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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30주년 넥슨…그동안 걸어온 길 살펴보니

1994년 역삼동의 작은 사무실서 탄생한 넥슨
국내 대표 게임사로 성장…향후 30년 위한 개발 진행 중

바람의나라 이미지 [사진 넥슨]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넥슨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1994년 12월 서울 역삼동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넥슨은 임직원 8600여명, 연 매출 4조원을 넘보는 대형 게임사로 성장했다.

넥슨은 세계 최초 2D 횡스크롤 방식의 온라인 RPG ‘메이플스토리’, 전 세계 8억5000만 이용자가 즐긴 ‘던전앤파이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던 국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등 수많은 게임으로 유저들의 추억을 만들어 왔다. 1994년 12월, 16 비트 컴퓨터가 보급되고 PC 통신이 연결되던 시절 탄생한 넥슨은 1996년 첫 개발작이자 국내 최초의 그래픽 MMORPG ‘바람의나라’를 시작으로 ‘어둠의 전설’,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를 선보이며 온라인 게임 산업 태동기를 이끌었다.

30살을 맞이한 넥슨은 누구나 한 번쯤은 플레이 해봤을 인기 IP를 바탕으로 전 세계 45종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30년동안 게임, 콘텐츠와 사회공헌 전반에 걸쳐 다양한 기록을 만들어내어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사로 자리잡았다.
던전앤파이터 이미지 [사진 넥슨]

온라인 게임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1990년대, 게임은 플로피 디스크와 CD에 담긴 패키지를 구매해 플레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 당시 넥슨 故 김정주 창업주는 온라인 게임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과 잠재력에 주목했다. 새로운 세대로의 연결이 온라인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김 창업주는 1994년 12월 ‘차세대 온라인 서비스(NEXt generation ONline service)’라는 뜻을 담아 넥슨을 설립했으며, 1996년 4월 넥슨의 첫 개발작이자 국내 최초의 온라인 그래픽 MMORPG ‘바람의나라’의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서비스 첫날 ‘바람의나라’ 접속자는 단 한 명 뿐이었지만, 점차 초고속인터넷망이 구축되고 PC방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이용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월 정액제에서 무료 서비스로 전환한 2005년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수가 13만 명에 달했다. 2021년에는 누적 가입자수 2600만 명을 돌파했다.

2011년에는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2023년 8월에는 서비스 1만일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올해로 28주년을 맞는 ‘바람의나라’는 현재도 활발히 라이브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1세대 PC 온라인 게임으로 자체 기록을 매일 경신하고 있다.

이후 ‘어둠의전설’, ‘일랜시아’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온 넥슨은 ‘리니지’와 ‘바람의나라’, ‘스타크래프트’ 등 상대적으로 하드코어한 온라인 게임들이 인기를 끌던 1999년 10월 세계 최초의 다중접속 퀴즈게임 ‘퀴즈퀴즈’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유의 명랑하고 밝은 그래픽 스타일과 캐주얼한 게임성, 무료 서비스에 힘입어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의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얻었고 출시 두 달 만에 이용자 수 100만 명을 달성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사진 넥슨]

2001년 7월 ‘퀴즈퀴즈 플러스’로 개편하고 게임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면서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는 방식인 ‘부분 유료화 비즈니스 모델’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개성을 드러내고 ‘큐앤(큐플레이 애인)’과 커플템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유료 치장 아이템을 구매했다. 한 달 만에 누적 매출 2억원을 돌파하며 부분 유료화는 온라인 게임의 새로운 수익모델로서 자리잡게 됐다.

국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한 ‘메이플스토리’, 20주년을 맞이한 ‘마비노기’와 글로벌 수출 콘텐츠로서 게임의 가능성을 입증한 ‘던전앤파이터’ 및 한국을 대표하는 FPS ‘서든어택’까지. 지금의 넥슨이 있게 한 주역들이 2000년대 초반 대거 등장했다.

앞서 2001년 출시된 ‘크레이지 아케이드’(크아)는 귀여운 캐릭터와 캐주얼한 게임성으로 당시 소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게임을 널리 대중화하고 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크아의 귀여운 캐릭터들을 그대로 반영한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는 국내 이용자 1800만 명을 기록하며 국민의 3분의 1이 즐기는 ‘국민 레이싱 게임’으로 등극했고 넥슨을 대표하는 IP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통해 모바일과 콘솔로 플랫폼을 확대하면서 ‘카트라이더’ IP만의 재미와 명성을 이어 나가고 있다.

2003년 4월에는 세계 최초 횡스크롤 MMORPG ‘메이플스토리’가 등장했다. 명실상부 한국 대표 RPG로 서비스 초기 8년간 매년마다 최고 동시접속자수를 경신했다. 2011년 8월에는 국내 동시접속자수 62만 6000명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런 인기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대만, 싱가폴, 미국 등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누적 1억 9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며 대표적인 K-게임으로 지속 성장해나가고 있다.

2004년 6월, 전투 중심의 기존 게임과는 달리 ‘음악’ ‘패션’ ‘요리’ 등 차별화된 생활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등장한 ‘마비노기’는 특유의 낭만적인 카툰렌더링 그래픽과 높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판타지 라이프’를 표방하며 이용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전달한 마비노기는 정식 서비스 반 년 만에 누적 가입자 수 620만 명을 돌파했다. 2013년 국내 최고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에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 ‘판타지 파티’에서 엔진 교체를 전격 발표하며 이용자들에게 영속적인 서비스를 이어나갈 것임을 알리기도 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 [사진 넥슨]

2005년 8월 정식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는 레트로한 2D 도트 그래픽과 횡스크롤 방식으로 오락실 게임의 추억을 자극했다. 시원한 타격감과 호쾌한 액션성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2009년 국내 게임 최초로 중국 동시 접속자수 220만 명, 2014년에는 5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권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K 게임 수출의 효시가 됐다. 현재 전세계 8억 5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 점유율 106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던 ‘서든어택’과 ‘FC온라인’ 또한 2024년 3월 3째주 기준 PC방 점유율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한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FC온라인’은 국제 스포츠대회 최초로 채택된 e스포츠 종목 중 하나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게임회사 넥슨은 미래 인재로 성장할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국내 어린이 의료 서비스 활성화와 프로그래밍 저변 확대의 초석을 깔았다. 넥슨재단과 함께한 후원으로 전국적으로 전무 했던 어린이 전문 의료시설 건립과 IT업계 주관 최초의 청소년 코딩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넥슨은 2013년 국내 최초의 어린이 재활병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200억 원의 기부를 결정하며 소아 재활치료 서비스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전국 주요 거점 별로 공공어린이재활의료시설 건립을 위한 후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 최초의 공공 어린이 재활병원인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 후원과 함께 경남권과 전남권 각각 지역 최초의 공공어린이재활시설 건립을 위해 통 큰 기부를 진행했다.

또 넥슨은 어린이재활병원 뿐 아니라 장애 아동 및 가족의 건강한 일상지원을 위한 의료시설 건립 지원도 하고 있다. 넥슨의 후원으로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에 국내 최초의 독립형 단기돌봄의료센터인 ‘서울대학교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가 개원했다. 약 10년 동안 넥슨이 기부한 어린이 의료시설 건립금은 총 550억 원에 달한다.

넥슨은 프로그래밍 저변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6년부터 IT업계 주관 최초의 청소년 프로그래밍 대회인 ‘NYPC(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 Nexon Youth Programming Challenge)’를 주최해오고 있다. 코딩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 제고와 역량 증진을 목적으로 개최하는 이 행사는 매년 4000여명 이상의 청소년들이 참여해 지난해 누적 참여자 수가 3만4000여명을 돌파했다. NYPC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여하는 유일한 대회로 프로그래밍 분야 높은 위상의 청소년 콘테스트로 자리잡고 있다.

2013년 넥슨은 제주도에 컴퓨터와 게임의 역사를 보존하는 아시아 최초 및 국내 유일의 컴퓨터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원했다. ‘애플 I’ ‘엥겔바트 마우스’ ‘퐁’ 등 기술의 변화와 발전을 주도해온 1만6000여 점의 컴퓨터∙게임 관련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400여 점의 주요 하드웨어와 2000여 점의 소프트웨어·도서·영상 자료 등을 전시장에서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관람객 135만 명을 넘은 넥슨컴퓨터박물관은 국내 온라인게임 25주년 기념 전시, 넥슨의 미출시 게임들과 개발 과정을 아카이빙한 전시 ‘네포지토리 베타(NEpository βeta)’를 선보이는 등 게임의 가치 제고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의 태동기부터 새로운 표준과 방향성을 제시해온 넥슨은 현재 향후 30년을 위한 원동력을 기르고 있다. 특히 탄탄한 라이브 서비스 게임과 더불어 신규 IP와 글로벌 타이틀을 개발하는데도 힘을 쓰고 있다.

글로벌 돌풍을 불러온 ‘데이브 더 다이버’로 성공적인 첫 단추를 끼웠다. 2023년 6월 넥슨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선보인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는 최근까지 누적 판매 500만장을 돌파했다. ‘데이브’는 스팀 플레이 리뷰에서 최고 평가 등급인 ‘압도적인 긍정적’을 확보했으며, 게임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국내 최초로 ‘Must Play’ 타이틀을 획득했다. 또한, 작년 12월 유명 영국 게임 잡지 ‘PC Gamer’에서 ‘최고 게임 디자인(Best Design)’ 부문과, 지난 1월 진행된 ‘스팀 어워드 2023’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sit back and relax)’ 부문을 수상하며, 참신한 게임성과 높은 완성도로 전세계 유저와 평단 모두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퍼스트 디센던트 이미지 [사진 넥슨]

한국 서브컬처 게임의 한 획을 그은 ‘블루 아카이브’와 엠바크 스튜디오의 차세대 글로벌 슈팅 게임 ‘더 파이널스’도 성공적으로 게임 시장에 안착했다.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여기에 ‘아크 레이더스’, 현실감 넘치는 도심을 배경으로 한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 ‘낙원: LAST PARADISE’까지 다양한 신규 IP 게임을 개발 중에 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등 꾸준히 사랑받아온 인기 IP들을 확장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 맞춰 개발한 ‘메이플스토리 M’ ‘바람의나라: 연’과 곧 선보일 ‘마비노기 모바일’부터 ‘던전앤파이터’ IP를 재해석해 다른 장르로 탄생한 ‘던전앤파이터 듀얼’과 ‘퍼스트 버서커: 카잔’, 샌드박스 플랫폼으로 서비스 중인 ‘메이플스토리 월드’까지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넥슨은 지난 10월 넥슨 사옥에서 미디어데이 ‘NEXT ON’을 개최하고 업계를 선도하는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미래 비전과 진화 전략을 발표했다. 김정욱,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는 넥슨의 3대 가치를 통한 기업 경영 가치관을 소개하고 핵심 강점의 극대화를 통한 IP 파이프라인 강화·글로벌 확장 방향성을 제시했다.

강대현 대표는 “넥슨의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된 역량을 강점으로 더욱 세밀하게 가공하고 이를 통해 유저들에게 혁신적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집중할 것”이라며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와 다채로운 IP 연구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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