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암으로 ‘레어노트’ 사업 확대” [이코노 인터뷰]
휴먼스케이프 김용현 이사, 백하원 레어노트 사업총괄
지난해부터 환자 지원 프로그램 대행 시작
“올해 협력 병원·기업 늘려 영역 확장할 것”

산모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마미톡’을 개발한 10년차 스타트업 휴먼스케이프는 희귀질환 환자가 더 쉽게 희귀질환과 관련한 의학 정보를 습득하고,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현황을 알 수 있는 서비스 ‘레어노트’를 2019년 개발했다. 레어노트는 1100여 개의 희귀질환 정보를 제공하는 앱으로, 회원 수는 5만2000명 이상이다. 휴먼스케이프는 헬스케어 시장에서 좁은 시장을 발굴하며 현재 국내외 기관·기업과 협력하며 희귀질환 환자들의 치료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 희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스크리닝 사업은 휴먼스케이프가 레어노트 사업을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한 기업이 국내 희귀질환 치료제를 출시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이 보장돼야 한다. 국내 희귀질환 환자들이 치료제를 쓸만한 시장 환경이 조성됐는지도 중요하다. 특정 희귀질환 시장의 국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희귀질환 환자가 고가의 치료제를 구매하도록 보험 급여 등이 잘 갖춰져 있는지와 관련한 정보가 기업에게 필요하다는 뜻이다.
매년 2월 마지막 날로 지정된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만난 김용현 휴먼스케이프 이사는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한 기업들이 한국에 치료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해당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약제의 허가와 급여 과정에서 필요한 근거들은 무엇인지, 급여 이후 환자들에게 이런 정보를 알려 치료제를 잘 사용하도록 조치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데 특히 환자들의 상황을 제대로 스크리닝하지 못하면 기업이 치료제를 출시해도 매출로 직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약사와 레어노트 협력 강화
환자 스크리닝은 특정 질환을 앓는 환자를 식별하는 일을 말한다. 다국적 제약사가 개발한 치료제는 통상 국내 출시 전 약물 허가와 급여 등재, 약가 산정, 제품 판매의 과정을 거친다. 휴먼스케이프에서 레어노트 사업을 담당하는 백하원 총괄은 “제약 기업이 이런 과정을 추진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환자들이 특정 풀(pool)에 모여있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휴먼스케이프는 레어노트를 통해 3~5년 동안 특정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정보를 축적했고,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거나 환자와의 접점을 늘려 치료제를 서둘러 국내 출시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먼스케이프는 희귀질환 환자들의 치료제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환자 지원 프로그램 대행 사업도 최근 시작했다. 환자 지원 프로그램은 해당 치료제를 개발한 기업이 환자가 치료제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고가의 의약품인 경우 치료제 비용을 일부 환급하거나 지원하는 것이다. 기존의 환자 지원 프로그램은 신청 시 여러 서류를 대행 기관에 직접 제출하는 등 디지털화가 더뎠다. 휴먼스케이프는 환자가 진료비 세부내역서와 의료진 추천서 등을 레어노트 앱을 통해 제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이사는 “환자 지원 프로그램 대행 사업을 치료제 비용 지원 외 환자 관리 서비스로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현재는 담당 간호사가 환자들과 30분~1시간가량을 직접 소통하며 복약 상황을 점검하지만, 앱을 통해 한차례 환자의 복약 상황을 살펴보면 담당 간호사의 업무 강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레어노트 사업의 방향성은 희귀질환 영역에서 기업이나 기관이 환자와 만나는 접점을 확대하고, 중간 다리 역할을 하자는 것”이라며 “올해 30개 이상 기관, 기업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종양으로 사업 확대…희귀 암 집중
휴먼스케이프는 환자 지원 프로그램 대행 사업 범위를 올해 암을 비롯한 중증난치질환 환자로도 확대한다. 환자 지원 프로그램 중 치료제 비용 지원은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고, 암 또한 희귀 암이라면 사업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백 총괄은 “암 치료제는 특정 암세포를 찾아내는 표적치료제로 (치료 경향이) 바뀌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이런 암은 해외에서 희귀 암으로 분류되는 추세”라며 “레어노트 서비스에서 올해 50~70여 개의 세부적인 암 질환을 추가해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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