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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동학개미운동?...간 큰 개미들, 폭락장서 ‘사자’ 행렬

[폭락장 공포 그 이후] ①
증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경고 ↑
상승 요인이 없다…증권가 여전히 저가매수 추천

8월 초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5개월 만에 들이닥친 최악의 ‘블랙 먼데이’(2024년 8월 5일) 사태로 투자자들에게 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안겨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좋아하던 주식 가격이 떨어져 저가에 매수할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5개월 만에 들이닥친 최악의 ‘검은 월요일’(2024년 8월 5일)을 안겼던 폭락 사태는 투자자들에게 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안겨줬다. 이후 증권가에서도 연내 코스피 3000 돌파를 호언장담하던 목소리가 쏙 들어가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많아졌다. 

국내 증시에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과거 폭락장에서는 패닉에 빠진 개미들이 ‘투매’(대량 매도)를 했던 것과 달리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손실을 보면서다. 증시 부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제조업 경기 지표 부진에 따라 지난 4일 뉴욕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코스피·코스닥도 나란히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금융 업종 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들이 동반 급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664.63)보다 83.83포인트(-3.15%) 하락한 2580.80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8월 5일(2441.55포인트, -8.77%) 이후 약 한 달 만의 최대폭 하락이다.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각각 9886억원, 7300억원 ‘팔자’에 나선 반면, 개인투자자는 홀로 1조6499억원가량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시장에서도 ‘사자’를 이어갔다. 

약 한 달 전 ‘검은 월요일’에 이어 이번 ‘검은 수요일’(9월 4일)에도 개인투자자가 위험한 베팅에 다시 발을 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저가매수’ 노린 개인투자자예탁금도 대거 유입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5일 59조4876억원이 기록됐다. 투자자예탁금이 59조원대를 기록한 건 올해 초(1월2일·59조4949억원)와 4월 1일(59조6299억원)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시에 유동성이 넘쳐흐르던 2021년 8월 월평균 투자자예탁금은 69조원대에 달하기도 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겨 놓은 일종의 증시 대기성 자금이다.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두거나 팔고 찾지 않은 돈으로, 국내 증시의 투자 관심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분류된다. 투자자예탁금은 ‘스마트 머니’ 성격도 있다. 스마트 머니는 고수익의 단기차익을 노리는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이 장세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해 투자하는 자금을 일컫는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코스피 전광판. [사진 연합뉴스]

증권가 여전히 ‘저가매수’ 전략 추천

이 같은 폭락장에 개미들이 저가매수에 뛰어들어 상승장을 이끌면서 ‘2차 동학개미운동’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학개미운동이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외국인들이 파는 주식을 개미 군단이 사들여 한국 증시를 끌어올린 것을 말한다. 조선시대 민초들이 뭉쳐서 외세에 저항했던 ‘동학농민운동’에 비유한 말이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며 저점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 황순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어 산업인 컴퓨터·전자 산업과 음식료 산업 코멘트는 긍정적이었다”며 “전반적인 제조 업황이 둔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코어 산업이 견조해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것은 여전히 기우이고, 주가가 빠졌다면 여전히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조업 지표가 악화하기 시작한 원인은 고금리로 누적된 피로와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라며 “올해 말까지 악화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지만, 금리 인하 효과가 가시화되는 2025년부터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분간 증시 분위기 전환이 어렵더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다.

또 최근 투자 심리가 일부 회복되고 있으나 경기 침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며 향후 추가 경기 지표 등을 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8월 초 블랙먼데이 이후 빠른 시장 안정화에도 주식시장이 아직 7월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며 “조정의 본질은 미국 경기 의구심과 기술주 쏠림 완화였는데, 해당 문제들은 아직 현재 진행형인 만큼 추가 지표를 확인해야 이전 수준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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