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ESG시장 새 국면…규제 강화에도 기회 여전[대신경제연구소 ESG 인사이트]
엄격한 검증 불가피…ESG 관련 분쟁 증가할 듯
기업, 규제 환경 헤쳐갈 지혜와 현명함 필요
[백재욱 대신경제연구소·한국ESG연구소 대표이사] 2025년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가 밝았다. 뱀은 지혜와 현명함을 상징하는 동물이자, 뱀이 허물을 벗는 것처럼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해석하며, 회복과 치유 그리고 적응력으로 상징한다. 2025년 맞이할 ESG 시장 상황과 맞닿아 있지 않을까 한다.
최근 몇 년간 기업에게 ESG 경영은 가장 중요한 화두이자 필수요건이 됐다. 2023년은 지속적인 고금리 환경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증가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시장 불안정성이 가중됐다. 글로벌 경제 불안으로 많은 기업들은 비상경영 체제와 맞물리면서 ESG 경영 투자 시장은 도전적인 한 해를 보냈다. 이러한 환경에도 2024년은 EU를 중심으로 ESG 공시 및 실사 등에서의 규제를 강화하고 고도화, 다양화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25년 을사년, 우리 기업들은 어떤 시장에 직면할 것인가.
2025년 ESG 시장은 규제 강화와 함께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한 해가 될 것이다. EU의 ESG 관련 규제가 마무리 단계고,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과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SFDR)의 본격적인 시행,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표준도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EU 외 기업의 유럽 자회사까지 포함해 약 5만 개 기업에 적용될 CSRD에 대한 첫 보고 결과가 나올 예정이며, 이로써 ESG 관련 규제는 전 세계적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기업에게 ESG는 전략의 핵심 요소로 통합될 수 밖에 없고, 기업들이 더 나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ESG 규제 강화로 인해 ESG 관련 분쟁도 증가할 것이다. 기업들이 불완전하거나 부정확한 ESG 보고를 할 경우, 투자자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1800건 이상의 기후변화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며, 로열더치쉘·Total Energies·EDF 등 대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 미흡이나 인권 침해 등의 이유로 소송을 당한 사례가 발생했다.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규제 강화로 엄격한 검증이 불가피하며, 법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음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2025년 기업의 ESG 경영은 경기 부양의 기회가 될 것이다. EU의 그린딜과 같은 정책은 친환경 산업과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며, 이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밖에 없다. EU는 지속가능한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법적 프레임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 산업과 기술이 활성화될 것이며, 기업은 이를 기회로 삼아 ESG 투자와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정책은 기업에게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와 관련한 투자가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2026년 시행에 대한 기업의 대응이 2025년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며,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본시장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투자자 보호 역시 주목할만한 이슈다. 강력한 보호 제도는 투자자 신뢰를 증진시키고 자본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기업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어 경제 활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와 기업 경쟁력 간의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ESG 관련 공시와 지속가능성 보고 규제 강화는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의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ESG 요소가 투자 결정에 점차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기업들은 신뢰할 수 있는 ESG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이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핵심적인 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정책 당국과 기업이 ESG 전략을 잘 조율해 경영권 분쟁 등의 갈등을 피하고, 장기적인 시장 활성화와 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균형 잡힌 접근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2025년 자본시장에서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ESG 시장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2025년, 기업은 복잡한 ESG 규제 환경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와 현명함이 필요하고 ESG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규제 강화와 함께 ESG 공시, 이해관계자 요구 등의 다양한 변화와 글로벌 이슈인 기후변화 및 사회적 다양성에 대한 적응력과 유연함이 요구된다. 또한 환경과 사회의 회복과 치유, 지배구조를 통한 생태계 회복으로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야 할 것이다.
2025년 을사년, 푸른 뱀의 해에 기업들은 ESG 경영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SG를 미래 성장의 중심에 놓고, 함께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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