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갈린 정치 테마주...차기 대선 보이나 [이코노 株인공]
단기간 급등 후 변동성 커져...투자 위험↑
전문가들 "막연한 기대감 투자 지양해야"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정권 교체 가능성과 함께 증시에서 정치 테마주의 변동성이 커졌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향후 대권 구도의 변화 기대감에 관련주도 요동쳤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원식 국회의장 관련주로 평가받는 효성오앤비는 전 거래일 대비 13.24% 상승한 847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도 상한가로 마감했던 효성오앤비는 이날 개장 직후 상한가에 진입했다 상승 폭을 축소했다. 효성오앤비는 본사가 우 의장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에 위치해 있어 관련주로 꼽혔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뱅크웨어글로벌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5.17% 오른 83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창업자인 이경조 뱅크웨어글로벌 각자대표가 우 의장과 같은 서울 경동고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우원식 테마주’로 묶였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이날 7.92% 오른 27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에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모회사인 코오롱의 안병덕 대표이사가 우 의장과 고교 동창이다.
우 의장은 이번 계엄 사태에서 주목도가 가장 높아진 인물 중 한 명이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 담벼락을 넘어 본회의를 개의한 일이 알려지면서다.
앞서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나서 맞은 첫 거래일인 16일에는 정치 테마주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우 의장 외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그동안 급등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관련주는 약세였다.
특히, 한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테마주들의 주가는 급변했다. 이날 대상홀딩스는 12.42% 하락 마감했는데, 대상홀딩스는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의 연인 관계로 알려진 배우 이정재가 한 대표와 고등학교 동창인 점이 부각돼 관련주로 엮였다. 이밖에 한 대표 관련주로 거론되는 디티앤씨알오(-20.00%). 태양금속(-20.36%)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날 이재명 테마주도 급락했다. 단기 과열 양상을 빚으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대표가 과거에 계열사 시계공장에서 일했다는 이유에서 테마주로 묶인 오리엔트정공은 이날 하루 매매가 중단됐다. 단기 급등에 따른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오리엔트정공은 지난 3일 대비 6배 넘게 오른 상태다. 이밖에 이재명 테마주인 동신건설(20.47%), 에이텍 (20.05%) 등도 급락했다.
유의할 점은 정치 테마주의 단기 변동성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16일 이준석 테마주인 삼보산업과 넥스트아이 등은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이 의원이 지난 1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대선 출마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한 영향이다. 하지만 삼보산업의 경우 다음날인 17일 11.41% 급락하며 변동성이 극심했다.
이밖에 여권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 테마주인 진양화학, 진양산업과 홍준표 대구시장 테마주인 경남스틸 등이 계엄사태 이후 단기간 급등했다. 이후 큰 폭의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가 특정인과의 인연이 부각되며 급등락하고 있지만 실질적 수혜주로 볼 수 있는지 등 투자에 유의해야한다고 당부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결국 기업 가치를 나타내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하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중요하다”며 "정치 테마주는 특정인과 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성장한 것이기 때문에 올라간 만큼 다시 내려올 수밖에 없어 막연한 기대를 가진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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