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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펴는 두산건설, 10년 만에 상반기 매출 1조원 넘어…비결은?

연결 기준 영업익 536억원
‘위브(We’ve)’, 프리미엄 브랜드 마케팅 효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 호황도 영향
국내 민간 건축 사업 의존도 높아 우려도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 야경 투시도 [사진 두산건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두산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두산건설이 경영권 매각 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두산건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143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5% 증가한 수준이다. 상반기 기준 매출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6억원, 당기순이익은 333억원으로 집계됐다.

두산건설의 실적 개선이 주목받는 건 그만큼 과거 성적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에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벌어진 이후 2011년부터 약 10년 간 순손실을 기록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두산그룹이 유상증자‧현물출자 등의 방식으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는데도 기대만큼 실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후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이 두산건설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100% 자회사로 만들었지만, 오히려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다.

결국 두산중공업까지 유동성 위기에 몰렸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의 운영자금을 지원받게 되면서 자구안의 일환으로 두산건설을 매각해야 했다. 2021년 11월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경영권을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로 넘기며 두산건설을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더제니스홀딩스는 국내 사모펀드 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 최대 주주인 투자목적회사다. 2023년 기준 더제니스홀딩스는 두산건설의 지분 52.23%, 두산중공업이 43.36%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 주주가 바뀐 이후에도 두산건설의 상황은 한동안 나아지지 않았다. 2021년 1조3986억원이던 매출액은 이듬해 1조1905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도 833억원에서 301억원으로 감소했다. 2022년 당기순손실은 2104억원이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1조7174억원, 영업이익이 60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손실 규모가 77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6개월 동안(2024년1~6월) 매출액 1조1438억원, 영업이익 545억원을 올린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두산건설이 마케팅을 통해 자체 프리미엄 브랜드 ‘위브(We’ve)’를 효과적으로 알린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실제 두산건설은 지난해 두산건설 위브 골프단을 창단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속 선수들을 통해 기업과 브랜드 가치를 홍보하고 소비자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 올해 들어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계양,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 완판에도 성공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양질의 사업 수주를 통해 성공적인 분양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며 “선순환 구조와 투명경영을 통해 외형적 성장과 더불어 내실 있는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민간 건축 사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부분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두산건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매출액 기준 국내 사업이 98.3%를 차지했다. 이 중 건축이 86.8%(1조4915억원), 토목은 11.5%(1978억원) 수준이었다. 사실상 국내 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정부가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을 밝히는 등 주택 정책 변화가 건설사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건설산업이 경기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지만, 국내 전반적인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며 “국내 사업뿐 아니라 해외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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