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9천피' 불장 속 1조3천억원 매도세…국민연금 선제적 대응, 왜?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최근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5,000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4거래일 동안에만 1조 2,696억 원어치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일별로는 17일 1,676억 원, 18일 3,920억 원, 19일 5,267억 원, 22일 1,833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시장에서는 이 물량의 대부분이 국민연금의 차익실현 매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매도의 배경에는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규정이 자리 잡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상향하고 허용 범위 변동 폭을 최대 ±8%까지 넓히며 비중 상단을 28.8%까지 확대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증시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가이드라인인 3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6월 말로 예정된 리밸런싱 한시 유예 종료 시점에 맞춰 규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선제 물량 조절에 나선 것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비중 상단을 맞추기 위해 향후 최대 60조 원 규모의 주식을 추가로 처분해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와 같은 급격한 매물 폭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일 매도 집행 규모를 축소하고, 장기에 걸쳐 분산 매도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한 달간 연기금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삼성전기로 총 7,770억 원의 순매도가 기록됐다. 이어 SK스퀘어(4,749억 원), 미래에셋증권(2,921억 원), 두산(2,117억 원), LG이노텍(1,879억 원), 삼성전자우(1,858억 원), 포스코홀딩스(1,553억 원) 순으로 매도세가 강했다. 증시 급등에 따른 수익 실현과 자산 배분 리밸런싱이 동시에 전개된 결과다.
반면 이 같은 기계적 매수·매도 와중에도 미래 성장성이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특정 우량주에 대한 선별적 매수 기조는 유지됐다. 연기금은 리밸런싱 기간 중에도 네이버(4,598억 원)와 SK하이닉스(4,318억 원)를 비롯해 현대모비스(1,589억 원), 삼성생명(1,100억 원), 신한지주(1,016억 원) 등은 지분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재편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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