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권 마이스 시대 개막… ‘코엑스 마곡’ 11월 개장 [E-마이스]
개장도 안했는데 내년 연말까지 임대 일정표 채워져
코엑스 마곡 장점 ‘입지 조건’…철도·지하철 연결성 삼성동 코엑스보다 뛰어나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서울 강서구가 관광·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의 신(新)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1월 개장을 앞둔 서울 서부권 1호 전시컨벤션센터 ‘코엑스 마곡 르웨스트’(이하 코엑스 마곡)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개장 1년여를 앞둔 지난해 말 시작한 행사 모집은 신청이 몰리면서 내년 연말까지 전시장과 회의실 임대 일정표가 거의 다 채워진 상태다. 개장 첫 해인 2025년 센터 예상 가동률은 65% 수준. 전시홀이 단 1개에 불과해 주당 1건의 행사만 개최가 가능한 전시장은 현재 34건 행사가 임대 계약을 마무리한 상태다.
행사 비수기에 속하는 동절기(12~1월)와 하절기(7~8월), 명절 연휴 등을 감안하면 가동률은 100%나 다름없는 수치다. 전국 20여 개 전시컨벤션센터 가운데 개장에 앞서 ‘완판’에 가까운 임대 실적을 올린 건 코엑스 마곡이 유일하다. 전시컨벤션 등 마이스 업계에선 “이미 ‘마곡 시대’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장 첫해 센터 가동률 65% 전망
코엑스 마곡은 서울시의 마곡도시개발사업의 대미를 장식할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과 가양동 일원을 개발하기 위해 2007년 12월 시작한 마곡도시개발사업은 내년 12월 마무리될 예정. 한때 사업자 공모 유찰 사태가 반복되면서 좌초 위기를 맡던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개발은 2019년 롯데건설, 메리츠증권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본격화했다.
코엑스 마곡의 가장 큰 장점은 ‘입지 조건’이다. 마곡지구 중심부인 특별계획구역 CP2 블록에 위치한 코엑스 마곡은 주변 인프라는 물론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인천과 김포 공항을 비롯해 서울 도심과 고양, 김포, 부천, 인천 등 인근 도시를 잇는 철도·지하철과의 연결성은 삼성동 코엑스보다도 뛰어나다.
서울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6번 출구)과 지하로 연결된 센터는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서도 도보로 10분 이내면 닿을 수 있다. 김포공항은 공항철도를 이용해 3분, 영종도 인천공항까지는 40분 안팎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애초 계획부터 복합단지로 설계된 센터는 400실 규모 4성급 호텔(머큐어), 지하 쇼핑몰(더스퀘어)과 마치 하나의 건물처럼 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주변으로 공연장(LG아트센터)과 미술관(스페이스K), 공원(서울식물원) 등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를 보완해줄 다양한 연계시설도 갖췄다. 현재 9호선 마곡나루역과 5호선 마곡역 구간 지하에선 코엑스 마곡 일대 건물을 하나로 잇는 길이 1㎞의 지하 아케이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배후엔 서울 강남에 버금가는 소비시장도 갖춰 각종 행사 개최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센터 반경 10㎞ 이내인 서울 강서와 양천, 구로, 은평, 서대문, 금천, 영등포를 비롯해 경기 부천과 고양, 김포, 인천 부평과 계양 등에 거주하는 인구만 688여만 명에 달한다. 권영근 코엑스 마곡사업단장은 “삼성동 코엑스 일대 백화점과 호텔 등 인근 시설을 하나로 묶은 ‘코엑스 마이스 클러스터’처럼 센터 일대 연계시설로 구성된 ‘코엑스 마곡 마이스 클러스터’ 구성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최대 2200명 수용 컨벤션홀 코엑스보다 커
실용성과 효율성을 강조한 시설 구성도 장점이다. 서울에 있는 기존 3개 센터(코엑스·세텍·aT센터)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전시장과 회의실을 갖췄다. 코엑스 1개 전시홀(1만368㎡)의 70% 규모인 1층 전시장(7452㎡)은 대치동 세텍(7948㎡), 양재동 aT센터(8047㎡)와 비슷한 규모다. 지방 센터 중에선 울산 유에코(7776㎡), 수원컨벤션센터(7877㎡)와 비슷하다.
코엑스 마곡이 기존 센터와 다른 점은 전체 시설 가운데 회의실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시설 구성비가 전시장 70%, 회의실 30%이 일반적인 다른 센터와 달리 코엑스 마곡은 전체 시설(1만3907㎡) 가운데 컨벤션홀, 그랜드볼룸, 세미나룸 등 회의시설(6455㎡)의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센터 4층 컨벤션홀(2360㎡)은 서울에서 가장 큰 회의시설로 한 번에 최대 22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전시장과 회의장을 층별로 분리 배치한 ‘수직형’ 설계도 특징으로 손꼽힌다. 코엑스 마곡은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각 층마다 그랜드볼룸(지하 2층)과 전시장(1층), 컨벤션홀, 세미나룸(3~5층)을 각각 배치했다. 김영란 코엑스 마곡사업단 부장은 “같은 기간에 전시장과 회의실에서 각기 다른 행사 개최는 물론 전시회와 세미나, 만찬 등 여러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되는 학술대회나 기업회의 등 ‘콘펙스’(ConfEx) 행사에도 최적화된 구조”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부권 새로운 마이스 거점으로
코엑스 마곡 개장으로 강서구는 서울의 신(新) 마이스 거점 타이틀을 달게 됐다. LG사이언스파크 등 정보기술(IT)과 바이오, 환경(GT) 분야 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를 연계한 B2B, B2C 행사 수요도 높을 것으로 코엑스 마곡은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방문객의 지역 체류시간을 늘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 외에 최신 정보와 지식, 산업 트렌드를 빠르게 전달하는 지역민 평생교육의 장으로서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도 불모지나 다름없던 서부권에 새로운 산업 거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 동남권에 집중된 마이스 인프라와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잠실(동남권)과 마곡(서부권), 서울역(도심권)을 3대 거점화하는 마이스산업 중기 육성계획을 내놨다. 김영환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코엑스 마곡은 3대 거점 중심 마이스 산업 육성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입지 여건상 향후 시설 증축이 어렵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숙제다. 현재 코엑스 마곡 일대는 도시개발이 마무리돼 추가 시설이 들어갈 여유 부지가 없는 상태다. 마이스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규모가 작은 시설로 인해 성장세를 탄 행사들이 코엑스, 킨텍스 등 규모가 큰 행사장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결국 남 좋은 일만 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민간 전시주최사 대표는 “주최사 입장에서 행사 확장은 전체 수익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라며 “프랑스 파리처럼 구도심 등 지역 곳곳에 연계 가능한 중소형급 센터를 추가 개발해 작은 시설 규모의 한계를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하나은행도 비대면 대출 ‘셧다운’…“연말 가계대출 관리”
2 삼성전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
3미래에셋증권, ‘아직도 시리즈’ 숏츠 출시…“연금 투자 고정관념 타파”
4대출규제 영향에…10월 전국 집값 상승폭 축소
5“하루 한 팩으로 끝”...농심, 여성 맞춤형 멀티비타민 출시
6미래에셋, ‘TIGER 글로벌BBIG액티브 ETF’→’TIGER 글로벌이노베이션액티브 ETF’ 명칭 변경
7한투운용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 주주가치 섹터 중 연초 이후 수익률 1위
8한국투자證, 홍콩서 IR행사, 'KIS 나잇' 개최
9‘비상경영’ 신세계면세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