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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올해 키워드는 ‘해외 수주·에너지·복합개발’

[건설사 톺아보기-현대건설]②
뉴질랜드 주택개발·사우디 송전선로 건설 사업 진출
美 SMR 사업 진출, 2030년 상업 운전 목표

현대건설이 수행한 사우디 리야드 380㎸ 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 모습 [사진 현대건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현대건설의 올해 중점 과제는 ▲해외 수주 ▲에너지 ▲복합개발로 꼽힌다. 지난해 1조2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건설은 올해 목표로 ▲매출액 30조3873억원 ▲수주 31조1412억원 ▲영업이익 1조1828억원을 잡았다. 주요 원전 프로젝트와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통해 견조한 매출을 이어가는 한편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핵심 프로젝트를 위주로 선별 수주하고 원가율과 공사비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1965년 국내 최초로 해외 건설시장의 문을 연 대표 건설사다. 중동 지역과 동남아·미주·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서 공사를 수행해왔다. 2010년에는 국내 건설업계 중 처음으로 해외 공사에서 연간 110억달러를 수주해 ‘단일 기업 해외공사 수주 1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2013년 11월에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누적 해외 수주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대한민국 해외 수주 누적액 1조9억달러 중 현대건설의 수주액은 1455억 달러로 약 14.5%를 차지하고 있다.

저층 위주 뉴질랜드 주택시장에 한국식 주거문화 심는다

올해에도 해외 수주를 확대한다는 게 현대건설의 계획이다. 특히 뉴질랜드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손잡고 뉴질랜드 주택 건설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현대건설과 KIND는 최근 뉴질랜드 토지주택공사인 카잉가 오라(Kāinga Ora)와 ‘뉴질랜드 주택개발 사업 분야 협력에 관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친환경·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 제안과 재정·기술 지원 검토를 맡고 KIND는 정보 검토를 통해 양국간 협력 및 금융 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카잉가 오라는 사업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인허가를 지원하기로 했다.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은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를 중심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뉴질랜드 정부가 주택 건설 촉진에 앞장서고 있는데 중소 규모, 저층 주택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대규모 중층(5층 이상) 개발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회사 측은 오클랜드를 시작으로 뉴질랜드의 주택 개발 사업에 마스터플랜 단계부터 참여해 뉴질랜드 주거 환경에 한국식 주거문화(K-Housing)를 접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기차 충전소와 태양광 패널, 특화 커뮤니티 시설 등 현대건설만의 독자적인 친환경·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한국형 라이프 스타일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에너지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사우디 전력청(SEC)이 발주한 ‘태양광 발전 연계 380㎸ 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를 연달아 수주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사우디 메디나와 젯다 지역에 각각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메디나 지역에 구축하는 ‘후마이지 태양광 발전 연계 380kV 전력망’은 사우디 서부 내륙의 후마이지에 건설 예정인 태양광 발전소에서 메디나 인근의 변전소까지 연결하는 311km의 송전선로다. 젯다 지역에 건설하는 ‘쿨리스 태양광 발전 연계 380kV 전력망’은 사우디 서부 해안 쿨리스에 건설 예정인 태양광 발전소에서 메카 인근의 기존 전력선로를 연결하는 180km의 송전선로다. 총 공사금액은 약 3억8900만달러(약 5125억원) 규모다. 두 프로젝트 모두 2027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있다.   

이밖에도 현대건설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SMR 개발업체 홀텍과 손잡고 미시간주에 300㎿(메가와트)급 소형모듈원자로(SMR) 2기 건설 추진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홀텍과 미시간주 팰리세이즈 원자력발전소에서 ‘미션 2030’ 행사를 열고 올 연말께 ‘펠리세이즈 SMR-300 최초호기(FOAK)’ 프로젝트를 착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MR은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킨 300MW 이하의 소규모 원전이다. 최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미 SMR 기업들과 앞다퉈 협력 관계를 맺고 현지 진출 및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홀텍 크리스 싱 회장(왼쪽)과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이사(오른쪽)가 미국 팰리세이즈 원자력발전단지에서 확장 협력 합의서에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현대건설]

美 소형 원전 사업 진출, 올해 착공 계획
 

현대건설은 2021년 홀텍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진출 협력계약을 맺고 ▲SMR 개발 및 사업 추진 ▲원전 해체 사업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구축 등 원전 밸류체인 전반의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해왔다. 또 미시간주 코버트에 위치한 홀텍 소유의 팰리세이즈 원전단지에 300MW급 SMR 2기를 신설하기로 하고 그동안 지반 및 지질조사,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한 현장 맞춤설계를 진행했다. 양사는 올 상반기 내 설계를 완료하고 연말께 착공해 2030년 상업운전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미 정부의 인허가 과정 등을 거쳐 계획대로 착공에 들어가면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 SMR을 건설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복합개발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복합개발이란 ▲주거 ▲업무 ▲상업 ▲연구 ▲문화 ▲숙박 ▲위락 등의 시설을 복합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건설은 최근 1조6267억원 규모의 서울 강서구 가양동 업무복합시설 신축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가양동 CJ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4층 규모로 ▲지식산업센터 ▲업무 시설 ▲근린생활 시설 등을 건설하는 공사다. 계약 상대는 인창개발이다. 

현대건설은 와이디427피에프브이(PFV)가 발주한 ‘서울역 밀레니엄 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 및 철거공사’(힐튼호텔 개발사업)를 수주하기도 했다. 힐튼호텔 개발사업은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5가에 위치한 힐튼호텔을 철거하고, 연면적 10만5619평 지하 10층~지상 39층 규모의 대규모 복합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다. 총공사비는 1조1878억원이다. 현대건설은 애플과 블룸버그 본사를 고안한 세계적 설계사 ‘포스터+파트너스’와 협업해 최고급 상업용 부동산인 ‘트로피 에셋’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부지 내 초대형 오피스 1개 동과 6성급 호텔이 새롭게 자리 잡고 전체 대지 면적의 40%는 시민을 위한 공개 녹지로 구성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울역은 국내 모든 도시와 전 세계를 잇는 교통의 핵심 거점으로 고급 인력과 관광객이 유입되는 국제적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며 “현대건설은 개발사업 경험과 시공 기술을 투입해 복합투자개발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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