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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탈모치료, 건보 적용하라”...대통령 발언의 배경은

보험

“청년들이 옛날에는 이거(탈모)를 미용으로 봤지만 요즘은 생존의 문제로 보는 것 같다.”이재명 대통령의 “탈모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는 발언이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미용·선택 진료 영역으로 분류돼 급여화 논의가 번번이 무산됐던 탈모치료가, 대통령의 한마디로 정책 테이블 위에 올라오면서다. 업계에서는 이 대통령의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 발언을 두고 정부의 의료복지에서 다소 소외됐던 젊은 층을 달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탈모 환자 절반 이상은 20~40대로 젊은 층이지만 이들은 건강보험의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으로 이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2040 탈모인들은 ‘건보 적용’ 환영 탈모증(탈모)은 정상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유전적과 비유전적 탈모로 나뉘기도 한다. 현재 탈모는 ‘원형 탈모증’이나 ‘지루성 탈모’ 등 ‘질병형 탈모’의 경우 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 모두 적용이 된다. ‘치료’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탈모치료의 목적이 단순 외모개선 등 ‘미용의 이유’라면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또한 국내 탈모인 대부분은 ‘자연 노화에 따른 탈모’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질병형 탈모’로 볼 수 없어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탈모 진료 환자는 약 23만7000명 수준으로 최근 몇년간 약 24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40세대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대는 약 3만8000명, 30대는 약 5만명, 40대는 약 5만3000명 정도다. 진료 환자는 40대 이하가 약 16만명 정도고 50대 이상은 약 8만명으로 젊은 층에서 더 많은 탈모 빈도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는 공식 진료기록이 있는 환자다. 진료 기록이 없는 ‘탈모 경험자’까지 포함하면 국내 탈모 인구는 약 1000만명(전체 인구의 약 20%) 수준으로 추정된다. 탈모 관련 제약회사 한 관계자는 “탈모 환자들은 대부분 머리가 더 이상 빠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현상 유지형 약’(비급여)을 복용하고 있다”면서 “탈모치료가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 이들의 약값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탈모 약값의 경우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월 2만~5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용이나 노화형 탈모치료도 건강보험 적용이 될 경우 이들의 약값 부담은 70~80% 경감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매달 적지 않은 약값 부담을 안고 있는 탈모인들은 이번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에 대해 찬성 의사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탈모 커뮤니티 ‘대다모’는 지난해 12월 18일부터 ‘탈모는 생존의 문제, 탈모약도 보험 적용되어야 한다?’라는 주제로 회원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약 800명)의 84%는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대는 16%로 집계됐다.‘청년 민심 달래기’ 일환인가업계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단순한 ‘생활 밀착형 공약’으로만 보지 않는 분위기다. 건강보험 급여 구조를 보면 세대 간 체감 온도 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실제 건강보험 급여비 통계를 보면 20대의 연간 급여비 총액은 약 3조7000억원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적다. 반면 60대는 19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70대가 16조4000억원, 50대와 80대 이상도 각각 12조9000억원에 달한다.젊은 층 입장에서는 월급에서 건강보험료를 꼬박꼬박 내고 있지만, 실제 혜택은 노년층에 집중돼 있다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탈모처럼 2040세대가 크게 체감하는 의료 수요를 급여 영역으로 끌어들이면, ‘받는 것도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탈모 급여화 논의는 청년층 민심을 의식한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문제는 재정이다. 건강보험 재정은 당기수지 기준으로는 최근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장기 전망은 녹록지 않다. 복수의 연구기관은 현 구조가 유지될 경우 2028년에서 2033년 사이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보험료 인상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더 큰 문제는 ‘풍선 효과’다. 탈모가 질병으로 인정돼 급여화되면, 그간 비급여로 분류돼 있던 비만 등 다른 경계선 의료 행위들 역시 급여 요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피부·미용·기능 개선 영역 전반으로 논의가 확산될 경우, 건강보험의 원칙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이런 재정적인 이유로 학계와 업계에서는 ‘탈모인 100% 건강보험 적용’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어느 정도 제한을 둔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탈모약’만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검토해보라고 했으니 일단 얼마나 비용이 드는지 등을 따져보긴 할 것”이라면서도 “탈모치료를 급여화할 경우 진료비뿐 아니라 약 처방, 정기 내원 비용까지 포함돼 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 이 방안이 시행돼더라도 급여대상에 어느 정도 제한을 두는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급여의 적용 기준과 타당성,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재정적 여부를 반드시 고려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떤 식으로든 건강보험 재정이 허락하는 선에서 급여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2026.01.12 10:01

4분 소요
곳간에서 인심 난다…금융사 수장 ‘생산적 금융’ 한 목소리

은행

지난해 곳간을 두둑하게 채운 금융사들은 올해 본격적으로 ‘생산적‧포용 금융’ 확산에 나설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 수장들은 생산적 금융을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동시에 첨단기술 발전으로 인한 금융시장 패러다임 변화와 증권업계로의 ‘머니무브’ 흐름 속에서 위기감과 경계심도 드러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실적 방어 차원을 넘어, 기존 은행 중심 수익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생산적 금융 최우선 과제로”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회장들은 2026년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생산적 금융’을 동시에 제시했다.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자금 공급과 금융소비자 신뢰 확보가 올해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올해 그룹이 나아갈 경영전략 방향으로 ‘전환과 확장’(Transition & Expansion)을 제시했다. 또한 경제 성장동력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과 취약층을 보호하는 ‘포용적 금융’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도 패러다임 변화의 한 축으로 언급했다. 양종희 회장은 “생산적 금융 등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를 전략적인 성장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사업성 평가 역량과 정교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우리의 부족했던 부분을 거울 삼아 국민 누구나 KB의 금융서비스를 누리는 포용금융을 본연의 비즈니스로 자리매김하자”면서 “단순한 규제준수가 아닌 모든 과정에서 소비자의 권익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를 확고히 정착시켜야 한다”고 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위대한 도전(Great Challenge) 2030, 미래 금융을 향한 대담한 실행’을 내세웠다. 진옥동 회장은 “생산적 금융을 통해 금융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자”며 “향후 그룹의 성장은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또한 ‘미래동반성장을 주도하는 우리금융’을 올해의 경영전략으로 삼았다. 임종룡 회장은 “‘생산적 금융’을 본격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포용금융’을 적극 실천해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겠다”며 “생산적 금융은 기업금융 명가(名家)인 우리금융이 가장 자신 있게, 그리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했다.실제로 4대 금융은 생산적 금융을 위해 앞으로 5년간 막대한 자금을 공급키로 했다. 포용금융을 제외한 생산적금융 규모만 ▲KB금융 93조원 ▲신한금융 93조~98조원 ▲우리금융 73조원 ▲하나금융 84조원 등이다. AI가 바꾸는 판…금융사 수장들 “체질 전환 불가피”각 사 수장들은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이 금융산업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기존 영업채널만으로는 수익성을 방어하기 어렵다는 현실 판단도 내포돼 있다.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판을 바꾸는 혁신으로, 하나금융 대전환’이라는 기치를 내세웠다. 여기에는 AI‧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금융업권 변화에 적응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함영주 회장은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8년까지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 규모가 3조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며 “AI를 비롯한 디지털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물론, 금융산업 내부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임 회장 또한 “AI 기술의 발전과 초고령사회 진입, 제도·정책 변화 등 새로운 변화의 물결은 금융산업 전반에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올해는 심사·상담·내부통제 등 핵심 영역에서 AI전환(AX) 성과를 임직원 모두가 가시적인 변화로 체감할 수 있도록 실행의 깊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머니무브’ 가속…주력 계열사 은행 위기의식 번져내년을 둘러싼 전망 속에는 ‘머니무브’에 대한 경계심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증시 호조가 이어지며 시중 자금이 은행 예금에서 증권상품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대마진 중심 수익구조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특히 함 회장은 “은행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증권사가 있다고 한다”며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의 증권사로의 이탈은 이미 일상화됐고, 종합투자계좌(IMA) 를 비롯한 새로운 상품의 등장도 더이상 은행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했다. 이어 함 회장은 “머니무브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자산관리 역량의 강화는 단순한 경쟁력 제고를 넘어 생존의 기반 그 자체”라며 “디지털금융을 주도하고 보안체계를 고도화할 기술역량의 확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다.아울러 양 회장은 “머니무브로 흔들리는 우리의 이익 기반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문과 상담 중심의 영업을 통해 종합적인 자산·부채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자본 효율적 기업금융(IB) 비즈니스로 체질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1.12 09:30

4분 소요
AI가 이끄는 병오년 증시…기회와 경계의 공존

증권 일반

2026년 새해부터 국내 증시의 출발은 순조롭다. 반도체 산업이 지수를 견인하며 연말 들어 위축됐던 투자 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출발이 좋은 만2026년 병오년 새해부터 국내 증시의 출발은 순조롭다. 반도체 산업이 지수를 견인하며 2025년 말 들어 위축됐던 투자 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출발이 좋은 만큼 올해 증시의 방향성 역시 긍정적 흐름에 무게가 실린다. 지속적인 인공지능(AI) 투자와 AI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기대, 여기에 당국의 증시 활성화 정책이 더해지며 시장 환경은 우호적인 국면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자금 유입 역시 증시의 우군으로 작용하고 있다.AI 투자 흐름은 2026년에 들어서며 한층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제 AI는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에서 사실상 승패를 가를 변수로 AI가 부상하면서 투자를 늦추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된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산업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개발을 위해 추진했던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견되는 국가 전략으로 AI를 육성하고 있다. ‘제네시스 미션’이라는 이름 아래 AI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명확히 규정하며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투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AI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선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한다.2025년까지 AI 투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중심으로 한 학습(training) 단계가 주도했다. 그러나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추론(inference) 시대로 접어들며 투자 환경에 뚜렷한 변곡점이 형성됐다. AI 추론 시장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동시 접속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야 하고, 응답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막대한 반도체 투입이 필수적이다. 이는 곧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추론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빅테크 기업을 넘어 일반 기업과 국가 단위까지 수요층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반면 공급은 여전히 수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반도체 가격은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상승 폭을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증가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AI가 만든 기회와 조정의 경계선AI 투자는 반도체를 넘어 전력 설비에 대한 막대한 수요를 동반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올해는 전력 부족 문제가 부각되며 발전 설비 관련 수주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흥미로운 점은 신경제로 분류되는 AI 산업이 구경제 영역인 전력·설비 산업을 견인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AI라는 신기술이 기존 산업의 가치 재평가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AI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관심 확대 역시 여러 산업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AI 성능 개선은 로봇,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통해 AI를 활용한 수익 창출 방안이 다수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이미 상당수 기업들은 작업 현장과 산업 현장에 AI와 로봇을 적용해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AI가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현재의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제도적 환경 역시 개선되고 있다. 증시 활성화를 위한 ▲세제 조치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편 ▲상법 개정 논의 등은 국내 증시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성장 산업 중심의 상승과 함께 가치주의 동반 상승도기대해볼 만하다. 일본의 사례에서 확인했듯 밸류업 정책은 증시 전반의 체질 개선과 재평가를 이끌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국내 증시 역시 중장기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다만 경계해야 할 요인도 분명하다. 과잉 유동성이 증시를 밀어 올릴 경우 쏠림 현상이 발생하기 쉽고, 이 과정에서 유동성에 부정적인 이슈가 등장하면 예상보다 큰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변수는 경기 호전일 수 있다. 경기가 개선되면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오히려 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되며 과잉 유동성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미국 국채 시장의 움직임은 면밀히 살펴야 한다. 금리 반등이 국채 시장에 부담이라는 점은 익숙한 이야기지만 이번에는 파급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미국 국채 비중을 크게 늘린 가운데, 수익 극대화를 위해 많게는 50배에서 100배에 이르는 고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금리가 급격히 반등할 경우 국채 시장에서의 손실은 증거금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는 보유 주식 매도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러한 변수들이 증시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훼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쏠림 이후 찾아오는 조정은 예상보다 아플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26년 증시는 분명 AI를 축으로 한 기회의 해이지만 동시에 리스크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2026.01.12 07:30

4분 소요
코스피 5000 시대, 투자 흐름 가를 변수는

증권 일반

국내 증시가 다시 한번 고점 도전에 나섰다. 코스피는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연초 44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단기간에 4600선까지 치솟았다. 시장의 관심은 ‘코스피 5000시대’ 현실화로 옮겨가고 있다. 다만 외국인 수급, 환율, 글로벌 통화정책, 국내 정치 일정 등 증시 추가 상승에 복합적인 변수도 맞물리고 있다.코스피, 새해 첫 2거래일 동안 6% 급등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시장에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새해 첫 2거래일 동안 약 6% 가까이 급등했다”며 “수급에서는 외국인, 업종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포모(FOMO·소외 공포감) 현상도 빈번하게 개입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지수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최근 코스피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는 외국인 수급이 꼽힌다. 2025년 말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고, 특히 반도체 업종에 대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통과했다는 인식과 함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외국인 자금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경계 심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연초 이후 지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장세는 추가 상승 여부 못지않게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환율 흔들리면 수급도 흔들릴 수도외국인 주도에 따른 강세장이 이어진 만큼 향후 증시 방향 역시 외국인 수급에 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변수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환율이 다시 급등하면 외국인의 환차손 부담이 커지면서 순매수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초에는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반도체만 아니라 방산, 원자력 등 호실적 산업재로 확장된 모습인데, 이에 반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환율 변동성 확대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이 나타난 바 있다. 오는 5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임기 종료로 통화정책 기조가 어떻게 재정립될지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의 정책 방향 변화는 달러 가치와 글로벌 자금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연준 내부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와 비둘기파 간 견해차가 크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경로에 신중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신증권은 “금리 인하 사이클과 미국 경기 회복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며 “수요 회복 기대 속에 국제 유가까지 추가 상승할 경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등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지방선거 후 정책 드라이브·AI 낙관론 지속도 관건국내 정책 환경 역시 주식 투자 흐름을 가를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추진 속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 압승할 경우, 그동안 강조돼 온 ‘코스피 5000시대’ 달성을 위한 정책 기조에 더욱 힘이 실리고, 투자 심리도 추가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부동산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부동산으로 들어가는 자금 흐름을 제어하고 있다. 반면 2025년 7월 1차 상법 개정에 이어 9월 두 번째 상법 개정이 이뤄지며 증시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국내 증시에는 ‘불장’이 나타났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민심이 정책을 뒷받침할 경우 증시로 자본을 유도하는 정부 기조가 더 강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선거 결과가 달라지면 정부의 정책 동력이 약화될 수 있고 주가 추가 상승 기대감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AI를 둘러싼 낙관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국내 증시 상승세와 관련한 리스크로 지목된다. 그동안 국내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는 AI 투자 확대 기대를 중심으로 상승해 왔지만, 실제 수익화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AI 거품론이 고개를 들면서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자본시장을 흔들었고, 그때마다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iM증권은 “AI 투자는 미국 경제를 좌우하고 있으나 부작용과 의심도 강력해지고 있다”며 “AI 투자 기업의 수익화는 아직 멀어 보이는 가운데 자금 조달이나 투자 과열, 비용 증가, 자산 버블, 전력 부족 등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6.01.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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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멤버십 쿠팡→네이버로? ‘구독 1번지’ 넘보는 최대 포털

IT 일반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탈팡’(쿠팡 탈퇴) 반사이익으로 ‘구독 1번지’ 자리를 넘본다. 거대 OTT 넷플릭스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라는 막강한 콘텐츠 우군을 확보한 데 이어 이커머스 핵심인 빠른 배송을 고도화해 쿠팡의 추격자에서 ‘라이벌’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2025년 연간 멤버십 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분기 555억원에서 2분기 572억원, 3분기 603억원으로 꾸준한 오름세를 보인다. 2024년 연간 매출은 1952억원이었다.네이버의 멤버십 사업은 매력적인 수익창출원이다. 주력인 서치플랫폼(광고)은 회사의 매출에서 3분의 1가량을 차지하지만 명절이나 선거철 등 계절성이 강해 앞날을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이에 반해 네이버의 구독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매달 4900원을 반복 과금하는 구조라 일정 수준 이상의 가입자만 확보하면 안정적인 고정 수입을 노릴 수 있다.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쿠팡의 와우 멤버십 모두 이커머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네이버는 파격적인 적립 혜택으로, 쿠팡은 빠른 배송으로 저변을 빠르게 넓혔다. 멤버십 가입자들에게 얼마나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셈이다.쿠팡 실책에 노 젓는 네이버마침 쿠팡이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어 네이버가 ‘지금이 노를 저어야 할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은 지난해 이동통신 3사를 시작으로 해킹 사고가 곳곳에서 터진 것과 맞물려 일부 용인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회사의 안일한 대처가 이어지면서 여론이 극도로 악화했다. 쿠팡은 일방적인 ‘셀프 조사’를 진행해 실제 유출 정보가 3300만건 이상이 아닌 3000건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사고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미국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국회의 부름에 끝내 응하지 않았고,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는 청문회에서 동시통역기를 거부하거나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불쾌한 감정을 표출해 빈축을 샀다. 경찰은 ▲노동자 과로사 ▲블랙리스트 작성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등 의혹과 관련한 사건도 살펴보고 있어 당분간 쿠팡을 둘러싼 잡음이 지속될 전망이다.이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심상치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해킹 사태 초기 오히려 늘었던 쿠팡 이용자가 조금씩 다른 서비스로 빠져나가는 분위기다. 와우멤버십을 유지하던 소비자들이 한국을 무시하는 듯한 쿠팡의 행동에 실망해 대체제를 찾아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서 쿠팡의 일간 사용자 수(DAU)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공지된 직후인 지난달 1일 1798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썼다. 쿠팡이 일상 서비스로 자리매김해 당장 등을 돌리기 쉽지 않았던 것에 더해 개인정보 유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접속이 순간적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그러다 지난해 12월 27일 쿠팡의 DAU는 1480만명으로 월초 대비 17.7% 감소했다. 같은 해 11월 1주 차 1조600억원을 기록했던 결제액은 12월 3주 차에 9783억원으로 7.7% 하락하며 1조원대가 깨졌다. 와우멤버십을 이용하는 서울 거주 직장인 A씨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충격이 예전보다 덜하고 귀찮기도 해서 계속 유지했는데, 회사가 국내 소비자를 호구 취급하는 것 같아 괘씸해서 탈퇴할 생각이다”고 밝혔다.덕분에 네이버가 지난해 3월 별도 앱으로 출시하며 힘을 싣고 있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날개를 단 모양새다. 쇼핑 부문 신규 설치 앱 1위를 차지했고 주간 사용자 수(WAU)는 지난해 11월 4주 차 325만명에서 12월 3주 차에 375만명으로 15.2% 불었다. 같은 기간 쓱닷컴도 119만명에서 137만명으로 14.4% 증가했다.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에 대한 대안을 적극 탐색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향후 해당 흐름이 단기 트래픽 증가를 넘어 중장기 고객 록인(잠금 효과)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이커머스 성장해야 멤버십도 ‘쑥’네이버 이커머스의 성장은 멤버십 저변 확대와 직결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 쇼핑·예약·여행 카테고리 기준 월 20만원까지 5%, 300만원까지 2% 적립이 대표 혜택이다. 1만원 이상 구매하면 무료 배송·반품도 뒷받침한다. 또 매달 넷플릭스·스포티파이·엑스박스 PC 게임 패스·웹툰 중 하나를 콘텐츠 혜택으로 추가 요금 없이 즐길 수 있다. 온라인 쇼핑족 사이에서 ‘가입하자마자 본전 뽑는’ 구독 서비스로 통하는 이유다.다만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쿠팡 와우멤버십과 견줘 체급 차이가 확연해 순위가 뒤바뀌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와우멤버십 가입자는 1400만명에 달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누적 가입자는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구독 매출로 역산하면 실질 이용자가 4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핵심 지표인 리텐션(충성도)은 95%로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최대 4인까지 가입할 수 있는 패밀리 멤버십까지 감안하면 실제 혜택받는 이용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물론 네이버가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쿠팡은 직매입 방식이라 배송과 프로모션 등을 직접 통제할 수 있지만 오픈마켓(3P)인 네이버는 중개자로 역할이 제한적이고 물류는 제휴사 의존도가 높다. 매주 2~3회 쿠팡을 이용하는 와우멤버십 가입자 B씨는 “생필품을 필요한 만큼만 살 수 있는 쿠팡과 달리 네이버는 주로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어 불편하다. 가격도 쿠팡이 더 저렴한 느낌이다”고 말했다.일단 네이버는 쿠팡을 따라잡기 위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한다. 지난해 2월 리브랜딩한 ‘N배송’은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도착하는 ‘오늘배송’ ▲22시 이전 주문 시 다음 날 새벽에 배송하는 ‘새벽배송’ ▲오전 11시부터 24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상품을 받을 수 있는 ‘내일배송’ 등으로 쿠팡 못지않은 옵션을 갖췄다. 2025년 12월 기준 N배송 상품의 거래액과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76%, 85% 늘었다.네이버 관계자는 “빠르고 정확한 배송 정보를 찾는 이용자들의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2026.01.12 07:00

4분 소요
올해 코스피 5850까지 가능할까…증시 ‘상고하저’ 시나리오

증권 일반

‘코스피 5000 시대’가 증권가의 새로운 기준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2026년 코스피 하단을 3500~3900선, 상단을 4900~5000선으로 제시하며 중장기 증시 흐름을 점검했다. 일부 증권사는 기업 이익 성장과 밸류에이션 평가 가치 정상화 가능성을 근거로 5850선까지도 열어둔 전망을 내놨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 회복이 지수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경로와 물가 흐름, 미국 정치 일정과 정책 변수는 상단을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는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2개사의 전망을 토대로 2026년 코스피 상·하단 예상치를 정리했다. 센터장들은 상반기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모멘텀과 정책 효과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연준의 금리 인하 종료 시점 ▲물가 재상승 가능성 ▲미국 중간선거 등 정책·정치 이벤트가 집중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국면 전환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5500·5850은 조건부 시나리오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제시한 2026년 코스피 전망을 종합하면, 지수 하단은 3500~3900선에서 비교적 단단하게 형성된 반면 상단은4900~5000선을 중심으로 일부 증권사가 5500선까지 열어둔 구조로 요약된다. 단기 유동성 기대보다는 기업 이익 성장과 밸류에이션 정상화 가능성이 중장기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하단 전망과 관련해서는 증권사 간 큰 이견이 없었다. 키움증권(3500선), 하나증권(3750선), 한국투자증권(3900선) 등 비교적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한 증권사들 역시 “국내 증시의 이익 체력이 과거 대비 개선됐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AI 투자 확대 ▲주주환원 강화 기조 등이 하방을 지지하는 완충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다.상단 전망에서는 증권사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코스피 밴드를 4600~5089선으로 제시하며 실적 개선을 전제로 한 점진적 우상향 국면을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4000~4900선을 제시하며 이익 성장은 이어지겠지만 밸류에이션 확장에는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올투자증권도 3840~4930선으로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반면 NH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은 보다 공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NH투자증권은 기본 상단을 5500선까지 제시하며 AI 투자 확대가 단순한 테마를 넘어 기업 이익의 구조적 레벨업으로 이어질 경우 코스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3900~5500선을 제시하며 반도체와 AI를 중심으로 한 주력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확인될 경우 지수 레벨이 한 단계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신한투자증권은 기본 상단을 5000선으로 제시하면서도, 낙관 시나리오로는 5850선까지 언급했다. 정책 환경과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 동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경우 코스피의 구조적 상단이 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KB증권 역시 3800~5000선을 제시하며 상단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이 같은 전망 차이는 2026년 증시를 바라보는 연중 흐름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다수 증권사들은 2026년을 단선적인 강세장보다는 상반기와 하반기의 환경이 달라지는 해로 인식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반도체와 AI를 중심으로 한 이익 개선이 비교적 명확한 반면, 하반기로 갈수록 거시·정책 변수들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상반기는 실적·정책, 하반기는 금리·정치 변수상반기 낙관론의 배경에는 이익 가시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과 AI 투자 확대 효과가 실적에 본격 반영되는 시점이 연초에 집중돼 있고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및 기업 밸류업 정책 역시 상반기에 체감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구간에서는 밸류에이션 정상화 논리가 작동할 여지가 있으며, 일부 증권사가 5000선 돌파 가능성을 열어둔 배경도 여기에 있다.반면 하반기 국면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시점이 가시화될 경우 통화 완화 기대가 약화될 수 있고, 물가 재상승 가능성 역시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미국 중간선거를 전후한 정책 불확실성이 겹칠 경우, 증시는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삼성증권과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이 상단을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제시한 배경도 이러한 하반기 리스크 인식과 맞닿아 있다.이 때문에 증권사들이 언급하는 ‘상고하저’ 흐름은 급격한 하락을 전제하기보다는 상반기 빠른 반응 이후 하반기 상승 탄력 둔화 또는 조정 가능성에 가깝다. 상단을 5000선 이상으로 제시한 증권사들 역시 하반기 이후 전망에서는 조건부 시나리오임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이 제시한 5500선 시나리오 역시 이익 성장의 지속성과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동시에 충족될 경우에 한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2026년 국내 증시의 핵심 쟁점은 상반기 형성될 수 있는 고점 레벨이 하반기 변수에도 유지될 수 있는지 여부로 압축된다. 코스피 5000선은 단순한 숫자라기보다, 국내 기업 이익의 구조적 개선과 정책 환경이 어느 수준까지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에 가깝다는 평가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6년 한국 증시는 이익 모멘텀이 강한 만큼 상반기에는 실적 개선과 유동성 환경이 맞물려 비교적 우호적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연준의 금리 인하 종료 시점이 가시화되는 구간과 미국 중간선거, 미중 관세 유예 만료 등 주요 이벤트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연중 후반으로 갈수록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 효과와 외국인 수급, 이익 성장 모멘텀이 지수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하반기에는 미국 중간선거를 전후한 정치·대외 변수로 시장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며 “2026년 증시는 상반기 강세 이후 하반기에는 변동성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2026.01.12 06:30

4분 소요
“결국은 지수보다 종목”…리서치센터장 12인이 본 ‘2026 투자 키워드’

증권 일반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 첫 거래일을 지나며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방향성을 점검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해 코스피는 연간 기준 75%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섰다. 글로벌 주요국 증시 가운데서도 가장 가파른 상승세였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외국인 자금 유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맞물리며 장기간 이어졌던 박스권을 벗어났다는 평가다.이제 시장의 관심은 단순하다. 이 흐름이 2026년에도 이어질 수 있는가다. 연초 증시는 뚜렷한 조정 없이 높은 레벨에서 출발했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방향성보다 실적의 지속성과 투자 전략의 기준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대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황에서 2026년 증시는 ‘얼마나 더 오를 수 있는가’보다 ‘무엇을 기준으로 선별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다는 인식이다. 이에 는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2개사(미래에셋·메리츠·삼성·신한투자·하나·KB·NH투자·한국투자·SK·다올투자·키움·현대차증권)를 대상으로 2026년 증시를 바라보는 핵심 투자 포인트를 설문 조사했다.센터장들의 답변을 종합하면 2026년 증시는 AI를 둘러싼 기대가 실적 검증 국면으로 옮겨가는 전환점에 놓여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AI 투자가 단순한 테마가 아니라 실제 이익으로 연결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기업과 업종 간 성과 차이가 점차 뚜렷해질 것이란 판단이다. AI, 테마 넘어 산업 실적 기준으로이 같은 변화는 실적 전망에서도 확인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6년 증시를 이익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국면으로 규정했다. 그는 “2026년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당순이익(EPS)과 밸류에이션이 함께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국내 증시가 이익 성장과 멀티플 확장이 맞물렸던 시기에 구조적인 레벨업이 가능했던 점을 떠올리면 현재의 AI 투자 환경 역시 유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수요가 단기 이벤트를 넘어 중기 실적 사이클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AI 투자 효과가 반도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2026년을 규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꼽혔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투자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에 주목했다. 그는 “AI 투자 확산은 반도체를 넘어 전력·기계·조선 등 실물 산업 전반으로 파급되고 있다”며 “2026년 증시는 기대가 아니라 실적으로 증명되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전력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고 글로벌 설비투자 재개 흐름이 맞물리며 수주와 실적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AI를 바라보는 시각은 단기적인 투자 사이클을 넘어 중장기 산업 구조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도 제시됐다. 초기 기대와 밸류에이션 논쟁을 지나 이제는 AI가 실제로 기업의 생산성·비용 구조·수익 모델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가 평가의 기준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투자가 일회성 설비 확충이나 특정 기술 테마에 그치지 않고, 전 산업에 걸친 인프라 투자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인식을 뒷받침한다.이와 관련해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는 단기 유행이 아니라 사회·경제 시스템 전반의 재설계를 동반하는 필수 인프라”라며 “2026년은 AI 투자 성과의 실적을 점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AI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겠지만 상용화 사례가 늘어나면서 투자 판단의 기준은 자연스럽게 실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적 검증이 본격화될수록 시장의 시선은 한층 냉정해질 수 있다는 경계도 함께 나왔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6년을 수익화와 유동성이 동시에 작용하는 해로 봤다. 그는 “같은 AI 테마 안에서도 기업별 성과 차이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현 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정책과 수출 모멘텀이 겹치는 환경에서는 AI 밸류체인 전반이 아니라 실적 가시성이 높은 구간을 중심으로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톱픽’…수혜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이 같은 인식은 업종 전망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2026년 유망 업종으로는 ‘반도체’가 단연 첫손에 꼽혔다. 설문에 응한 리서치센터장 전원이 반도체를 최우선 업종으로 제시했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함께 범용D램(DDR5)·그래픽D램(GDDR) 등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도체의 주도주 역할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는 2026년 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가장 높은 섹터로,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I 컴퓨팅 수요가 학습 단계를 넘어 추론 단계로 확산되면서 서버 수요가 특정 고객이나 프로젝트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반도체를 출발점으로 한 AI 투자 효과는 점차 인프라와 실물 산업, 자본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글로벌 설비투자 재개는 전력 설비와 에너지 운송 수요를 자극하고, 지정학적 환경 변화와 맞물리며 조선·방산 등 중후장대 산업의 실적 가시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한 기술 테마를 넘어 AI 투자가 물리적 인프라와 실물 수요로 연결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업을 두고 “2026년 조선업의 핵심 키워드는 군함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라고 짚었다. 그는 방산 수요 확대와 에너지 운송 구조 변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조선업이 경기 민감 업종이라는 기존 인식을 넘어 중장기 수주와 실적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군비 지출 확대와 에너지 공급망 재편이 조선업의 구조적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판단이다.금융 업종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주주환원 강화 기조가 맞물리면서 금융주의 실적 안정성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거래대금 증가와 우호적인 규제 환경이 맞물리며 증권 업종의 재평가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도 증권사의 수익 기반이 구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주식은 중심, 판단 기준은 ‘선별’외국인 수급 흐름 역시 이러한 업종 확산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수급과 이익 성장 모멘텀이 이어지는 국면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AI 관련주뿐 아니라, 인프라와 실물 수요가 뒷받침되는 대형주가 시장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AI 투자 효과가 실적과 현금흐름으로 연결되는 업종일수록 중장기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투자 전략과 관련해 센터장들의 조언은 비교적 일관됐다. 2026년은 주식 비중을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유지하되, 자산과 업종을 나눠 대응하는 구조적 분산 전략이 필요한 해라는 것이다. AI를 축으로 한 실적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주식 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2025년과 같은 일방향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시장 환경이 달라졌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상승 국면이 길어질수록 변동성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방향성에 베팅하기보다는 리스크 관리 병행하는 전략이 요구된다는 판단이다.구체적인 자산 배분 전략에서도 이런 인식이 드러난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주식 60%, 채권 20~30%, 대체투자 10~20% 비중을 제안했다. 주식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되 자산 간 완충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장 동력은 주식에서 가져가되, 금리·정책·지정학 변수에 따른 변동성 국면에서는 채권과 대체자산이 방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2026년 증시는상승과 조정이 반복되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채권과 금, 현금을 일부 병행하는 전략을 권고했다. 그는 단기 조정 국면이 곧바로 추세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유동성을 일정 부분 확보한 포트폴리오가 중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주식 비중을 유지하되 변동성 국면에서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를 남겨두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2026년 증시는 지수의 방향성이나 단기 모멘텀 자체보다 기업이 실제로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이익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구조인지가 주가를 좌우하는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AI의 주요 투자 포인트 강조는 이어지겠지만 모든 기업이 같은 속도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운 만큼 업종·기업 간 성과 격차는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6년 증시는 지수가 얼마나 더 오를지를 맞히는 해가 아니라 어떤 기업이 실적으로 성장 스토리를 증명할 수 있는지를 가려내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 전략 역시 방향성보다는 이익의질과 지속성을 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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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다시 달아오른 한중 협력…4대 그룹 총수 총출동

산업 일반

한중 경제 협력의 온도가 6년 만에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1월 4~7일)에 맞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우리 경제를 이끄는 4대 그룹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이번 경제사절단은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 12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방중 이후 6년여 만에 구성됐다. 사절단에는 총 161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기업인을 포함한 방중 인원은 6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규모 경제사절단 방중은 미중 패권 경쟁과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생존 활로’를 찾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5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고려와 송나라의 활발한 교류를 상징하는 ‘벽란도 정신’을 언급했다. 외교적 긴장 속에서도 경제와 문화의 교류는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다.‘벽란도 정신’ 언급하며 교류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은 “고려와 송나라가 교역과 지식 순환을 통해 자국의 발전과 문화적 성숙을 도모했고,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과 교류는 중단되지 않았다”며 “오늘날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할 지점도 바로 이 벽란도 정신”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한중은 같은 바다를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항해하는 배와 같은 입장으로, 산업공급망 간 연계로 서로 발전에 도움을 주고 글로벌 경제를 선도해 왔다”며 “이제는 생활용품, 뷰티 식품과 같은 소비재와 영화·음악·게임·스포츠 등 문화콘텐츠 등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인공지능(AI)은 제조 서비스업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번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는 4대 그룹 총수도 일제히. 참석했다. 포스코·GS·LS·CJ 등 주요 그룹과 SM엔터테인먼트·크래프톤 등 K-콘텐츠를 대표하는 기업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중국 측에서도 무역촉진위원회(CCPIT)를 중심으로 중국석유화공그룹·중국에너지건설그룹 등 국영 기업은 물론 TCL·CATL·텐센트·ZTE 등 글로벌 민간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양국 재계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이 열린 것은 2017년 이후 9년 만이다.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인공지능(AI)·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협력, 소비재·식품 진출 확대 협력, K-팝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 콘텐츠 협력 등 총 32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특히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업무협약(MOU)은 K-제품이 중국 유통망을 타고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새로운 역직구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한중 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되는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며 “두 나라 대표 경제인들이 좋은 성장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재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통해 양국의 경제협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방중을 계기로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경색됐던 한중 경제 협력이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앞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운용 효율화를 위해 지난 2018년 톈진 스마트폰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광둥성 후이저우 스마트폰 공장과 PC 공장인 쑤저우 생산 라인을 철수한바 있다. 현재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낸드 패키징 공장, 다롄에 낸드 공장을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반도체 생산에 있어 중국은 중요한 거점이다. 4대 그룹, 중국과의 협력 강화 기대재계에선 이 회장과 최 회장이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삼성과 SK의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반입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취소하는 대신 1년 단위로 반도체 장비 수출 물량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규제 완화에 따라 한국과 중국 기업의 반도체 협력이 진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이번 방중을 통해 한한령으로 타격이 컸던 현대차의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6년 중국에서 연간 18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봤지만 사드 배치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2024년 점유율은 0.65%로 주저앉은 상황이다.현대차는 과거 5개 중국 공장을 운영했지만 중국사업 부진 여파로 베이징 1공장(2021년), 충칭 공장(2024년)을 매각했고 장쑤성 창저우 공장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최근 중국 내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현지 전용 전기차 '일렉시오' 출시와 중국 현지 공장을 수출기지로 전환하는 등 이번 방중이 중국사업 재정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정 회장은 한중 관계 개선에 환영을 표하며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정 회장은 “한중 정상회담으로 양국의 관계가 개선되면 현대차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중국에서 판매량과 생산량이 많이 떨어졌지만, 겸손한 자세로 중국 내에서 생산과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인 CATL 쩡위췬 회장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LG그룹 역시 중국에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 등 6개 계열사에서 30여 개의 생산 법인을 운영 중이고 LG CNS도 별도 법인을 두고 있다.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과의 협력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재계 관계자는 “이번 6년 만의 방중은 한국 경제에 있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미중 경쟁 상황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술 주권’을 지키면서도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의 ‘기회’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실리를 챙긴 행보”라며 “당장의 성과보다는 향후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2026.01.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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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녀간 李 대통령, 한한령 해제 꼽은 이유는 [특파원 리포트]

국제 이슈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7일 동행 기자단 간담회에서 한한령(한국 콘텐츠 제한령) 완화와 관련해 “점진적·단계적으로 질서 있게 잘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간 중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여기에서 한한령을 언급한 것은 방중 성과를 소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한한령 해제는 한국과 중국이 접촉할 때마다 언급되는 중요 이슈다.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가 불거진 2017년 이후 한국의 영화·드라마·공연 등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잃은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계는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이에 중국이 언제쯤 다시 관련 시장을 열어줄지에 이목이 쏠린 것이다.다만 이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한한령 해제는 ‘점진적·단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중국 내부의 시선이다. 그런데 왜 이 대통령은 한한령을 언급했고, 왜 당장 해제되기엔 어려운 것일까.◇두달만에 재회한 한중 정상, 시간이 부족했다 이 대통령의 방중 소식이 돌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 무렵부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찾아 지난해 11월 1일 이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중국 방문을 요청해 올해 방문은 기정사실이었다.한중 정상회담이 얼마 지나지 않았고, 중국은 3월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연초엔 대규모 행사를 잡지 않는 게 관례다. 4월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예고됐기에 이 대통령의 방문은 그 이후로 예상됐다.그런데 빠르면 연초에 이 대통령이 방문한다는 정보가 나왔고 이후 대통령실과 중국 외교부 발표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이 대통령의 연초 첫 방문지가 중국으로 결정된 것이다.이 대통령의 1월 국빈 방문이 확정된 후 중국 내에선 ‘VIP’ 모시기에 혈안이 됐지만 공통으로 우려하던 사안이 있었다. 한중이 두 달여만에 다시 만나는데 과연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까였다.지난 5일 진행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도모하고 산업·환경·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15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다만 국민이 직접 체감할 만한 구체적인 성과가 부족했던 게 안팎의 시선이다.이 대통령이 꺼내든 주요 성과 중 하나는 ‘한한령 해제’다. 중국이 한한령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 상태여서 직접 논의할 수는 없지만 문화 교류의 진전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별도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바둑·축구 분야 교류를 우선 추진하고 드라마·영화 등은 실무 부서 간 협의로 진전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실체 없는 한한령 해제, 과도한 해석 지양해야이 대통령과 대통령실 측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국 현지에선 한한령 해제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이 많다. “중국 정부가 한한령은 없다고 말해왔다”는 이 대통령 표현처럼 일단 중국 내에서 한한령의 실체가 없다는 이유가 첫 번째다.중국은 사실상 한국 문화를 제한하면서도 이를 공식 규정에 근거하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영화·드라마를 개봉·상영하거나 공연하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 당국이 이를 허가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데 그 이유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어떤 기준이 있다면 맞추면 되는데 그 기준이 없으니 답답한 상황만 이어지고 있다. 그런 중국에 없는 기준을 없애달라고 요구하는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양국 관계가 개선된다고 해도 한국의 문화가 중국으로 대거 유입되긴 쉽지 않다. 중국은 문화 분야에서도 그동안 꾸준히 자국 콘텐츠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해외 문화의 파급력을 의식한 결과다.영화의 경우 외국 개봉작은 편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공식 방송을 통해 해외 드라마나 예능 같은 콘텐츠가 바로 방영되는 경우가 드물다. 홍콩·마카오와 달리 K팝 아이돌이 아니어도 해외 유명 가수가 중국에서 대규모 공연하는 경우 또한 많지 않다.이 대통령에 따르면 시 주석이 한한령을 의식해 “석 자 얼음이 한꺼번에 언 것도 아닌데 한꺼번에 다 녹겠나, 과일은 때가 되면 익어서 떨어진다”고 말했다. 지금 한국 문화가 제한된 상황이 특정 사건을 계기로 일순간에 해소되지 않음을 시사한 것이다.이 대통령도 “무한대로 (문화 개방)할 수 없는 게 사회주의 체제의 속성이기에 완전히 방치할 수도 없는 그들의 입장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다만 한한령이 존재하지 않았듯 중국에서 어느 순간 차츰 한국 문화 콘텐츠의 중국 진출을 허용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드라마 한 편이 중국에서 방영됐다고 ‘전격적인 한한령 해제’라고 과잉 반응할 필요가 없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이재명 “매년 시진핑 만날 것”…문제 해결 의지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시선은 이제 한한령이 아닌 남은 숙제에 쏠린다. 양국 관계가 ‘전면 회복의 원년’이라고 이 대통령은 평가했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많다.코로나19 사태, 미국과 패권 갈등을 겪으면서 중국은 첨단기술 자립화에 역점을 뒀고, 최근 인공지능(AI) 같은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때 중국은 한국이 완제품을 수출하던 국가였으나 이제는 함께 기술 경쟁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이번에 양국이 기술 협력 등 MOU를 체결했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실질 협력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전한다. 베이징 내 근무하는 과학기술 관계자는 “한국이 단순히 중국에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고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서로 블루 오션을 창출하기 위한 근원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서해 구조물과 핵 추진 잠수함(핵잠) 등 지역 안보도 난제다. 중국은 한국의 핵잠 추진을 두고 외교부나 관영지를 통해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이번 회담에서 한국이 중국에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하지만 실제 추진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결국 지역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관건이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 측에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자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이미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등을 전제한 한국과 대화에 응할지는 미지수다.이 대통령은 앞으로 시 주석과 매년 만나겠다며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 그만큼 중국과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산적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앞으로 지속되는 고위급 교류를 통해 우리가 얻을 성과를 기대해 본다.

2026.01.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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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경쟁 다음은 ‘적응증과 급여’ [판 커지는 비만치료제]②

바이오

비만치료제 시장이 또 한 번 요동치고 있다. 주사제와 경구제 등 투약 편의성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적응증 확대와 보험 급여 진입 여부가 시장 판도를 가르는 또 다른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다.그동안 비만은 개인의 생활 습관 문제로 치부되며 의료적 개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었다. 그러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치료제를 중심으로 약물 효과가 입증되면서, 비만을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병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비만이 ▲심혈관질환 ▲제2형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지방간 질환 등 다양한 동반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이 주목받으며 비만 치료의 목적 역시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합병증 예방과 예후 개선으로 확장되는 추세다.전문가들은 향후 비만치료제 경쟁의 초점이 '얼마나 많이 빠지느냐'에서 '어떤 질병 적응증으로 공적 관리 체계에 먼저 편입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급여 적용 여부에 따라 환자의 치료 접근성과 시장 규모가 구조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국내외 제약사, '적응증 확장 전략' 가속국내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동일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은 지난해 10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로부터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아 급여 진입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비만치료제 계열 성분이 본격적으로 공적 보험 논의 테이블에 올라선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역시 당뇨병 치료 적응증으로 지난해 12월 약평위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GLP-1과 위 억제 펩타이드(GIP)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 작용 기전이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 효과를 함께 입증하면서, 향후 비만 적응증으로의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향후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심의를 거쳐 최종 급여 적용 여부가 결정된다. 글로벌 거대 제약회사가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은 적응증 확대와 차별화된 임상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한미약품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장기 지속형 제형과 부작용 개선에 집중하는 동시에, 비만을 넘어 당뇨병·대사질환 전반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단일 체중 감량 약물이 아닌, 비만·당뇨병·대사질환을 아우르는 ‘대사질환 치료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HK이노엔과 종근당 등도 GLP-1 기반 후보물질을 개발하며, 비만뿐 아니라 당뇨병·지방간 질환 등 동반 질환 적응증을 염두에 둔 임상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기술 수출이나 공동 개발을 통해, 직접적인 블록버스터 경쟁보다는 특정 적응증과 기술 영역에서의 틈새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급여화는 비용 아니라 미래 의료비 줄이기 위한 투자"남가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비만치료제 패러다임의 전환' 리포트를 통해 "비만치료제 급여화 논의가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남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는 기존 비만치료제 대비 월등한 체중 감량 효과는 물론,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까지 임상적으로 입증됐다”며 “최근에는 간질환과 신장질환 개선 효과에 대한 데이터도 축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이러한 혁신이 공공의료 체계로 흡수되지 못한 채 '시장 중심의 소비재 혁신'으로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실제로 지난해 위고비가 국내에 도입됐을 당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통한 오처방·오남용 논란이 확산하며 사회적 문제로 번진 바 있다. 이에 대해 남 교수는 “비만 진료를 비급여 영역에 방치하고 시장에만 맡긴 구조적 실패”라며 “건강보험이 조정자 역할을 하지 못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급여 부재가 오히려 무분별한 처방과 접근성을 키우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그는 비만치료제 급여화의 의미를 단순한 약값 보조 정책으로 보지 않는다. 남 교수는 “급여 적용은 국가가 비만을 명확한 질병으로 인정하고, 공적 관리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선언”이라며 “치료 기준과 처방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남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라고 강조했다.해외 주요국은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 정책 전환에 나서고 있다. 영국은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기술평가를 통해 터제파타이드를 비만치료제로 승인했으며, NHS 잉글랜드는 올해 6월부터 임상적 필요도가 높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단계적 급여화를 시작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역시 지난해 2월 세마글루타이드를 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했다. 다만 급여 적용 대상은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병 등 동반 질환 2개 이상을 가진 환자로 제한하고, 반드시 전문의 처방과 정기 평가를 거치도록 했다.남 교수는 “해외 사례의 공통점은 무조건적인 급여 확대가 아니라, 고위험군 중심의 단계적 접근이라는 점”이라며 “우리나라 역시 급여 여부를 둘러싼 이분법적 논쟁을 넘어, 어떤 환자군부터 공적 관리 체계에 편입할 것인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심혈관질환·당뇨병 등 주요 합병증 발생을 줄여 건강보험 지출을 오히려 절감할 가능성도 크다”며 “비만치료제 급여화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 의료비를 줄이기 위한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1.11 11:00

4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