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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한국’ 뜬다...글로벌 누비는 K-편의점

[유통대장 편의점]②
국내 시장 이미 레드오션...해외로 눈 돌려
기진출국 네트워크 강화하며 신시장 개척

GS25 해외 점포 모습. [사진 GS25]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국내 편의점들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발을 내딛고 있다. K-푸드·K-콘텐츠 등 한류(K-웨이브) 열풍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편의점업계가 해외 진출을 위한 날개를 달았다. GS25·CU·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들은 K-웨이브를 원동력 삼아 새로운 블루오션(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유망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국내 넘어 해외로 진출하는 K-편의점

국내 편의점들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 2018년이다. 국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프랜차이즈 시장 성장세가 한풀 꺾인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매출액 증가율은 2015년 17.1%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 0.6%로 급락했다. 이듬해(2017년)에는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난 2.7%의 매출액 증가율을 보였으나 성장세가 둔화했다.

국내 편의점 중 가장 먼저 해외 진출에 성공한 곳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다. GS리테일은 베트남 손킴그룹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2018년 1월 ‘엠프리스 타워점’과 ‘엠플라자점’을 각각 오픈했다.

같은 해 4월에는 CU가 몽골 기업인 프리미엄 넥서스(구 센트럴 익스프레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진출을 공식화했다. 그해 8월 CU는 1~6호점을 동시 오픈하며 공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24는 타사 대비 해외 진출이 늦은 편이다. 이마트24가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 2021년이다. 당해 6월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 유나이티드 프런티어 홀딩스(U.F.H)와 손잡고 첫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각 사마다 해외 진출에 시차는 있지만, 국내 편의점은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 11월 말 기준 GS25는 베트남과 몽골에 총 607개 점포를 구축했다. 현재까지 국내 편의점 중 가장 많은 해외 점포를 확보한 것이다. CU는 몽골·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에 총 597개 점포를 열었다.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캄보디아에서 총 76개 점포를 운영하며 100호점 구축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들은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소비자 트렌드도 잘 캐치해 적절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아이돌 상품 등 다양성 측면에서 소비자들을 유입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최신 트렌드가 국내 편의점에 잘 담겨 있다보니 '작은 한국'이라 부를 정도다”라며 “국내 편의점들이 이런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최근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 포화 상태...해외 진출 가속화

업계에서는 앞으로 국내 편의점의 해외 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인구 950명당 1개꼴(지난해 말 기준)로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이르면 내년부터 이랜드(킴스편의점) 등 신규 경쟁자의 시장 진출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해외 공략에 힘주는 국내 편의점들은 한류 열풍으로 높아진 K-푸드·K-콘텐츠에 집중하는 등 차별화된 요소로 해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예컨대 국내에서 편의점을 찾은 외국인 고객들이 선호한 제품을 해외 점포로 수출하는 방식이 있다. 실제 CU는 외국인 고객들의 인기 판매 상품인 연세우유 크림빵, 생레몬 하이볼 등을 해외 점포로 수출하고 있다.

국내 편의점들은 차별화 제품에 공격적인 점포 확장까지 더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GS25는 베트남에서 쌓은 운영 노하우와 다목적 인프라 기능을 중점 강화하며 점포 확장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GS25는 2025년까지 베트남 내 500개 이상의 점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독보적인 현지 1위 편의점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몽골에서는 2025년까지 500점을 오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5년 글로벌 1000호점, 2027년까지는 글로벌 1500호점 오픈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지 고객들로 붐비는 CU 말레이시아 점포. [사진 CU]
CU는 단기적으로 이미 진출한 국가의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몽골의 경우는 2025년까지, 말레이시아는 2028년까지, 카자흐스탄은 2029년까지 각각 500호점 이상의 점포를 현지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내로 해외 점포를 총 1500개까지 늘리고자 한다.

또한 CU는 중장기적으로 아시아를 넘어 더욱 다양한 지역의 국가들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편의점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사를 선정하는 것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한국 편의점은 지난 30여년 간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기존 파트너사와 유기적인 교류와 협업을 강화해 개점에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 국가 진출에 대한 기회를 꾸준히 모색하며 글로벌 편의점 스탠더드로 위상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현지 기업 또는 한국 기업과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해외 점포 운영을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현지에서 인기인 K-스트릿 푸드를 비롯해 커피와 베이커리 등을 판매하며 레스토랑 및 카페와 같은 편의점으로 이미지를 쌓는다는 전략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외에도 다양한 국가로의 진출 역시 지속 검토하고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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