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늦어지는 IPO '마수걸이 딜'... 중형사 강자 입지 지킬까
대신증권, 단독 IPO 주관 지연…1분기 1건 소화 유력
키움·신한투자증권 IPO 두각… 중위권 다툼 치열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중형 증권사 중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두드러진 존재감을 보여주던 대신증권의 첫 단독 주관 IPO 레코드 달성이 늦어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전통 기업금융(IB) 강화를 외친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등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올해 IPO 시장의 중위권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올해 처음으로 단독 주관하는 한텍이 오는 3월 중순경 상장할 예정이다. 당초 3월 초 상장이 예상됐으나, 한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이 이뤄지며 일정이 다소 미뤄졌다.
현재 대신증권이 IPO를 주관하는 기업 중 스팩합병을 진행중인 티씨머티리얼즈의 합병기일이 4월 1일인데다,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바이오비쥬, 나우로보틱스 등이 아직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대신증권의 1분기 IPO 단독 주관 실적은 한텍 1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던 기업들의 IPO 일정이 지연되거나 철회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6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던 이녹스에코엠은 2차전지 시장의 불황으로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영광와이케이엠씨도 반도체 산업 관련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상장을 포기했다. 한편 엠틱스바이오‧아우토크립트 등은 아직까지 상장예심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같은 부진한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던 대신증권 IPO 부문의 성적표를 떠올리게 한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6월까지 단 2건(라메디텍, 엑셀세라퓨틱스)의 IPO만을 성공시키는 데 그쳤다. 하반기에 IPO 트렉 레코드를 늘리면서 최종 리그테이블 순위를 10권 안으로 끌어올렸지만, 지난 2021~2023년 매 분기 꾸준한 실적을 보이면서 매년 11건 이상의 IPO를 성사시켰던 흐름과는 차이가 있었다.
여기에 대신증권이 2023년 8월 대표 주관했던 시큐레터가 상장 8개월 만에 상장폐지된 사례도 IB 하우스 전반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증권은 당시 시큐레터를 기술평가트랙으로 상장시켰음에도 성장성 추천 트랙에 대한 제재만 받는 등 비교적 가벼운 처분을 받았지만, 전반적인 평판 하락은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본격적으로 IPO 시장에 침투하며 대신증권의 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와 김상태 전 신한투자증권 대표가 'IB 강화'를 외치며 IPO 부문에 크게 힘을 싣었는데, 그 결실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단 3건의 트랙 레코드를 달성하며 아쉬움을 삼켰던 키움증권은 올해 IPO 주관 건수가 부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미 합병 승인을 마치고 3월 7일 상장이 예정된 에스엠씨지를 비롯해, 에르코스, 지슨과의 스팩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아른, 도우인시스, 숨비 등의 기업의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로, 상반기 내 지난해 실적을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 공동주관에 참여하며 체급을 키웠던 신한투자증권도 올해 좋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위츠, 쓰리에이로직스를 연달아 상장시킨 데 이어, 티엑스알로보틱스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이미 예심을 통과한 키스트론과 함께 레메디, 비전사이언스, 그래피, 노벨티노벨리티 등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전통 IB 부문으로 다시 눈을 돌리면서 IPO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리그테이블 상위권을 차지하는 대형 증권사들은 탄탄을 기반을 갖고 있는 만큼 변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중위권 및 하위권 증권사들은 그 해 실적에 따라 얼마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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