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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로 돌아간 스타벅스 1호점 [가봤어요]

스타벅스 한국 진출 25주년 기념...1호 이대점 리뉴얼
90년대 아날로그 감성 담은 특화 매장...각인 서비스도

지난 1999년 7월 27일 한국에 처음 문을 연 스타벅스 1호점(이대점)이 리뉴얼됐다.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에게 ‘1호점’의 의미는 특별하다. 한국에 첫발을 내딛은 브랜드의 시작점이자 영원히 기억될 역사적 공간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 25주년이다. 1999년 7월 27일 문을 연 스타벅스 1호점은 스타벅스가 국민 커피 프랜차이즈로 자리잡기까지 긴 세월을 함께 했다. 스타벅스 국내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893개에 달한다. 미국(1만6446개), 중국(6975개), 일본(1901개)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1호점’이라는 독보적 상징성을 되새기고, 25주년을 기념해 보다 특별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다. 새옷을 입은 스타벅스 국내 1호점은 이화여자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이대점이다.

9월 24일 정오께 스타벅스 이대점을 방문했다. 건물 외관부터 확 달라진 모습이었다. 입구 옆 외벽에는 스타벅스코리아 1호점이라는 명패와 옛 로고가 부착돼 있었다. 기존에 스타벅스 리저브(프리미엄 브랜드)라고 적혀있던 레터링은 스타벅스로 변경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상의 가치를 담기 위함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코리아는 1호점의 상징성에 초점을 맞춰 리저브 매장이던 스타벅스 이대점을 전용 음료와 상품으로 특화된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현장에 있던 스타벅스 이대점 관계자는 “리저브 매장은 이제 사라졌고, 특화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콘셉트는 90년대”라고 설명했다.

실제 스타벅스 이대점 곳곳에서 90년대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손글씨로 작업된 메뉴 보드와 수동 에스프레소 머신 등이 눈길을 끌었다. 개인적으로는 입구 앞에 놓인 아날로그 감성의 입간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스타벅스 로고로 유명한 사이렌(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 인어)과 이대점 시그니처 메뉴 ‘스타벅스 1호점 크림 라떼’가 그려진 입간판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이대점 직원이 현장에서 직접 손으로 그린 것이다.
스타벅스 1호점(이대점) 아날로그 감성의 메뉴 보드. [사진 이지완 기자]

스타벅스 1호점(이대점) 입구에 놓인 입간판. 직원이 직접 그린 스타벅스 1호점 크림 라떼와 브랜드 로고 사이렌. [사진 이지완 기자]
스타벅스 1호점(이대점)이 리뉴얼됐다. 90년대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긴다. 1호점 리뉴얼과 스타벅스코리아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기획 상품들. [사진 이지완 기자]
‘스타벅스 1호점 크림 라떼’는 이대점에서만 즐길 수 있는 메뉴다. 스타벅스 이대점은 특화 음료로 ‘스타벅스 1호점 카페 라떼’, ‘스타벅스 1호점 아메리카노’ 등 음료 3종을 제공한다. 모두 스타벅스코리아가 개발한 원두인 별다방 블렌드를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스타벅스 이대점 1층에는 1호점의 특별함을 더해줄 기획 상품들도 가득했다. 헤리티지 동판 뱃지가 달린 텀블러와 머그잔은 물론이고 25주년을 맞은 스타벅스코리아를 기념하기 위한 옛 로고 텀블러 등도 판매 중이었다.

스타벅스 이대점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전용 메뉴를 판매해서가 아니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 최초로 각인 서비스도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텀블러 포함 4만5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 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각인 가능한 텀블러를 구매하니 매장 직원이 각인 문구를 기재하는 신청서와 진동벨을 건넸다. 해당 진동벨이 울리면 2층으로 올라가 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2층에는 텀블러 각인 서비스를 진행해 줄 직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신청서를 확인한 매장 직원은 “모니터를 보면서 글꼴, 글자 크기, 글자 또는 그림의 각인 위치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 작업을 끝낸 뒤 매장 직원은 레이저 기계에 텀블러를 고정했다. 기계가 작동되고 1분여 만에 나만의 텀블러가 완성됐다. 각인을 도와준 직원은 텀블러를 건네기 전 “각인된 것이 너무 연하면 한 번 더 동일 위치에 덧대 진하게 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스타벅스 1호점(이대점) 리뉴얼 기념 텀블러에 글씨를 새겨넣는 모습. [영상 이지완 기자]
스타벅스 1호점(이대점) 리뉴얼 첫날 이용객으로 가득찬 3층. [사진 이지완 기자]
이날 방문한 스타벅스 이대점은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스타벅스 1호점을 경험하기 위한 고객들로 붐볐다. 정오를 살짝 넘긴 시간이었지만 스타벅스 이대점 전층(1~3층)은 이미 앉을 자리가 없었다.

새로운 스타벅스 이대점에 대한 고객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이화여자대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20대 여성 전모씨는 “예전부터 학교 앞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을 자주 이용했다. 오늘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함께 스타벅스 이대점을 찾았다는 20대 여성 김모씨는 “오늘 새로 문을 연다고 해서 와봤다. 자리가 없어 조금 기다렸는데 만족한다”고 했다.

아쉬움을 표하는 고객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여성 고객은 “주문하려고 했는데 사이렌 오더(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주문)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스타벅스 이대점에서 사이렌 오더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이대점 오픈 첫날이라 점포 운영 안정성을 위해 하루만 잠시 서비스를 막아놓은 것”이라며 “내일부터는 정상 운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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