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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곰팡이 논란 덕 본다...다시 살아난 일본맥주

[맥주시장 새 판도]②
수입주류 시장 침체 속 日맥주 반등
‘품질 논란’ 추락한 中맥주...반사이익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일본맥주와 중국맥주.[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노재팬) 여파로 무너졌던 일본맥주가 되살아나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과 기존 시장을 이끌던 중국맥주의 부진이 겹치면서다. 지난해 품질 논란으로 신뢰도가 추락한 중국맥주는 회복세가 더딘 상태다. 업계는 본격적인 맥주 시장 성수기와 맞물려 일본맥주의 입지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침체에도 미소 짓는 日맥주

국내 수입주류 시장은 하락세를 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주류(맥주·와인·위스키) 수입량은 14만6681톤으로 전년 동기(16만8835톤) 대비 13.1% 감소했다. 이 기간 품목별 수입량도 대부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위스키 수입량은 올해 상반기 1만266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864톤) 대비 2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와인 수입량은 전년 동기(3만1309톤) 대비 21.9% 줄어든 2만4461톤에 머물렀다. 맥주 또한 10만955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662톤) 대비 9.2% 감소했다.

다만 전체 시장 위축 속에서도 일본맥주 수입량은 늘었다. 일본맥주의 올해 상반기 수입량은 3만9635톤으로 전년 동기(1만9936톤) 대비 98.8% 증가했다. 이는 최근 5년(2020~2024년) 내 반기 기준 최고 수치다.

일본맥주는 수입량뿐 아니라 수입액에서도 성장세를 보였다. 관세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일본맥주 수입액은 3227만달러(약 445억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95만달러(약 220억원))과 비교해 102.3%(1632만달러(약 225억원)) 늘어난 수치다.

한때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했던 일본맥주가 부활의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당해 일본맥주는 6만6882톤이 수입되며 수입맥주 시장 1위에 올랐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1위 탈환이다.

일본맥주는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수입맥주 시장 부동의 1위였다. 하지만 2019년 일본정부의 수출 규제로 시작된 노재팬 캠페인으로 암흑기를 걸었다. 2018년 8만6675톤에 달하던 일본맥주 수입량은 2019년 4만7731톤, 2020년 6490톤으로 매년 줄었다. 2021~2022년에는 각각 7751톤, 1만8940톤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노재팬 이전의 수준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일본맥주가 다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관련 기업의 매출도 급증했다. 아사히맥주를 수입해 판매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13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322억원) 대비 33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35억원) 대비 1100% 늘었다.
일본에서 광고되고 있는 슈퍼드라이 생맥주 캔. [사진 아사히]
‘이미지 추락’ 중국 덕 본다

업계는 일본맥주가 재기에 성공한 이유 중 하나로 ‘중국맥주의 부진’을 꼽는다. 노재팬 캠페인으로 일본맥주가 주춤하던 당시 시장 1위로 올라온 중국맥주가 최근 주춤하고 있어서다. 2022년 수입맥주 1위를 기록했던 중국맥주는 지난해 3위로 추락했다.

품질 논란을 불러온 ‘소변 테러’가 치명적이었다. 지난해 10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올라온 영상이 문제가 됐다. 해당 영상에는 중국의 한 맥주회사 현지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맥아(맥주 원료) 보관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당시 이 맥주를 국내에 수입·판매하는 회사 측은 당시 “수출용이 아닌 현지 내수용 공장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여기에 중국의 또 다른 맥주에서 품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악재가 겹쳤다. 지난 4월 중국 펑파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홍콩소비자위원회의 맥주 30종 안전성 검사 결과, 중국 하얼빈맥주의 마이다오(맥도)에서 데옥시니발레놀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성분은 곰팡이 독소의 일종이다. 이로 인해 중국맥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이미지가 더욱 악화됐다.

이런 이유로 올해도 중국맥주의 상황은 좋지 않다. 올해 상반기 중국맥주 수입량은 1만2326톤으로 전년 동기(2만5350톤) 대비 51.4% 감소했다. 이 기간 수입액 역시 1004만달러(약 139억원)로 전년 동기(2041만달러(약 282억원))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중국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소변 테러’라는 충격적인 상황이 연출되면서 거부감이 더욱 커진 것 같다”면서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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