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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 약발 떨어졌나’...실적 크게 감소한 그라비티

2분기 영업익 150억원…전년 동기 比 71.5% 급감

라그나로크 오리진 이미지 [사진 그라비티]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으로 유명한 그라비티가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라비티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23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 당기순이익 1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5%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적 부진은 동남아시아 지역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매출 감소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52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379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264억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는 269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분기에 다시 급감한 모습이다.

한때는 국민게임으로 불렸던 라그나로크

그라비티는 몇 년 전부터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신작들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를 통해 그라비티는 높은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라그나로크 IP 게임들이 계속해서 출시되는 것에 대한 피로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라그나로크는 국내 온라인 RPG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임이다. 지난 2000년 설립된 그라비티는 2002년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를 출시했다. 라그나로크는 출시 직후 특유의 아기자기한 2D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끌면서 단숨에 흥행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온라인게임은 풀 3D 혹은 2D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라그나로크는 배경과 스킬은 3D로, 캐릭터는 2D를 활용한 독특한 게임이었다. 특히 캐릭터 원화를 비롯해 캐릭터 자체가 큰 인기를 끌면서 수많은 마니아를 만들어냈다.

라그나로크는 남성 유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온라인게임 시장에 다수의 여성 유저를 끌어들인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초창기 라그나로크의 경우 남성 유저들은 남자 캐릭터를 여성 유저들은 여성 캐릭터만을 생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라그나로크 IP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라비티가 무분별하게 관련 게임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속되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IP 확장에 대해 많은 유저들은 ‘너무 과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라비티 실적 그래프 [사진 그라비티]

무분별한 라그나로크 IP 확장

현재 PC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라그나로크 제로’를 비롯해 모바일게임 ‘라그나로크M’, ‘라그나로크 오리진’, ‘라그나로크X:넥스트 제너레이션’, ‘라그나로크 비긴즈’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외에도 ‘돌격 라그나로크’, ‘라그나로크 택틱스’, ‘라그나로크 더 로스트 메모리즈’, ‘라그나로크 아레나’ 등 다수의 라그나로크 IP 게임들을 출시했으나 현재는 서비스 종료된 게임도 많은 상황이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 활용 게임들을 올해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7월에는 P2E 시스템 기반의 MMORPG 블록체인 PC 게임 ‘라그나로크 랜드버스’를 태국 지역에 정식 출시했다. 작년 12월에 중국 판호를 발급받은 라그나로크X:넥스트 제너레이션은 오는 9월 13일 중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추후 일본 지역에서도 서비스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6월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 출시했던 ‘라그나로크: 초심지전’은 ‘THE 라그나로크’라는 이름으로 3분기 한국 지역에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 4분기에는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 ‘라그나로크: 리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사실상 라그나로크란 이름을 달고 있는 게임만 10가지가 넘는 셈이다.

게임사들은 매출 다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모바일게임의 기대 수명은 보통 5년 안팎인 탓에 모바일게임을 주로 서비스하는 게임사들은 신규 IP 찾기에 사활을 걸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현재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IP 확장 전략은 ‘너무 과한’ 측면이 있다.

그라비티는 과거 여러 신규 게임에 대한 흥행 실패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신규 IP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브컬처 신작 ‘뮈렌: 천년의 여정’ 등 신규 IP를 도입하려는 노력도 일부 있지만 여전히 메인은 라그나로크 IP 게임인 상황이다.

하지만 라그나로크 IP 기반 게임들만 계속 출시하다 보니, 이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일부 게임들은 게임 간 뚜렷한 차이를 느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IP를 억지로 확장하다 보니, 비슷비슷한 느낌의 게임들이 계속 출시되는 모양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라그나로크 IP가 여전히 동남아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IP 수명을 늘리기 위해 무분별하게 관련 신작을 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신규 IP에 대한 고민 또한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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