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부회장, 장형진 영풍 고문 직격 “당신은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이제중 부회장, 핵심 기술 인력들과 기자회견
MBK의 경영권 인수 시도엔 “투기적 약탈 행위”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을 비롯한 핵심 기술 인력들이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해 “약탈적 행위”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지목해 “당신은 부끄럽지도 않습니까”라며 “투기자본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노리는 것은 우리 일터를 짓밟고 나라를 팔고 주주를 배신하는 행위”라고도 했다.
이제중 부회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와 땀으로 일궈온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이 부당하다는 것을 국민께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불모지와 다름없던 대한민국에서 오로지 우리의 기술과 열정으로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기업으로 우뚝 섰다”며 “그런데 지금 MBK파트너스라는 투기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차지하게 되면 우리의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며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이번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을 경영할 수 없고, (만약 경영권이 넘어간다면) 우리 기술자들은 다 그만두겠다”고도 했다.
이 부회장은 1984년 고려아연에 입사해 40여 년간 고려아연의 성장을 지켜본 ‘산증인’으로 꼽힌다. 온산제련소장 겸 기술연구소장,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부회장에 오른 인물이다. 실제 이 부회장 스스로 “영풍과 고려아연의 관계를 곁에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영풍과 고려아연의 실적을 비교하며 누가 고려아연을 경영할 능력이 있는지 판단해달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이 기간 고려아연 영업이익은 12.8%를 기록했다”며 “경영 능력과 기술력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9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초우량기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영풍은 최근 10년간 영업이익 ‘-1%’인 기업이라는 게 이 부회장 설명이다. 그런데도 영풍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고려아연에서 700억~1000억원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차이는 기술력과 경영능력에서 벌어졌는데, 만약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고려아연 실적이 지금처럼 유지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영풍이 중대재해처벌법 등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되고, 인원 감축을 진행 중인 상황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과연 제대로 된 경영의 모습이냐. 영풍의 경영진은 경영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장 고문이 영풍 석포제련소의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유해 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겨 고려아연을 영풍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해왔고 증거도 있다”며 폭로성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 부회장과 참석자들은 “약탈적 투기자본과는 결코 함께 갈 수 없다”며 “주주와 국민 여러분이 우리와 함께 고려아연을 지켜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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