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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 상승 이유와 전망…내 집 마련은 언제? [스페셜리스트뷰]

부동산 시장에선 주택 살 능력 가진 이들의 ‘수요’가 중요
지금은 아파트 수요 줄고 공급 증가 “기회를 기다려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모습. 올림픽파크포레온은 1만2032가구로 기존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를 넘어 단일 단지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이다.[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2024년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가 있었다. 하락하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했고 거래량이 증가했다. 한국부동산에서 발표하는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 월간 변동률을 보면 2024년 4월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다. 2024년 4월부터 8월까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 누적상승률은 6.9%에 달했다. 


전망을 하기 위해서는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무엇일까? 상품의 가격은 수요가 증가하거나 공급이 감소할 때 상승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를 구분하는 기준은 거래량이다. 가격이 상승할 때 거래량이 증가하면 변동원인은 수요 증가이다. 가격이 오르는데 거래량이 줄어들었다면 공급 감소가 시장을 변화시킨 요인이다.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매매가격이 상승한 기간에 거래량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거래량이 증가했다. 그렇다면, 시장 변동 원인은 수요증가다. 2024년 서울 아파트 시장에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상승했고 거래량이 늘어났다. 

어떤 수요가 증가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주택 수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파트는 다른 상품과 달리 사용 즉 소비의 대상이 됨과 동시에 투자의 대상이 된다는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수요가 실수요와 투자수요로 구분될 수 있다. 


2024년 8월까지는 가계대출이 증가하면서 주택 수요가 증가했다.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가계 주택담보 대출 증가액은 29조6000억원에 달했다.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 사람들은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수하면 대출받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수했고 실수요자가 증가하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고 정리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전망이다. 

전망을 하기 위해서는 실수요자가 지속해서 증가할 수 있냐는 것에 대한 해답부터 찾아야 한다. 실수요자가 꾸준히 증가하기 위해서는 가계대출이 계속해서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9월부터 가계대출 증가액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2024년 9월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액은 전월대비 6조9000억원 증가하여 8월 증가액 8조5000억원 대비 1조7000억원 줄어들었다.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규제보다 실수요 감소에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수요자들의 기회비용이 늘었고 대출 여력에 한계가 발생하면서 실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실수요를 판단할 때 유효수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는 사고 싶은 수요가 아니라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수요여야 한다. 사고 싶다고 해서 수요가 증가하고 집값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 살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야 집값이 상승한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 사고 싶은 사람들은 많아질 수 있다. 그러나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감소는 불가피하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감소하고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다. 

부동산 시장, 공급↑ 수요↓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시장 변화는 거래량 감소다.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944건을 기록하여 7월대비 2461건 줄어들었다. 신고기간이 남았지만 2024년 9월 거래량도 2476건에 불과하다. 거래량이 줄고 있다는 의미는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요가 줄어들면 아파트 가격은 어떻게 될까?

일반적으로 상품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하면 가격은 하락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서는 시차가 존재한다.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요가 감소해서 거래량이 줄어도 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싸게 팔려고 하지 않는다면 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수 있다. 매도물량이 중요한 이유다.

반면, 집값을 결정하는 공급에 대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은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공급을 건설회사들이 짓는 아파트의 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주택공급은 이와는 다르다.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사려고 하는 아파트는 무엇일까? 대부분은 누군가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다. 일반적으로 논의하고 전망하는 아파트 가격도 거래되는 아파트이지 건설회사들이 짓는 아파트의 분양이 아니다. 그렇다면 전체 아파트 중에서 팔기 위해 시장에 내놓는 주택의 양이 가격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급이다.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팔려고 내놓는 아파트의 양이 많아지면 공급이 증가하는 것이고 반대로 팔지 않으려고 매물을 거두어들이면 공급이 감소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아파트 가격을 전망하기 위해서 매도물량이 집값을 결정하는 공급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공급이다. 수요가 줄어도 공급 즉 매도물량이 감소하면 가격 하락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매도물량이 증가하면 가격 하락폭은 커지고 집값 하락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집값을 전망하는데 매도물량이 중요한 이유다.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한 8월부터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2024년 10월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도물량은 8만 9000호에 달했다. 조사가 이루어진 이후 역대 최대 물량을 기록 중이다. 매도물량이 증가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팔려고 시장에 내놓은 아파트가 팔리지 않고 새롭게 팔려고 내놓는 아파트의 양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는 감소하고 공급이 증가하고 있다.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오르기보다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장의 현재 모습이고 현재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미래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현재가 중요한 이유다. 현재를 명확히 바라보고 분석하여 인과관계를 찾아내면 현재에서 미래를 읽어낼 수 있다. 

시장 변화는 불가피하다. 사람들은 부동산 불패를 이야기하지만 불과 2년 전에 집값 하락을 경험했고 현재의 모습에서 또 다른 가격 하락 가능성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내 집 마련은 언제 해야 할까?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흥미롭다. 가격이 하락하던 2022년에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심지어 한 달 거래량이 1000건에 못 미쳤던 기간도 있었다. 가격이 하락하자 사람들이 아파트를 매수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2024년 가격이 상승하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8월에 8000건을 넘었다. 가격이 상승하자 사람들은 빚을 내서 내 집 마련에 나섰다. 

서울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사진 연합뉴스]

주택 가격 하락기, 행동에 나설 때 

 
사람들은 왜 가격이 상승할 때만 아파트를 살까? 반면 가격이 하락하면 왜 내 집 마련을 미룰까? 정확한 정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이다. 해답은 뒤로 하고 행동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면 반대가 돼야 한다. 즉, 집값이 하락할 때 내 집 마련에 나서고 반대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 원인을 찾아 시장을 분석하고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주택 수요가 위축되고 매도물량이 증가하면서 향후 아파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오히려 내 집 마련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 2022년 집값이 크게 하락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시장 변화였다. 전문가들이 불패라고 말했던 강남 아파트 가격이 수 억원씩 뚝뚝 떨어졌고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다. 2024년에는 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수 억원씩 상승했고 거래량이 급증했다. 

부동산과 자산 시장에서 현명한 결정하기 위해서 반드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 바로 변화를 인정하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미래를 예측할 때 변화를 인정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다. 무엇이든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흔치 않다. 좋아지면 나빠지고 악화하면 다시 호전된다. 빨랐다가 느려지고 천천히 진행되다가 빠르게 흘러가기도 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상승하면 반드시 하락하고 하락하면 다시 상승한다.

변화가 불가피한 이유는 수요와 공급을 변동시키는 주체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판단하고 결정해서 매수하고 매도한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은 항상 바뀐다는 점이다. 사람의 마음은 바뀌고 시장을 변화시킨다. 자산시장에서 변화를 인정해야 하는 이유다. 변화를 인정한다면 지금은 기회를 기다려야 할 시점이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광수 대표는 부동산 리서치 사이트 플랫폼 ‘광수네복덕방’을 운영하는 건설‧부동산 전문가다. LG건설(현 GS건설)에 입사한 뒤 동양증권‧미래에셋 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했고 미래에셋 리서치센터에서 건설‧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로 역량을 쌓았다. 국내 애널리스트로는 처음으로 레피니티브(Refinitiv, 구 톰슨로이터)에서 수여하는 ‘Analyst Awards 아시아 최고 애널리스트(Overall Top Stock Picker)’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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