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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커피 할인받으세요"...스타벅스 '커피 구독' 성공할까

[스타벅스는 위기일까]②
매일 30% 할인 '버디 패스' 도입
저가커피 향하는 출근족들, 스페셜티 시장 성장도 악재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스타벅스 음료를 마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스타벅스가 1999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그동안 여러 커피 전문점들이 구독 모델을 도입했지만 제대로 성공한 사례는 드문 실정이다. 국내 커피 소비 트렌드와 구독 모델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업계 1위 스타벅스가 구독 모델을 시범 도입하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들이 실패한 커피 구독 모델을 스타벅스는 과연 성공시킬 수 있을까.

스벅의 구독 모델 도전, 혜택 살펴보니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달 1일부터 커피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Buddy Pass)를 시범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연말까지만 시범 운영된다. 

이 서비스는 월 9900원을 내면 30일간 매일 오후 2시 이후 매장 방문 시 제조음료 3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쿠폰 사용은 1일 1회로 제한된다.

여기에 푸드 메뉴 30% 할인 쿠폰 1장, 딜리버스 배달비(3000원) 무료 쿠폰 1장, 온라인스토어 배송비(3000원) 무료 쿠폰 2장이 제공된다. 

11월 기준 스타벅스의 카페 아메리카노(톨(Tall)사이즈) 가격은 4500원이다. 이를 한 달간 매일 1잔씩 구매하면 총비용은 13만5000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버디패스 구독자가 매일 카페 아메리카노를 30% 할인받아 구입하면 9만4500원을 지출하게 된다. 여기에 월 구독비 9900원을 더하면 총비용은 10만4400원이다. 구독자는 3만600원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아메리카노가 아닌 더 비싼 제조음료를 마시면 할인 효과는 더 커진다. 여기에 버디패스 추가혜택들도 받을 수 있어 매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는 구독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 유리하다.

다만 버디패스의 초기 반응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매일 오후 2시 이후 30% 할인을 제공하는 등 시간 제약을 둬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출근 및 등굣길에 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셈이다. 월에 쿠폰 1~2장 제공에 그치는 다른 추가 혜택들이 소비자 구미를 당기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지난 8월에 이어 11월 또 한 번 요금 인상에 나선 배경에 10월 초 출시한 버디패스 구독 가입자를 늘리기 위함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디. 이에 이들을 타깃으로 자연스레 구독 모델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이와 관련 스타벅스 측은 "일단 연말까지 구독 서비스를 시범 운영 한 후 내년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고객들의 유의미한 반응이 있는지를 우선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韓서 커피 구독 모델, 불가능?

스타벅스 이전 커피 구독 모델들은 어떤 성과를 냈을까. 지난 2020년 이후 커피 전문점들은 월 구독료를 내면 커피를 매일 제공하는 여러 구독 모델들을 도입했다. 하지만 모두 유야무야 서비스가 종료됐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커피빈은 지난해부터 연회비를 내고 무료 음료 쿠폰,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는 멤버십형 할인 서비스 '오로라 멤버스'를 내놨고 지금도 유지 중이다. 최근에는 연회비 1만원을 올려 총 4만원을 내면 여러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는 오로라 멤버십 3기를 시작했다. 이것 저것 혜택을 챙기면 연회비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가입자를 꾸준히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상품은 한정된 수량 안에서 쿠폰을 발행한다는 점에서 매일 커피를 제공하는 방식의 구독 모델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커피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커피 소비자들은 공부를 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등 공간 활용 측면에서 커피 전문점을 이용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다"며 "이들은 굳이 매일 같은 곳에서 구독료를 내가며 커피를 마실 이유가 적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건물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에서 시민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스타벅스뿐만 아니라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업체들의 커피 구독 모델 성공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매일 아침 커피를 구매하는 소비자 발걸음이 저가커피로 향하고 있어서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최근 발간한 '커피 트렌드 2024'(15~59세/2000명)에 따르면 최근 1개월(8월19~26일) 내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이용자(대표 표본 200명)들은 커피 프랜차이즈 방문의 이유에 대해 '출근길 및 등굣길 커피나 음료, 디저트 구매'를 1위(42.1%)로 꼽았다. 

이때 이용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는 순위별로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이 1~3위를 차지했다. 출근길, 등굣길 커피 구매 시 가성비가 좋은 저가커피 전문점을 주로 이용한다는 얘기다. 이미 출근족들이 매일 아침 커피를 구매할 장소로 저가커피업체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보다 비싼 값을 들이고 구독 모델을 가입할지는 의문이다.  

또한 커피 구독 모델은 CU나 GS25 등 편의점도 도입한 상태다. 몇천원 수준의 월 구독료를 내면 제품 가격을 20~30% 깎아준다.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나 도시락이 구독 상품의 주력 판매 제품이다. CU의 경우 구독 서비스를 2021년 론칭한 이후 꾸준히 가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커피 전문점들의 구독 모델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조원진 커피 칼럼니스트는 "요즘은 회사에서 복지 차원으로 좋은 원두를 제공하는 이른바 '커피 복지'가 매우 잘돼 있는 편"이라며 "굳이 구독까지 해가며 커피를 살 이유가 많이 적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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