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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 ‘제4인뱅’ 설립 속도 낼까

[제4인뱅 엉금엉금]①
11월 인가 기준 나올 듯…정권 내 출범 미지수
컨소시엄 5곳 도전장…“조달 능력이 인가 좌우”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올해 은행권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의 출범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4인뱅 설립을 위한 행보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5곳의 컨소시엄이 제4인뱅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정부의 인가 기준 마련 등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약속의 11월 코 앞…인가는 언제?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안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네번째 인터넷은행 신규인가 절차를 신속하게 준비하고 디지털 전환에 적합한 규제체계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인가 기준은 아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12일 기자간담회 당시 “어떤 분야에 특화된 또는 조금 더 의미가 있는 인터넷은행을 만들 건지는 더 분석하고 의견을 듣고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제4인뱅 출범 논의는 지난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시중은행의 독과점 구도를 깰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시중은행이 독과점에 따른 ‘돈 잔치’를 하고 있다”며 금융권 혁신을 주문했다.

이에 금융위는 5개월 만에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은행권에 새로운 ‘메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하면서 시중은행은 물론 제4인뱅 출범도 가능케 했다. 해당 결과물로는 지방은행인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인 iM뱅크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제4인뱅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당초 지난 4월 총선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각종 금융 현안에 순위가 밀린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가계대출 관리 등 당국이 나서야 할 시급한 문제들이 불거지면서다. 

금융권에서는 11월 예비인가 심사기준이 발표되면 연말부터 본격적인 예비인가 신청이 이뤄지고 내년 1~2월 심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예비인가 심사결과는 60일 이내에 발표된다. 이후 본인가 심사와 결과가 발표되는 식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임기 내에 제4인뱅 출범은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본인가 승인까지의 소요시간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2015년 11월 예비 인가를 받았고 본인가 승인은 1년 6개월 뒤인 2017년 4월에야 이뤄졌던 사례가 있다.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진 않고 있다.

제4인뱅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당국의 인가기준이 나와야 기준에 맞춰 움직일 수 있을텐데 아직은 아니다”라며 “기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될 때 당시의 인가 사례를 참고하며 기준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컨소시엄 5곳, 제4인뱅 도전장
제4인뱅는 5곳의 컨소시엄이 도전한다. 구체적으로 ▲더존뱅크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등이다. 이들은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 특화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도 컨소시엄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제4인뱅 경쟁이 격화됐다.

업계에서는 인가 유력 후보로 더존뱅크와 한국소호은행을 꼽는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기업 급여관리, 회계 등 전사적 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공급 기업인 더존비즈온이 주도하고 있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기존 은행이 확장하기 어려웠던 중소기업·소상공인 영역의 특화은행으로, 포용금융·혁신금융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한국소호은행은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트’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중심이다. 소상공인 데이터를 활용해 소상공인 대상 특화은행을 꿈꾸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선 제4인뱅 인가에 특정 업체가 내정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관련 업계에서는 제4인뱅에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이 설립한 더존뱅크가 유력하다는 내정설이 나오고 있다”며 “더존 BNF 전 대표인 황상무 대통령실 전 시민사회수석이 제4인뱅을 설립하는 더존뱅크의 차기 행장이나 임원으로 온다는 말이 무성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아직 절차가 공식적으로 진행된 게 아니다”라며 “심사하는 과정에서 엄정하게 하겠다”고 답했다.

추후 제4인뱅이 되기 위해선 자본력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내면서도 독창적인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제4인뱅 인가를 위해 컨소시엄이 자금조달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컨소시엄들은 상대적으로 신용리스크가 크고, 비대면 영업방식의 한계 등으로 인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이 취급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금융에 특화하고자 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점에서 사업계획의 타당성 및 대주주 자금조달 능력이 인가의 필수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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