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선업 굴기’ 가시화…저가부터 친환경 선박까지 맹추격
[영원한 맞수 中조선]①
합병 임박한 中 1·2위 조선사
합병 신설 조선소, 자산 규모만 75조원 전망
‘저가 물량 공세’에서 ‘고부가가치’ 선박 겨냥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중국의 1·2위 조선사 합병이 임박하다. 1위는 중국선박공업집단(CCSC), 2위는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이다. 양사는 합병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7개의 자회사를 합치는 비율까지 합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간 합병이 가시화 되면서 중국의 ‘조선업 굴기’가 본격화 됐다.
CCSC와 CSIC는 각각 중국의 대표 조선사로 평가 받는다. CSSC는 ▲강남조선유한책임공사 ▲상하이외고교조선유한공사 ▲중선징서선박유한공사 ▲광선국제한공사 등 4개의 조선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CCSC의 점유율은 중국 시장 16%, 세계 시장 11%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1561억 위안(약 29조4000억원)이다.
CSIC는 산하에 ▲다롄조선 ▲우창조선 ▲베이하이조선 등을 두고 있다. 방산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이 대표적이다. CSIC의 시총은 1136억 위안(약 21조 4230억 원) 수준이다.
앞서 CCSC는 지난 2019 CSIC와의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대형 기업으로 거듭났다. 당시 합병은 중국 정부의 주도 아래 국유 기업 개편 일환으로 이뤄졌다. 다만 합병 이후에도 두 기업의 일부 상장 자회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경쟁을 이어왔다.
올해 다시 발표된 합병 계획은 CCSC와 CCIC의 남은 상장 자회사들을 완전히 통합하는 차원이다. 이번 합병은 CSSC 홀딩스가 CSIC의 자회사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양사 간 경쟁을 멈추고, 단일 조선 그룹을 탄생시키면서 ‘글로벌 공룡 조선사’로 몸집을 더 키우는 전략이다.
양사간 끝내 합병이 성사될 경우 신설 조선소 자산 규모는 4000억위안(약 7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中 조선의 독무대 컨테이너선
중국 조선업의 오래된 특징은 ‘저가 물량 공세’였다. 그간 중국은 컨테이너선, 벌크선과 같은 저가 선박 수주에 집중하는 양상을 띠었다. 실제 지난 9월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가 발주한 컨테이선 24척 수주는 모두 중국이 차지했다. 덴마크 머스크가 지난 8월 발주한 컨테이너선 62척 중 50척 수주가 중국 조선소의 손에 들어갔다.
중국 조선소는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선 신규 발주량 약 3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가운데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기술 장벽이 그리 높지 않은 컨테이너선은 사실상 중국의 독무대인 셈이다.
컨테이너선 발주 흐름을 이끌고 있는 상위권 선사들은 한국이 아닌 중국을 먼저 찾는 모습이다. 업계는 이 같은 양상의 원인으로 중국의 낮은 가격과 빠른 납기 꼽았다. 실제 납기의 경우 우리나라와 중국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큰 문제는 더 이상 컨테이너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컨테이너선의 가격은 30% 이상 올랐다. 가격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컨테이너선 대규모 발주에 나서고 있다. 이는 최근 해운 운임 상승과 함께 글로벌 선사 간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선박의 대표격이었던 컨테이너선에서 수익성이 커질 경우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 여력도 덩달아 커진다”며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도 컨테이너선 발주를 따내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결국 컨테이너선 가격 상승의 수혜는 중국의 몫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中조선, 기술격차도 좁힌다
비교적 기술 문턱이 낮은 컨테이너선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 조선은, 이제 기술력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선박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이 이번 CCSC와 CSIC의 합병을 끝으로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선박 기술 개발 및 수주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중국 조선 업계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경쟁력이 우수하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조선 글로벌 발주량은 3322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중국은 전체 발주량의 66.1%인 2197만CGT를 수주했다.
중국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CCSC는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큐맥스(Q-Max)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8척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수주 규모만 60억 달러(약 8조1000억원)에 달한다.
LNG 운반선은 건조 기술이 까다로운 선종 중 하나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은 우리나라가 앞서가는 시장이었다. 따라서 이번 CCSC의 카타르에너지 LNG 운반선 수주는 중국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거둔 사례로 평가받는다.
중국 정부도 돕는다. 지난 1월 중국 정부는 자국 조선업계의 청사진인 ‘조선산업 친환경 발전 개요’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 발전 체계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조선업의 공급망과 선진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조선 시장을 주도하는 것을 목표로한다.
먼저 친환경 조선기자재 공급 시스템 구축을 통해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추진 선박기자재의 보급을 위해 친환경 선박기자재 브랜드를 론칭하고 발전시킬 것을 제시했다.
실제 중국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조선업계는 친환경 및 대체 연료 선박인 ▲LNG선 ▲메탄올 연료 선박 ▲크루즈선 ▲대형 컨테이너선 ▲심해 및 원양 풍력 발전 설치 선박 등 다양한 선박 유형을 성공적으로 건조 중이다.
다음은 친환경 선박 생산라인 구축이다. 기존 조선소의 고도화를 위한 조선업과 5G·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과 함께 중국 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수리 전문 조선소를 구축하는 등 친환경 선박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삼았다.
친환경 공급체계도 구축한다. 중국은 조선업의 탄소 발자국 추적·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선박에 투입되는 원자재, 부품, 선박 자체의 탄소 배출량을 추적·관리해 탄소 배출량을 줄일 방침이다.
끝으로 조선산업단지 간의 협력 및 국제협력 강화를 통해 지역별로 친환경 조선시범단지를 설립하고 해외 조선소와도 더욱 개방적인 태도로 협력을 강화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전 세계 조선업의 주제는 친환경이다. 현재까지 한국은 해당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받지만, 중국 역시 자국 조선업의 전반적인 친환경화와 스마트화를 기치로 내건 만큼,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는 국제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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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SC와 CSIC는 각각 중국의 대표 조선사로 평가 받는다. CSSC는 ▲강남조선유한책임공사 ▲상하이외고교조선유한공사 ▲중선징서선박유한공사 ▲광선국제한공사 등 4개의 조선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CCSC의 점유율은 중국 시장 16%, 세계 시장 11%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1561억 위안(약 29조4000억원)이다.
CSIC는 산하에 ▲다롄조선 ▲우창조선 ▲베이하이조선 등을 두고 있다. 방산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이 대표적이다. CSIC의 시총은 1136억 위안(약 21조 4230억 원) 수준이다.
앞서 CCSC는 지난 2019 CSIC와의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대형 기업으로 거듭났다. 당시 합병은 중국 정부의 주도 아래 국유 기업 개편 일환으로 이뤄졌다. 다만 합병 이후에도 두 기업의 일부 상장 자회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경쟁을 이어왔다.
올해 다시 발표된 합병 계획은 CCSC와 CCIC의 남은 상장 자회사들을 완전히 통합하는 차원이다. 이번 합병은 CSSC 홀딩스가 CSIC의 자회사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양사 간 경쟁을 멈추고, 단일 조선 그룹을 탄생시키면서 ‘글로벌 공룡 조선사’로 몸집을 더 키우는 전략이다.
양사간 끝내 합병이 성사될 경우 신설 조선소 자산 규모는 4000억위안(약 7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中 조선의 독무대 컨테이너선
중국 조선업의 오래된 특징은 ‘저가 물량 공세’였다. 그간 중국은 컨테이너선, 벌크선과 같은 저가 선박 수주에 집중하는 양상을 띠었다. 실제 지난 9월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가 발주한 컨테이선 24척 수주는 모두 중국이 차지했다. 덴마크 머스크가 지난 8월 발주한 컨테이너선 62척 중 50척 수주가 중국 조선소의 손에 들어갔다.
중국 조선소는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선 신규 발주량 약 3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가운데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기술 장벽이 그리 높지 않은 컨테이너선은 사실상 중국의 독무대인 셈이다.
컨테이너선 발주 흐름을 이끌고 있는 상위권 선사들은 한국이 아닌 중국을 먼저 찾는 모습이다. 업계는 이 같은 양상의 원인으로 중국의 낮은 가격과 빠른 납기 꼽았다. 실제 납기의 경우 우리나라와 중국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큰 문제는 더 이상 컨테이너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컨테이너선의 가격은 30% 이상 올랐다. 가격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컨테이너선 대규모 발주에 나서고 있다. 이는 최근 해운 운임 상승과 함께 글로벌 선사 간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선박의 대표격이었던 컨테이너선에서 수익성이 커질 경우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 여력도 덩달아 커진다”며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도 컨테이너선 발주를 따내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결국 컨테이너선 가격 상승의 수혜는 중국의 몫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中조선, 기술격차도 좁힌다
비교적 기술 문턱이 낮은 컨테이너선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 조선은, 이제 기술력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선박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이 이번 CCSC와 CSIC의 합병을 끝으로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선박 기술 개발 및 수주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중국 조선 업계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경쟁력이 우수하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조선 글로벌 발주량은 3322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중국은 전체 발주량의 66.1%인 2197만CGT를 수주했다.
중국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CCSC는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큐맥스(Q-Max)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8척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수주 규모만 60억 달러(약 8조1000억원)에 달한다.
LNG 운반선은 건조 기술이 까다로운 선종 중 하나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은 우리나라가 앞서가는 시장이었다. 따라서 이번 CCSC의 카타르에너지 LNG 운반선 수주는 중국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거둔 사례로 평가받는다.
중국 정부도 돕는다. 지난 1월 중국 정부는 자국 조선업계의 청사진인 ‘조선산업 친환경 발전 개요’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 발전 체계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조선업의 공급망과 선진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조선 시장을 주도하는 것을 목표로한다.
먼저 친환경 조선기자재 공급 시스템 구축을 통해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추진 선박기자재의 보급을 위해 친환경 선박기자재 브랜드를 론칭하고 발전시킬 것을 제시했다.
실제 중국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조선업계는 친환경 및 대체 연료 선박인 ▲LNG선 ▲메탄올 연료 선박 ▲크루즈선 ▲대형 컨테이너선 ▲심해 및 원양 풍력 발전 설치 선박 등 다양한 선박 유형을 성공적으로 건조 중이다.
다음은 친환경 선박 생산라인 구축이다. 기존 조선소의 고도화를 위한 조선업과 5G·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과 함께 중국 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수리 전문 조선소를 구축하는 등 친환경 선박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삼았다.
친환경 공급체계도 구축한다. 중국은 조선업의 탄소 발자국 추적·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선박에 투입되는 원자재, 부품, 선박 자체의 탄소 배출량을 추적·관리해 탄소 배출량을 줄일 방침이다.
끝으로 조선산업단지 간의 협력 및 국제협력 강화를 통해 지역별로 친환경 조선시범단지를 설립하고 해외 조선소와도 더욱 개방적인 태도로 협력을 강화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전 세계 조선업의 주제는 친환경이다. 현재까지 한국은 해당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받지만, 중국 역시 자국 조선업의 전반적인 친환경화와 스마트화를 기치로 내건 만큼,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는 국제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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