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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건강이 마음 건강…추위에 무리 금물” [이코노 헬스]

옆사람 기침 소리에 ‘깜짝’…코로나19가 상흔 남겨
환절기에도 몸 움직여야…몸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유행하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환자와 내원객들이 투영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샘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상욱 원장]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다. 시대가 격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하지만 기온이 내려가고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환절기에는 마음도 차가워진다. 몸이 변화무쌍한 날씨나 가을바람과 함께 찾아온 일교차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환절기에는 우선 호흡기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갑자기 바뀌면 기온과 습도 등의 변화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약해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대유행(팬데믹)을 거치며 호흡기 질환을 더 잘 관리하려는 수요도 높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기침과 콧물 등 증상이 대수롭지 않게 다뤄졌다. 하지만 이제 호흡기 질환의 지위가 바뀌었다. 내담자들만 봐도 그렇다. 증상이 나타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옆자리 ‘콜록이’로부터 호흡기 질환을 옮겨 받지 않을지 걱정한다. ‘감염자’가 되면 고민은 더 커진다. 몸살과 기침, 두통으로 아픈 건 차지하고, 주변 사람에게 병증을 옮길까 우려한다.

선선해진 날씨…건강 관리 유념

현재 코로나19 감염자의 격리는 의무 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이다. 기간도 24시간으로 짧아졌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트라우마’가 사라지지 않은 듯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이한 21학번 대학생 A씨는 “주변 사람이 기침 정도를 한다고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아니라는 걸 안다”면서도 “누군가 기침만 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고생한 기억이 나 예민해지고 과민반응을 한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상흔이 마음에 남은 셈이다.

사고(事故)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다. 사고가 대다수에게 유사한 방식으로 고통을 준다면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를 받아들이고 고통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유행이나 날씨가 급격히 변하는 환절기로 인한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다.

가령 선선해진 날씨에 옳다구나 야외활동을 하다 다치는 사람들이 있다. 추위에 몸이 뻣뻣해졌지만, 운동을 하거나 몸을 움직이기 전 근육을 제대로 풀지 않아 사고가 난 사례다. 러닝과 테니스, 골프 등 더운 여름 날씨 탓에 하지 못한 운동을 하느라 허리를 삐끗하거나 발목 등 관절을 다칠 수 있다. 이렇게 다치면 올해 가을에도 여름처럼 몸을 쓰지 못해 마음이 움츠러들 수 있다.

특히 어르신은 급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맞춰 건강을 잘 관리해야 한다. 낙상 사고도 어르신이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낙상은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몸을 다치는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뼈가 약해지고 회복이 더뎌진다. 넘어짐에 한층 취약해지는 셈이다.

낙상 사고로 손목 골절이 발생했다면 속된 말로 ‘불행 중 다행’이다. 부상의 정도가 심해 대퇴골(엉덩이뼈)과 척추 등 몸을 지탱하는 큰 뼈를 다치면 통증에 운동 장애도 더해져 몸도 쇠약해진다.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면 문제는 더 커진다. 낙상 사고로 뇌출혈이 나타나면 사고가 사망으로 직결될 수 있다.

잘 움직이기가 중요…면역력 키워야

움직이지 않는다고 몸과 마음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불 밖으로 나가지 않았을 때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다. 소위 ‘극 내향인’에게도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인간관계가 필요하듯, 아무리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이더라도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편이 마음 건강에 좋다.

지난해 3월 서울 청계천 인근을 시민들이 걷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사람이 몸을 움직이면 신경전달물질인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이 만들어진다. 감마-아미노부티르산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로, 흥분 상태의 신경계를 이완·안정시키고 손상된 신체조직의 회복과 재생에 관여한다. 감마-아미노부티르산의 역할은 음주와도 같다. 술을 마실 때 몸에 힘이 없어지고 잠이 오는 것이 감마-아미노부티르산의 생성 때문이다. 만약 감마-아미노부티르산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과 신경을 억제해 질식할 수도 있다. 스트레칭이나 유산소 운동을 했을 때 긴장이 풀리고 개운함을 느끼는 현상도 감마-아미노부티르산의 생성과 관련돼 있다. 

급격한 온도 변화 때문에라도 운동은 필요하다. 신체 활동으로 면역력을 높이면 감기나 독감 등의 증상이 있더라도 잠깐 아프다 끝날 수 있다. 어르신이라고 다르지 않다. 꾸준한 운동은 심장병이나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인지기능을 높인다. 어르신에게 운동은 몸과 마음의 ‘만병통치약’과 같다.

의사 입장에서 결국 ‘공자님 말씀’을 하게 된다. 바람이 부쩍 쌀쌀하게 부는 환절기에는 아프지 않도록 건강 관리에 유념하되 여러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운동량을 적당히, 꾸준히 늘려야 한다. 핵심은 ‘적당히’와 ‘꾸준히’다.

운동을 적당히 하기 위해선 자신의 상태를 잘 알아야 한다. 출퇴근 시간에 얼마나 걷는지, 식사 후 산책을 하는지, 수영이나 골프 등 운동을 따로 하는지 등 하루 운동량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바쁜 와중에도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 운동량을 늘릴지 결정할 수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계획적인 사람이라면 운동 계획을 세워 꾸준히 운동하면 된다. 계획적이지 못하고 임기응변에 강한 유형이라면 계획을 세우기가 갑갑할 수 있다. 이럴 땐 ‘운동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

운동 친구는 계획적인 유형일수록 좋다. 특히 운동할 의지도 있고 친한 사람과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꼬드김이 없다는 핑계로 실천까지는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운동 친구로 더 적합하다. ‘꼼꼼쟁이’는 기분파 친구 덕에 취미를 만들고, ‘기분파’ 친구는 꼼꼼쟁이 덕에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결론은 또 ‘공자님 말씀’이다. 일상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상황을 이용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자칫 몸도 마음도 힘들어질 수 있는 환절기다. 시원해진 날씨를 디딤돌 삼아 심신 모두 ‘기초 체력’을 기르는 계기로 만들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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