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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AI 시대 개막”...B2B 신사업으로 수익 창출 나선다

[잘나가는 기업의 조건 ‘AI 활용’] ②
기업용 AI 시대 개막...SKT, KT 신기술 선봬
업무 특화 AI 기술로 B2B 사업 확장

유영상 SKT CEO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5 기자간담회에서 AI 사업 고도화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SKT]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기업용 AI(인공지능)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022년 챗GPT가 등장한 이후, 직장인들이 AI 활용이 일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일반 사무직들이 업무용 AI 기술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고서 ‘직장에서의 AI 사용’에 따르면 근로자 5334명 중 80%가 AI가 업무 성과를 높였다고 답했다. 

이 같은 흐름에 업무를 돕는 AI 기술이 새로운 B2B 사업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이 업무용 AI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내부 직원용 서비스로 운영하다, 이를 외부 기업에게도 판매하며 수익을 창출한다. 

업무 특화 개발로 돈 버는 AI 
가장 최근 업무용 AI  기술 사업성에 포부를 밝힌 기업은 SKT. 유영상 SKT 대표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막을 앞두고 스페인 현지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수익 창출 전략을 발표했다. 유 대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돈버는 AI를 시작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에서 시작해 AI B2B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가 말한 SKT의 대표적인 AI B2B 기술로는 올해 출시 예정인 ‘에이닷 비즈’가 꼽힌다. 

에이닷 비즈는 SKT의 AI 기술 에이닷의 업무 특화 기술로 회의실 예약, 회의록 작성 등 업무 전반에서 사용하는 ‘에이닷 비즈’와 법무, 세무, 인사 등 특화 영역에서 기능을 제공하는 ‘에이닷 비즈 프로’ 등 두 가지로 제공된다. SKT는 에이닷 비즈를 올해 그룹 내 계열사 직원용으로 사용하다 외부 판매 서비스로 확산할 계획이다.

KT 역시 사무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KT는 이번 MWC에서 KT 광화문빌딩 WEST 사옥을 모티브로 해 전시 부스 안에 사무 공간을 마련해 관련 업무용 AI 기술을 보였다. 먼저 KT는 통신시장 경쟁분석 에이전트 기술을 선보였는데, 이 기술은 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내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해 각 도메인 영역에 맞는 맞춤형 분석 결과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사용자의 질문을 받은 후 적절한 답변을 생성하기 위해 어떤 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하고 직접 분석하며 유용한 정보를 발굴한다. 사용자는 이를 바탕으로 이메일 발송이나 일일 보고서 작성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이 보유한 GPU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GPU 할당 에이전트 기술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실시간 GPU 자원 현황과 사용자의 수요에 따라 능동적으로 GPU 자원을 할당하고 스케줄링한다. 이 과정에서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프로젝트 우선순위와 GPU 활용률 등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KT가 개발한 GPU 할당 에이전트 화면 모습. [사진 KT]
롯데와 삼성도 업무용 AI 기술을 개발하고, 외부 판매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롯데이노베이트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기술인 ‘아이멤버’는 롯데그룹 내 직원들만 사용하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대외 서비스가 가능한 SaaS(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바뀌며 타 기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아이멤버에 회의록 자동 생성 기능, 보고서 자동 생성 기능을 추가하는 등 업무 특화 AI 기술을 발전시켜 대외 사업 확장을 목표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앞으로 AI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아이멤버의 지속적인 고도화 및 개선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도 지난해부터 기업용 생성 AI 기술인 ‘패브릭스’를 앞세워 AI 비즈니스에 나서고 있다. 사용자는 패브릭스를 활용하면 해외 신제품 출시를 위한 보고서 초안을 5분 안에 작성하는 등 업무에 필요한 서류 작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삼성은 현재 판매하고 있는 패브릭스 운영과 동시에, 업무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 지원도 준비하고 있다. 이 기술은 세계 최초로 3개 이상의 언어를 동시에 인식해 통·번역을 지원하는 기능을 자랑한다. 한국어·영어·중국어·독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10개 언어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고, 러시아어·헝가리어·아랍어 등 15개 언어에 대해선 번역 서비스를 지원해 해외 사업자와 회의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확장하는 AI 에이전트 시장
AI 기술의 원천으로 통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업무용 AI 기술 출시에 나서고 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웹 브라우저에서 업무를 대신하는 ‘오퍼레이터’를 올해초에 공개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앤스로픽이 키보드 입력부터 클릭, 마우스 커서 이동과 같은 컴퓨터 조작을 대신 해주는 AI 기술 ‘컴퓨터 유즈’를 내놨다.

이처럼 업무를 돕는 개인 비서와 같은 역할을 하는 AI 기술, AI 에이전트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은 세계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지난해 51억 달러에서, 연평균 47.3% 성장해 2030년엔 618억 달러까지 확대할 것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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