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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딸보다 페이 앱 잘 쓰죠”…학생에서 선생님 된 어르신들 [가봤어요]

‘사각사각 페이스쿨 시니어클래스 페이티처’ 1기 발대식 진행
5060 중장년, 디지털 금융 강사로 변신…하반기 2기 선발 예정

지난 7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사각사각 페이스쿨 시니어클래스 페이티처’ 1기 발대식에 지역별 페이티처들이 참여했다. [사진 윤형준 기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정보기술(IT) 산업의 성지 ‘판교’에 50~60대 중장년들이 모였다. 국내 주요 업무지구 중 근무자 평균 연령이 유일하게 30대(39세)인 점을 생각하면 다소 생소한 풍경이다. 어르신들이 판교로 한데 모인 이유는 바로 ‘디지털 금융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다.

지난 7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사각사각 페이스쿨 시니어클래스 페이티처’ 1기 발대식이 열렸다. ‘사각사각 페이스쿨’은 지난해 10월 카카오페이가 카카오임팩트·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와 함께 디지털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조성한 기금 30억원을 활용해 진행하는 교육 지원 사업이다. 사각지대의 ‘사각’과 공부할 때 나는 연필 소리의 ‘사각’에서 착안해 이름을 중의적으로 지었다는 후문이다.

‘사각사각 페이스쿨 시니어클래스’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50대 이상 고령층을 위해 교육을 지원하는 상생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1월 5060 세대를 대상으로 한 달간 시범운영한 ‘모두를 위한 디지털 금융교육’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올해 들어서는 ‘강사 양성 과정’과 ‘정규교육 과정’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강사 양성 과정’을 거쳐낸 중장년 52명이 페이티처로 거듭나기 위해 이날 판교에 모였다. 페이티처 1기 52인은 카카오페이가 지난 4월부터 서울지역 50플러스센터 및 분당노인종합복지관 등 13개 센터에서 8주간의 교육을 한 266명의 시니어 중에서 선발(지역 센터별 4명)됐다. 비로소 디지털 금융 교육의 대상자(학생)였던 시니어들이 교육 제공자(선생님)가 된 순간이다.

이날 발대식 1부에션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이윤근 카카오페이 ESG협의체장, 육심나 카카오임팩트 사무총장, 김미성 서울50플러스센터협의체 회장,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등 사각사각 페이스쿨의 관계자들이 선발된 페이티처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본격적으로 선생님이 됐다는 증명으로써 명함도 주어졌다.

2부는 페이티처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할지 업무교육이 진행됐다. 페이티처의 역할, 활동 기간, 활동 방법, 주의사항, 출강 일정까지 자세한 안내가 이뤄졌다. 페이티처 교육 내용은 ▲간편결제 이해 ▲간편결제 및 송금 해보기 ▲자산관리 ▲신용관리 ▲보험관리 ▲주식관리 ▲금융사기 예방 ▲길찾기, 택시 호출 등 생활편의 서비스 등이 알차게 담겨 있었다.

페이티처는 오는 18일부터 두 달간 지역사회복지기관 25곳 이상과 연계해 출강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이날 페이티처들은 시니어 눈높이에서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활용을 위한 실습, 금융사기 예방법 등을 교육하며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높여 나간다는 의지를 다졌다.

정희정 양천50플러스센터 페이티처. [사진 카카오페이]
이날 양천50플러스센터 페이티처가 된 정희정(56)씨는 이제 자신이 딸보다 카카오페이 등 디지털 금융을 더 잘 활용한다고 웃으며 말을 전했다. 정씨는 “비록 은퇴는 했지만 페이티처가 되면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효능감을 느꼈다”며 “‘노노(老老) 케어’(노인이 노인을 돌봄)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시대인데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대감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김미경, 김창옥 등 스타 강사가 많은데, 나도 ‘어른들을 위한 금융 1타 강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졌다”며 “앞으로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까지 영역을 넓혀 시니어 디지털 금융 강의를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카카오페이는 고령층의 일자리 창출에도 더욱 힘쓰고자 하반기 중 페이티처 2기 강사 양성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페이티처와 함께 디지털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원활하게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사각사각 페이스쿨 교육 지역 또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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