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빠른정산’ vs 쿠팡 ‘초강력 물류망’…소상공인들 선택은
[‘新쇼핑 전쟁’ 네이버 vs 쿠팡] ②
네이버, 판매 대금 3일 내 지급…금융비용 1800억원 절감
쿠팡, 소상공인 원스톱 서비스 ‘로켓그로스’로 매출 증대 도와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와 쿠팡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중소상공인(SME·소상공인)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네이버는 ‘빠른정산’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상공인의 자금 유동성과 기술 역량 강화를 돕고 있고 쿠팡은 전국적인 물류망과 상생 프로그램을 통해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와 매출 증대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소상공인들은 공룡 플랫폼인 네이버와 쿠팡에 동시 입점한 경우가 많다. 양 사는 앞으로도 판매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으로 판매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 생존 결정하는 정산 속도
소상공인들은 사업을 존속하고 확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금순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온라인 판매는 상품 주문과 판매 대금 정산 사이 기간에도 재고를 위한 구매 대금·인건비·임차료 등 꾸준한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매출이 현금화되기 전까지 자금 회전을 원활하게 해줄 운전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 이커머스 업체들은 빨라도 10일, 최대 60일 이후에 정산을 해주는 상황이다. 정산 주기도 일별이 아닌 주나 월 단위로 정산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많은 온라인 소상공인은 이 같은 ‘늑장 정산’ 때문에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7월 불거진 티몬·위메프 사태도 긴 정산 주기에서 비롯된 문제였다.
이에 네이버는 빠른정산을 주무기로 삼았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상공인들에게 상품이 집화된 다음 날 판매 대금의 100%를 지급하는 방식을 운영 중이다. 평균 3일 만에 판매액에 대한 정산이 이뤄진다. 네이버페이에 따르면 2020년 11월 빠른정산 서비스가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소상공인 총 12만명에게 누적 40조원의 정산 대금이 선지급됐다. 이로 인해 1800억원의 금융비용이 절감됐다는 게 네이버 관계자의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비정상 거래 및 위험 판매자를 탐지하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기반해 서비스의 이용 요건을 필터링하기 때문에 빠른정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라며 “FDS는 거래의 변동성과 위험성을 7가지 변인을 통해 도출해 낸다”고 설명했다.
실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들도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마트스토어 ‘헬스레시피’ 판매자인 A씨는 “스마트스토어의 최대 강점은 빠른정산과 저렴한 수수료에 있다”며 “이를 통해 판매자는 사업의 지속력을 높일 수 있고 더욱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마트스토어 ‘엠티디’ 판매자 B씨도 “판매 대금 정산이 빨라지니 자금 회전이 원활해진다”며 “매출 흐름과 자금 흐름을 보며 지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 브랜드 운영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로켓배송부터 로켓그로스까지…쿠팡 물류의 힘
이와 관련 쿠팡은 지난해 말 ‘셀러월렛 빠른정산’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청일 기준 다음 날부터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하나은행 계좌와 쿠팡 셀러 체크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게다가 빠른정산으로 정산된 금액은 체크카드로만 사용할 수 있고 현금 출금이 불가능하다.
다만 쿠팡의 경우 판매 상품 70~80%가 직매입 모델이고 나머지 상품들을 판매자가 입점해 판매하는 식이다. 대다수의 상품을 쿠팡이 관리·판매하는 방식으로, 정산 주기와 수수료 등의 측면에서 네이버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쿠팡은 배송의 힘으로 판매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쿠팡은 전국에 100여 곳 이상의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로켓배송’과 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는 물론 판매자들에게도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은 쿠팡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신속한 배송을 제공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을 높이고 있다.
이에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주문 한 시간 뒤 배송해 주는 ‘지금배송’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쿠팡에 맞불을 놨다. 여러 물류 업체와 연합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갖추고 배송 속도를 빠르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물건을 직매입해 자신들의 물류센터를 전국에 갖고 있는 쿠팡과 다르게, 네이버는 현재 상품 가짓수나 도달 지역 등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들에게 쿠팡의 매력은 비단 배송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판매를 위한 소상공인의 제반 작업을 모두 도와주는 ‘로켓그로스’ 서비스가 또 다른 강점이다. 로켓그로스는 판매자가 상품 등록 및 입고만 하면 ▲보관 ▲재고 관리 ▲포장 ▲배송 ▲고객 응대 ▲교환·반품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쿠팡이 대신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다. 빠르고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 간편한 프로세스, 기존 오픈마켓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중소상공인을 돕고 있다는 게 쿠팡 측의 설명이다.
실제 로켓그로스를 이용하고 있는 최용석 고도도예(도자기 공방) 장인은 “1인 사업자나 소규모 업체가 상품을 생산하면서 배송·포장·고객 상담·반품까지 모두 처리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라며 “그런데 로켓그로스는 상품만 입고하면 나머지는 모두 알아서 해주니, 판매자는 주문과 배송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게다가 무료로 빠르게 배송된다는 점은 판매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동휘 착착아이웨어(프리미엄 패션 안경 브랜드) 대표도 “처음엔 월 매출 500만원이 목표였는데, 로켓그로스를 시작하면서 현재는 월 매출이 약 1억원 정도 나온다”며 “쿠팡에서 단기간에 패션 안경 브랜드 랭킹 2위에 진입하고,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09% 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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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빠른정산’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상공인의 자금 유동성과 기술 역량 강화를 돕고 있고 쿠팡은 전국적인 물류망과 상생 프로그램을 통해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와 매출 증대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소상공인들은 공룡 플랫폼인 네이버와 쿠팡에 동시 입점한 경우가 많다. 양 사는 앞으로도 판매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으로 판매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 생존 결정하는 정산 속도
소상공인들은 사업을 존속하고 확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금순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온라인 판매는 상품 주문과 판매 대금 정산 사이 기간에도 재고를 위한 구매 대금·인건비·임차료 등 꾸준한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매출이 현금화되기 전까지 자금 회전을 원활하게 해줄 운전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 이커머스 업체들은 빨라도 10일, 최대 60일 이후에 정산을 해주는 상황이다. 정산 주기도 일별이 아닌 주나 월 단위로 정산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많은 온라인 소상공인은 이 같은 ‘늑장 정산’ 때문에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7월 불거진 티몬·위메프 사태도 긴 정산 주기에서 비롯된 문제였다.
이에 네이버는 빠른정산을 주무기로 삼았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상공인들에게 상품이 집화된 다음 날 판매 대금의 100%를 지급하는 방식을 운영 중이다. 평균 3일 만에 판매액에 대한 정산이 이뤄진다. 네이버페이에 따르면 2020년 11월 빠른정산 서비스가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소상공인 총 12만명에게 누적 40조원의 정산 대금이 선지급됐다. 이로 인해 1800억원의 금융비용이 절감됐다는 게 네이버 관계자의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비정상 거래 및 위험 판매자를 탐지하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기반해 서비스의 이용 요건을 필터링하기 때문에 빠른정산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라며 “FDS는 거래의 변동성과 위험성을 7가지 변인을 통해 도출해 낸다”고 설명했다.
실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들도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마트스토어 ‘헬스레시피’ 판매자인 A씨는 “스마트스토어의 최대 강점은 빠른정산과 저렴한 수수료에 있다”며 “이를 통해 판매자는 사업의 지속력을 높일 수 있고 더욱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마트스토어 ‘엠티디’ 판매자 B씨도 “판매 대금 정산이 빨라지니 자금 회전이 원활해진다”며 “매출 흐름과 자금 흐름을 보며 지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 브랜드 운영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로켓배송부터 로켓그로스까지…쿠팡 물류의 힘
이와 관련 쿠팡은 지난해 말 ‘셀러월렛 빠른정산’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청일 기준 다음 날부터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하나은행 계좌와 쿠팡 셀러 체크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게다가 빠른정산으로 정산된 금액은 체크카드로만 사용할 수 있고 현금 출금이 불가능하다.
다만 쿠팡의 경우 판매 상품 70~80%가 직매입 모델이고 나머지 상품들을 판매자가 입점해 판매하는 식이다. 대다수의 상품을 쿠팡이 관리·판매하는 방식으로, 정산 주기와 수수료 등의 측면에서 네이버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쿠팡은 배송의 힘으로 판매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쿠팡은 전국에 100여 곳 이상의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로켓배송’과 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는 물론 판매자들에게도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은 쿠팡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신속한 배송을 제공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을 높이고 있다.
이에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주문 한 시간 뒤 배송해 주는 ‘지금배송’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쿠팡에 맞불을 놨다. 여러 물류 업체와 연합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갖추고 배송 속도를 빠르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물건을 직매입해 자신들의 물류센터를 전국에 갖고 있는 쿠팡과 다르게, 네이버는 현재 상품 가짓수나 도달 지역 등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상공인들에게 쿠팡의 매력은 비단 배송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판매를 위한 소상공인의 제반 작업을 모두 도와주는 ‘로켓그로스’ 서비스가 또 다른 강점이다. 로켓그로스는 판매자가 상품 등록 및 입고만 하면 ▲보관 ▲재고 관리 ▲포장 ▲배송 ▲고객 응대 ▲교환·반품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쿠팡이 대신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다. 빠르고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 간편한 프로세스, 기존 오픈마켓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중소상공인을 돕고 있다는 게 쿠팡 측의 설명이다.
실제 로켓그로스를 이용하고 있는 최용석 고도도예(도자기 공방) 장인은 “1인 사업자나 소규모 업체가 상품을 생산하면서 배송·포장·고객 상담·반품까지 모두 처리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라며 “그런데 로켓그로스는 상품만 입고하면 나머지는 모두 알아서 해주니, 판매자는 주문과 배송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게다가 무료로 빠르게 배송된다는 점은 판매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손동휘 착착아이웨어(프리미엄 패션 안경 브랜드) 대표도 “처음엔 월 매출 500만원이 목표였는데, 로켓그로스를 시작하면서 현재는 월 매출이 약 1억원 정도 나온다”며 “쿠팡에서 단기간에 패션 안경 브랜드 랭킹 2위에 진입하고,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09% 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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