서는 고객 상황에 따라 금리 선택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금리 인하를 기대해 ‘변동금리’ 주담대를 추천하는 모습이다. A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가 고객 입장에서 더 유리한 시기”라며 “기준금리를 인하할 일만 남았고, 주담대는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하는 대출이기 때문에 고정에 묶어두면 손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주담대를 받는 입장이라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때도 향후 금리 인하를 대비할 5년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유리한 것으로 여겨진다. B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며 “당장 주담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5년 혼합형을 통해 금리를 당분간 고정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주담대를 당장 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시점 이후 주담대를 받는 것도 유리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A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도 6개월 단위로 바뀌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당장 인하돼도 높은 금리를 6개월가량 부담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하 후에 대출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2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
3공항철도, 시속 150km 전동차 도입...오는 2025년 영업 운행
4두산 사업구조 재편안, 금융당국 승인...주총 표결은 내달 12일
5‘EV9’ 매력 모두 품은 ‘EV9 GT’...기아, 美서 최초 공개
6민희진, 빌리프랩 대표 등 무더기 고소...50억원 손배소도 제기
7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8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9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국익을 위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