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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유치보다 ‘장기 이용자’ 혜택 강화”...집토끼 지키는 통신 3사

[단통법 폐지, 고민 커지는 통신사] ②
3사 정책 모두 아는 판매점, 지원금 경쟁 예상
비용 부담 큰 통신사, 기존 이용자 만족도 높이기에 힘 써

단통법 폐지 이후 판매점들의 지원금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이 7월부터 폐지하면서 통신사들의 장기 이용자 지키기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지원금 상한선이 법적으로 정해져있던 때와 달리, 단통법이 폐지되면 소형 판매점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지원금이 제공되면서 번호이동(통신사 변경) 신규 유치 사례가 크게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통신사들의 기조는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지원금 늘리기’ 보다 ‘장기 이용자 혜택 강화’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이는 모두 마케팅 비용인데, 인 당 수십만원이 할당되는 지원금 늘리기 보다 서비스 혜택을 늘리는 것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특히 B2C 통신업이 주요 사업이었던 과거와 달리, AI 사업 등 B2B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통신사들이 단통법 이전의 10년 전처럼 지원금 경쟁에 직접 개입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지난해 4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단통법 폐지 이후, 지원금 경쟁에 오르기 보다 본원적 가치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지난해 12월 단통법이 폐지되면서 향후 이동통신시장 경쟁 구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가입자 유치 활동의 자유도가 높아지지만, 무선 시장의 결합률이 크고 휴대폰 교체주기가 증가하면서 소모적인 경쟁이 적합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LG유플러스는 고객에게 본원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 발전적인 경쟁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장기 가입자 우대 혜택 늘리는 통신사 
SK텔레콤과 KT 역시 단통법 폐지 이후 대대적인 지원금 확대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통신사 3사는 '장기 이용자 혜택'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일정 기간 가입을 유지한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 제공해 통신사 사용 충성도를 높이고, 동시에 타사 이동을 막겠다는 것이다.       

먼저 SK텔레콤은 올해 초부터 T멤버십 중에 장기 이용자를 위한 ‘스페셜 T’을 마련해 이벤트를 제공한다. 현재 진행 중인 이벤트로는 10년 이상 장기 이용자를 대상으로 국내 프로농구리그 ‘KBL 24-25시즌’을 초대한다. 3월 16일까지 SK나이츠의 홈경기마다 250명을 무료로 초정한다. 또 5년 이상 사용자에게는 매년 가입 연수만큼의 데이터(1GB 단위)를 제공하고, 10년 이상 이용자에게는 매월 인터파크 티켓을 통한 공연·전시 할인, 30년 이상 이용자에게는 T멤버십 VIP 업그레이드 혜택을 제공한다.

KT는 매달 다른 혜택을 제공하는 ‘초대드림’ ‘쿠폰드림’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초대드림은 지난 1월에는 스키장을 초대하고 지난해 가을에는 캠핑장을 초대하는 등 매달 시즌에 맞춰 시기에 맞는 행사를 기획하고 장기 이용자를 초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쿠폰드림은 모바일과 인터넷, TV 등을 이용한 합산 기간 기준에 맞춰 5년부터 20년 이상까지 나눠 쿠폰 수를 최소 6장부터 최대 10장까지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2년 이상 사용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데이터 쿠폰을 제공하고 휴대폰 수리비를 지원하는 등의  ‘장기고객 더 좋은 혜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KT가 지난 1월 장기 이용자를 스키장에 초대하는 초대드림 혜택을 제공했다. [사진 KT]

5G·LTE 구분 없앤 통합 요금제 출시 예정 
또 통신사들은 올해 통합 요금제를 출시하는데, 이 요금제 설정에도 자사 이용자 만족도 높이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통신사 3사 대표는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통합 요금제 출시를 논의한 바 있다. 이에 류제명 네트워크정책실장은  “KT는 내년 1분기까지 LTE와 5G를 통합한 요금제를 신설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빠른 시일 내에 통합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통합 요금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LTE 속도가 5G의 5분의 1 수준인데 비해 일부 요금제 구간에선 요금이 더 비싸다는 지적에 따라 나온 대책이다. 이에 SK텔레콤과 KT는 각각 LTE 요금제 46종과 36종에 대한 신규가입을 중단했고, LG유플러스 역시 LTE 요금제 84종 가운데 52종을 종료했다. 5G·LTE 구분을 없앤 통합 요금제 출시로 이용자는 데이터량, 속도 등 본인 사용패턴에 맞는 요금 상품을 선택해 더 강화된 이용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3사의 정책을 모두 알고 있는 판매점 같은 경우 단통법 폐지 이후, 유리한 쪽으로 번호이동을 유도하며 지원금을 대폭 늘릴 수 있지만, 통신사 각 사가 신규 이용자 유치를 위해 지원금을 갑자기 늘리기는 힘들 것”이라며 “반면 통신사들은 요금제를 개선하고 장기 이용자를 위한 혜택을 강화하는 등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고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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