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점점 더 똑똑해지는 조선소…조선업계 디지털 전환 ‘3사 3색’

[사람 없는 조선소]②
국내 조선 3사 ‘스마트 조선소’ 구축 박차
고질적 인력난 해소 및 생산 효율성 증대 목적

작업자가 용접 협동로봇을 조작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화오션]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조선소가 똑똑해진다.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집중하면서다. 노동 집약형 산업의 대표격인 조선업계에 새바람이 불면서,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 해소와 ‘생산 효율성’ 증대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로봇 및 자동화 기술 도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조선 3사는 조선소 공정의 자동화 및 효율화를 위해 대형 산업용 로봇을 곳곳에 배치하는 등 만성 인력난을 정면 돌파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추구하는 ‘스마트 야드’

먼저 한화오션은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 야드’(지능형 작업장) 구축을 위해 약 3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스마트야드 구축을 통해 안전성을 제고하는 한편, 생산 숙련직 감소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그 중심엔 ‘디지털 생산센터’가 있다. 지난 2021년 조선업계 최초로 구축된 디지털 생산센터는 스마트 야드의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그 면적만 여의도의 1.5배(490만㎡, 150만 평)에 달한다. 

디지털 생산센터는 건조 중인 블록 위치와 생산 공정 정보 현황 등을 드론과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와 바다 위에서 시운전 중인 선박 상태를 육지에서 확인하는 ‘스마트 시운전센터’ 등 2개의 센터로 구성됐다.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해당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각종 생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시 해결책을 찾고, 기상 상황 등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성 예측도 가능하다. 조선사 중 처음으로 드론을 이용한 생산 현장 실시간 모니터링을 도입한 곳도 ‘스마트 생산관리센터’다.

디지털 생산센터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는 ‘스마트 시운전센터’의 경우 해상 시운전 중인 선박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시운전 중인 선박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술 인력이 직접 가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지금은 다르다. 스마트 시운전센터에서 엔지니어가 원격으로 문제점을 진단하고 실시간으로 해결책을 제공한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 현장 전반에 걸쳐 구축된 자동화 라인을 최신 AI·센서I·IOT 기술을 융합해 스마트화 구현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작업 분야인 선행 전처리 및 도장 분야를 중심으로 자동·무인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후행 공정 분야에도 조선업 최초 무레일 용접시스템 개발, 전선 포설 자동화 장비 개발 성공 및 현장 보급으로 안전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 올리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트윈포스를 통해 공정상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 HD현대]
HD현대가 그리는 ‘스마트 조선소’

HD현대는 선박 설계에서 생산까지의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관리하는 디지털 자동화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스마트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와 설계-생산 일관화 제조혁신 플랫폼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우선 HD현대는 2025년 말까지 현대미포조선 내업공정에 ▲철판 성형 로봇 ▲판넬 용접 로봇 등 자동화 장비를 도입하고 설계와 연동된 가상물리시스템(CPS)구축을 완료해 내업공정 디지털 자동화를 이룰 예정이다.

이후 생산 자동화 체계를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개발 중인 차세대 설계 플랫폼과 통합함으로써 설계부터 생산까지의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조선 계열사 전체에 적용 가능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반 통합 혁신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플랫폼이 완성되면, 생산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설계를 수정하는 ‘선박건조의 선순환’ 과정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선박의 품질과 공정 효율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HD현대의 ‘눈에 보이는 조선소’도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힘을 보탠다. ‘눈에 보이는 조선소’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다. 트윈포스는 가상의 공간에 현실의 조선소를 3D모델로 구현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조선소 현장의 정보들을 디지털 데이터로 가시화한 것이 특징이다. 

HD현대는 FOS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선박 건조 전 공정에 디지털 작업지시 시스템을 구축, ▲생산 계획 ▲근태 정보 ▲안전 지침 등의 정보를 일원화해 관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항목별로 나누어 확인해야 했던 작업 내용, 공정 상황 등의 정보를 한눈에 처리할 수 있는 셈이다.

HD현대는 오는 2030년까지 FOS 프로젝트를 완료해 생산성 30% 향상, 공기 30% 단축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자동화·디지털화’ 집중하는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생산·설계·구매 등 전 부문 자동화·디지털화에 집중한다. 생산부문의 경우 로봇기술을 적극 도입하면서 생산성을 극대화 하고 있다. 스마트 조선소 탈바꿈에 본격적인 속도를내는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은 데이터 기반 통합 모니터링시스템(SYARD) 구축을 통해 전사적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SYARD는 기존 개별적으로 관리되던 방대한 데이터를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화 한다. 이후 연결·분석 정보를 시각화해 실시간 제공함으로써 경영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 및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삼성중공업은 향후 SYARD 데이터를 AI와 연계해 예측, 전망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조선소 디지털트윈을 구축하고 데이터 기반 현장 원격 통제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로봇을 활용한 자동용접 시스템 도입도 작업 효율을 극대화 한다. 삼성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LNG 운반선 화물창의 용접속도를 기존 플라즈마 아크 용접 대비 5배 향상시킨 ‘레이저 고속 용접로봇을 개발했다. 지난 6월에는 스테인레스 배관재 용접속도를 3배 이상 향상시킨 ‘키홀 플라즈마 배관 자동용접 장비’를 개발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영풍·MBK,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83만원으로 인상

2한은 금통위, 일주일 앞으로…이번엔 금리 내릴까

3중동 정세 불안에 한국도 “덜덜” … 유가 급등에 물가 상승률 다시 오르나

4 검찰, ‘티메프 사태’ 구영배 큐텐 대표 구속영장 청구

5영풍·MBK,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2차 인상…극에 치닫는 ‘쩐의 전쟁’

6‘인력난’에 허덕이는 조선업계...‘쌓인 일감’에도 전전긍긍

7레페리, 서울뷰티위크서 K-뷰티 중요성 알렸다

8SRT, 왜 늘 좌석 없나 봤더니...악성 환불자 '꼼수' 때문

9새 간판 단 iM증권, IPO 재개...기술특례 상장주관 나선다

실시간 뉴스

1영풍·MBK,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83만원으로 인상

2한은 금통위, 일주일 앞으로…이번엔 금리 내릴까

3중동 정세 불안에 한국도 “덜덜” … 유가 급등에 물가 상승률 다시 오르나

4 검찰, ‘티메프 사태’ 구영배 큐텐 대표 구속영장 청구

5영풍·MBK,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2차 인상…극에 치닫는 ‘쩐의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