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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넘은 명물골프장 ‘블랙스톤 제주’[E-골프장 투어]

서양 연금술에 나오는 ‘현자의 돌’에서 이름 따와
남·북·동 코스 각각 9개 홀씩 총 27홀로 구성

2005년 문을 연 블랙스톤 골프앤리조트 제주. [사진 블랙스톤 골프앤리조트 제주]

[김인오 MHN스포츠 골프전문기자] “제주도에서 명문골프장은 어디인가요?”

이른바 ‘백돌이’를 막 벗어나 골프가 주는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한 한 지인의 질문이다.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빼어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삼아야 하고, 적절한 코스 난이도와 완벽한 잔디 컨디션으로 골프의 진수를 느낄 수 있어야 하고, 골프 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곳을 명문골프장이라고 부른다.
 
여러 가지 조건이 딱 들어맞아야 명문골프장이 되는 건 맞다. 하지만 아마추어 골프 애호가인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바로 안식처다. 마음 맞는 이들과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힐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명문골프장이라고 감히 얘기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질문의 답은 명확하다. “블랙스톤 골프앤리조트 제주(이하 블랙스톤 제주)를 한 번 방문해 보시라. 제주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의 깊숙한 자락에서 자연을 벗 삼아 샷을 날릴 수 있을 것이다. 라운드가 끝나면 기분 좋은 건강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블랙스톤 제주라 자신한다.”

제주 곶자왈이 품은 보석 같은 골프장

‘블랙스톤’은 서양 연금술에 나오는 ‘현자의 돌’(Philosopher’s Stone)에서 따온 이름이다. 평범한 금속을 황금으로 변하게 하는 궁극의 물질이 바로 ‘현자의 돌’이다. 블랙스톤 제주의 모기업인 ㈜대원산업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트레이 제조 회사다. 설립자 원용권 회장은 정밀 기술을 지향하는 전문 기업의 운영자답게 ‘걸작’을 위해서 필요한 ‘현자의 돌’을 갈아 넣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골프장을 완성했다. 제주를 선택한 이유는 원 회장 아내의 고향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블랙스톤 제주는 지난 2005년 문을 열었다. 18홀 회원제와 9홀 비회원제(대중형) 27홀로 조성된 복합 골프장이다. 코스는 원래 목장과 채석장이 있던 자리로 평균 해발 고도 250미터쯤의 완만한 지형에 조성했다. 설계는 미국 제이엠피(JMP) 골프 디자인그룹의 브라이언 코스텔로가 맡았다. 국내 첫 작품으로 미국골프코스설계가협회(ASGCA)에 등록한 실적 목록에 자신의 대표 업적으로 내걸었다.
 
골프장 주변은 온통 곶자왈이다. ‘곶’은 나무와 숲을, ‘자왈’은 돌을 뜻하는 제주 말이다. 세계에서 오직 제주에만 있는 숲으로 수많은 종류의 나무와 덩굴이 뒤엉켜 있고, 제주 특유의 현무암 돌무더기들이 그들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그 속에 비단 같은 벤트그래스 페어웨이 잔디로 옷을 입은 블랙스톤 제주가 자리 잡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인공이 가미된 골프장이 있지만 마치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조화가 일품이다. 

클럽하우스와 빌라, 그리고 호텔은 유럽의 고성과 대장원의 저택을 모티브로 지었다. 50세대의 단독 빌라는 회원 전용으로, 36실의 힐하우스 호텔은 일반 이용객이 사용한다. 클럽하우스와 호텔 사이에는 개인 테라피룸과 사우나, 야외수영장을 갖춘 스파도 있다. 
블랙스톤 제주의 클럽하우스·빌라·호텔은 유럽의 고성과 대장원의 저택을 모티브로 지었다. [사진 블랙스톤 골프앤리조트 제주]

원용권 회장은 블랙스톤 제주 설립 배경에 대해 “자연 속에서 인생과 우주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곳. 바람과 별을 느끼며 옛 추억 위에 새로운 추억을 쌓아갈 안식처가 우리에게 필요하다”며 “블랙스톤은 자연의 흐름 위에 사람과 아름답게 공존하는 자연을 재창조한 종합 휴양 리조트다. 세상의 떠들썩함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 머물며 삶을 통찰하고 귀한 인연을 쌓아가는 곳. 시간이 지날수록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안식과 교류의 터전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토너먼트 코스로 적합…전략은 필수

블랙스톤 제주는 남·북·동 코스 각각 9개 홀씩 27홀로 구성돼 있다. 세 코스 모두 넉넉한 전장과 변별력을 갖추고 있어 토너먼트 코스로 손색이 없다. 오는 8월 1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개막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최지로 선택을 받았다. 출전 선수들의 칭찬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북 코스는 9홀(파36) 3340미터의 링크스 타입으로 홈페이지는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고 바닷가에 인접한 스코틀랜드 스타일의 링크스 코스는 아니다. 첫 티샷을 멀리 보이는 제주 서쪽 바다를 향해 날려야 해서 이러한 설명이 따라붙었다. 바다를 향해 출발했지만 돌아오는 길은 한라산 전경이 펼쳐진다. 

남 코스 역시 파36의 9홀로 조성됐으며, 전장은 3429미터다. 숲을 느낄 수 있는 포레스트 타입으로 전장이 가장 길어 장타가 요구된다. 넓은 목장 지대를 지나면 크고 작은 오름들이 보이고, 곶자왈 가장 깊은 곳에서 샷을 하기도 한다. 포레스트라는 별칭답게 시야 방해가 많아 코스 매니지먼트가 필수다. 
블랙스톤 제주는 남·북·동 코스 각각 9개 홀씩 27홀로 구성돼 있다. [사진 블랙스톤 골프앤리조트 제주]

동 코스는 9홀 3349미터의 마운틴 타입이다. 거대한 호수를 끼고 5개 홀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어 정밀한 샷이 요구된다. 코스를 돌다 보면 정물오름, 당오름, 돌오름 등 제주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북 코스 5번홀(파3)은 블랙스톤 제주의 시그니처 홀로 꼽힌다. 티잉그라운드에서 잠시 뒤를 돌아보면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른 봄에는 ‘눈옷’을 벗지 않은 한라산 정상을 만날 수 있다. 티샷은 바다 방향의 그린을 향해 호수를 넘겨서 쳐야 한다. 화이트티 기준으로 134미터에 불과해 홀인원도 가능할 듯 보이지만 그린이 호수에 바짝 붙어 있어 공략이 까다롭다. 중급 이상 실력자는 그린 중앙을 노려야 하고, 초급자는 그린 왼쪽으로 쳐야 페널티를 피할 수 있다. 

한반도 모양의 워터해저드가 입을 벌리고 있는 동 코스 3번 홀(파4)도 진풍경이다. 화이트티 기준 376미터로 길어 티샷에 힘이 들어가면 왼쪽 호수로의 직행을 각오해야 한다. 코스 중앙에 있는 큰 나무를 넘기는 게 가장 좋지만 안전한 오른쪽에 볼을 보낸 후 세 번의 샷으로 그린에 오르는 전략을 세우길 추천한다. 단차가 큰 2단 그린이라 퍼트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눈 깜짝할 사이에 무더기로 늘어난 타수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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