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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반려견'에 꽂힌 이유..."외로운 나라, 반려견 자식처럼"

NYT, 식용견이 반려견 된 데 주목해
반려동물용품점 흔해...도시 달라져

올해 9월 27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2024 서울펫쇼에서 관람객이 반려견과 함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애완견을 가족처럼 대하는, 이른바 '반려가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외신들은 한국이 낮은 출생률과 1인 가구 증가 등 '외로운 국가'라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미국 매체인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각) '세계에서 외로운 국가 중 하나가 반려견에서 동반자를 찾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인구 대부분이 혼자 사는 한국에서 반려견은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NYT는 식용견을 기르던 전통으로 국제 사회에서 논쟁의 중심에 섰던 한국이 최근 몇 년 새 유별나게 반려견을 사랑하길 자랑하는 국가로 탈바꿈한 것에 주목했다. 배경으로는 저출생과 1인 가구의 증가 등을 꼽았다.

NYT는 "점점 더 많은 한국인이 미혼 또는 무자녀, 혹은 둘 다를 선택하고 있다"며 "전체 가구 5분의 2 이상은 1인 가구이고, 출생률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짚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동안 실내 활동이 늘어나고,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구가 많아진 점도 한국인의 반려견 사랑이 깊어진 다른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한국에서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고, 2010년 반려동물을 기르는 비율이 17% 정도였던 점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고도 했다.

반려견 '리암'을 키우고 있는 심모씨는 NYT에 "결혼하거나 자녀를 가질 계획이 없다"며 "리암은 내게 자식"이라고 했다. "부모가 나를 사랑했듯 나도 리암을 사랑한다"고도 덧붙였다.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도시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면서 동물병원과 반려동물용품점은 흔해졌고, 산부인과 진료소는 사라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려견을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거나 외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신생아를 위한 유모차보다 반려견을 위한, 이른바 '개모차'가 더 많이 팔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올해 초 식용견 사육과 도살을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사실에도 주목했다. 이에 대해 한국 내의 반려견 문제는 "점점 더 정치적으로 양극화되는 한국에서 (식용견 사육과 도살의 문제는) 드물게 초당적인 사안"이 됐다고 했다.

NYT는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거나 세상을 떠난 반려견을 위한 장례 서비스 등 사업이 한국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절에서는 템플스테이에 반려견을 데려오는 것을 권장하며,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식당이나 리조트 등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 온라인 서비스도 생겼다고 NYT는 전했다.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 반려생활의 이혜미 대표는 NYT에 "2019년 사업을 시작할 때 사람들은 휴가 때 반려동물을 데려간다는 것에 의구심을 품었다"며 "이젠 모든 일을 반려견과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서울에서 애견유치원을 운영하는 고지안 대표도 NYT에 "사람들은 이제 반려견을 가족 구성원처럼 대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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