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바뀔 대한항공 유니폼...‘객실 승무원’에게 직접 물어보니
2027년 통합 대한항공 유니폼 공개
철저한 보안, 조원태 회장도 초안 못 봐
객실 승무원이 바라는 색은 ‘짙은 남색’
또 다른 희망사항 ‘기능성 운동화’ 도입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모든 항공 승무원은 유니폼을 입는다. 유니폼은 항공사의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된다. 여러 항공사가 ‘유니폼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항공사의 유니폼은 고유 브랜드 색을 반영하는 게 일반적인데, 현재 대한항공 유니폼의 경우 하늘색과 베이지색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늘을 품어온 이 유니폼은 이제 곧 바뀔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027년 대한항공의 신규 유니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2027년은 아시아나항공과의 완전 통합이 완료돼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하는 시점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새롭게 태어나는 만큼, 소속 승무원들도 새로운 유니폼과 함께 고객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유니폼은 1969년 ‘1기 유니폼’을 시작으로 수 차례 변화를 맞이해 왔다. 현재 대한항공의 유니폼 디자인은 11기다. 대표색은 하늘색과 베이지색이다. 11기 유니폼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지안프랑코 페레’가 맡았는데, 이탈리아 3대 디자이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의 현재 유니폼은 한 때 ‘명품 유니폼’으로 불리기도 했다.
심혈을 기울인 만큼, 호평도 자자하다. 대한항공의 유니폼은 ‘미적’으로 아주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유니폼이 가장 아름다운 항공사’ 목록 중 대한항공을 8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승무원의 유니폼이라는 매개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린 셈이다.
대한항공은 이제 새 옷을 준비 중이다. 2027년에 공개될 유니폼은 창립 이후 12번째 유니폼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유니폼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크다. 객실 승무원들 사이에서도 새로운 대한항공의 유니폼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올 정도라고 한다.
초기 단계임과 동시에 보안이 철저한 탓에, 구체적인 색상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차 초안을 보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 대한항공 관계자 역시 ‘현재로서 유니폼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모두의 궁금증이 커지는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대한항공을 진두지휘하는 조 회장 조차 미처 보지 못한 유니폼이기 때문이다.
유니폼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가는 만큼, 희망 사항도 존재한다. 이 희망 사항은 새롭게 탄생할 유니폼을 입고 승객을 맞이할 객실 승무원들의 바람이다.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새 유니폼에 적용되길 바라는 색상은, 다름 아닌 ‘감색’(짙은 남색)이었다. 이 같은 색상을 원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소속 승무원 A씨는 “새롭게 바뀔 유니폼에 대해 승무원들 사이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워낙 보안이 철저한 탓에 그 누구도 유니폼 색상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다만, 승무원들 사이에서 새 유니폼에 감색이 적용됐으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왜 여러 색상 중 감색이냐는 질문에 A씨는 “현재 대한항공의 유니폼도 아름답지만, 승객을 응대할 때 와인이 튀거나, 음식물이 튀는 등 오염되는 경우가 빈번했다”며 “다만 남색의 경우 이물질이 튀어도 크게 티가 나지 않아 승무원들 입장에서는 이 같은 불편을 해소하고, 승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소속 승무원 B씨는 “유니폼은 스판이 들어간 어두운톤이길 바란다"며 “특히 유니폼 위에 자수로 더해지는 윙 디자인이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B씨는 "가급적이면 발이 편한 운동화도 도입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바뀌는 유니폼, 운동화 도입은
대한항공의 신규 유니폼 도입 소식과 함께 ‘운동화’ 도입 여부도 함께 떠오른다. 유니폼 디자인 변화를 넘어 승무원들이 조금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기능성 운동화’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유니폼과 함께 착용하는 구두가 승무원의 건강을 해친다는게 그 이유다.
실제 비행 중인 기내는 지상보다 공기 압력과 습도가 낮아진다. 이 때문에 혈액순환이 저하되는데, 꽉 끼는 구두를 신을 경우 혈액 순환은 더욱 악화 된다. 승무원들의 다리가 자주 붓는 이유 중 하나다.
또, 딱딱한 구두 밑창은 발바닥 피로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에 따르면 객실 승무원은 기내에서 하루 평균 1만5000보 이상을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서 일하는 시간이 14시간 이상으로 파악됐다. 구두가 아닌, 운동화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객실 승무원을 위한 운동화를 선보인 항공사도 있다. 충북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항공이 그 주인공이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지난 2022년 항공업계 최초로 승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운동화를 도입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동화 도입에 대해 업계에서도 찬성과 반대가 갈리는 상황”이라며 “물론 실용적이고 편한 운동화가 도입이 되면 좋겠지만, 일반적으로 유니폼의 경우 정장을 기반으로하기에 단순히 운동화를 도입하기란 쉽지 않다. 또 유니폼과 운동화와 얼마나 조화롭게 어울리는지 등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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