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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능은 구글, AP는 퀄컴”...갤럭시 S25 핵심은 전부 미국산?

[갤럭시 S25 흥행과 이면] ②
삼성 자사 AP 함께 쓰던 전 시리즈와 달라
퀄컴, 마이크론에게 납품 받아...경쟁력 떨어져

삼성전자 갤럭시S25 시리즈가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삼성 갤럭시 S25 시리즈에 전 세계적으로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돼 기쁩니다.” 갤럭시 S25 흥행에 따로 웃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 앞서 소개한 인용구는 지난 2월 자사 1분기 매출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공식석상에 나선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 말이다. 

퀄컴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순익 부분에서 지난해보다 각각 17%, 15% 늘어나 매출 116억6900만 달러, 영업이익 31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태블릿PC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3% 늘면서 매출 향상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는 삼성 갤럭시 S25의 공이 큰 비율을 차지한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S25에 사용되는 AP를 모두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 제품으로 사용했다. 지난 시리즈인 S24에서는 일부 모델에 퀄컴 제품을 쓰고 또다른 일부 제품은 삼성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AP인 엑시노스를 썼지만, 이번 S25 시리즈에는 퀄컴 제품만을 전량 탑재했다. 삼성 측은 갤럭시 S25에 반도체 사업부가 개발한 AP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할 계획이었지만 성능과 수율 부분이 맞지 않아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부품 살펴보니...이윤 줄 수밖에 
결과적으로 갤럭시 S25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이 삼성의 작품은 아닌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이윤적인 측면에서 삼성은 울상 짓을 수 밖에 없다. 앞서 삼성은 갤럭시 S23 시리즈에도 퀄컴의 AP를 전량 사용한 바 있는데, 당시 기기 생산 비용이 전년 동기대비 80% 이상 뛴 바 있다. 업계는 현재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한 ‘스냅드래곤8 엘리트’는 이전 AP보다 가격이 30%가량 더 비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갤럭시 S25 가격을 S24와 같게 책정한 삼성 측은 기기 생산 비용은 늘었지만 소비자가는 동결인 상태이기 때문에 S24때보다 흥행을 하고 있어도 이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메모리도 삼성 제품이 아닌 마이크론의 모바일 D램이 공급됐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 사업부는 S25 시리즈의 저전력 D램의 1차 공급사로 삼성이 아닌, 미국의 마이크론을 선택했다. 이전까지 마이크론이 2차 공급사로 메모리를 공급해왔다면 갤럭시 S25에서는 1차 공급사로 대부분의 제품 메모리를 납품하는 것이다.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 S25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이 강조하는 갤럭시 S25의 AI 기능 역시 자사 기능만 들어가지 않았다. AI 기술로 동영상 속 소음을 지우는 등 삼성 자체 AI 기능이 적용됐지만 음성 AI 비서는 모두 구글의 제미나이 기능이다. 이번 갤럭시 S25의 차별화된 AI 기능 중 대표로 꼽히는 AI 버튼 기능은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고 음성으로 원하는 기능을 입력하고 시행하는 것인데, 이는 결국 구글의 제미나이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갤럭시 S25의 세계적인 호평과 성공에도 삼성을 고심하게 만들고 있디. 결국 핵심 부품과 기능이 타사 것이기에 갤럭시 만의 차별성이 없다고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퀄컴의 AP는 갤럭시 S25 외에도 샤오미와 아너 등 중국의 AI 폰에도 탑재되고, 구글의 제미나이와 같은 AI 기능은 안드로이드 진영 스마트폰에 모두 사용되는 기능이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중국의 AI 폰과 경쟁해야 하는데, 기능적 측면에서 삼성만의 기능이 없다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어렵다. 

가격 경쟁력 내세우며 ‘갤럭시 AI 폰’ 대중화 꾀해  
현재까지의 삼성 전략은 가격으로서의 경쟁력 강화책으로 보인다. 갤럭시 S25를 출시하며 S24와 가격을 동결한데 이어, 삼성 측은 AI 폰의 대중화를 주장하며 중저가 라인인 A시리즈 출시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앞서 노태문 모바일경험 사업부장 사장은 “새로운 갤럭시 A시리즈는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모두를 위한 AI’라는 갤럭시만의 차별화된 모바일 AI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가격은 더 저렴하게 책정하지만 AI 기능과 하드웨어적 성능을 높여 시장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지난 3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보급형인  ‘갤럭시 A56 5G’와 ‘갤럭시 A36 5G’를 공개했다. 이 A시리즈 모델에는 전용 AI인 ‘어썸 인텔리전스’가 탑재된다. AI 검색 기능 ‘서클 투 서치’를 비롯해 AI가 사진을 분석해 그림자 등을 제거하는 ‘편집 제안’부터 사진 속 원하는 대상을 없애는 ‘AI 지우개’ 기능 등을 더했다. 하드웨어 성능도 강화했다. 두 모델 모두 이전 보다 두께와 무게가 줄었지만, 디스플레이는 0.1인치 더 큰 슈퍼 아몰레드가 탑재됐다. 

하지만 업계는 결국 갤럭시 성공을 위해서는 삼성만의 자립 능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해도 이윤이 낮으면 다음 스텝이 어렵다”며 “지난해 삼성전자 모바일·네트워크 사업 매출을 보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 가량 줄었다. 값비싼 타사 부품과 기능을 계속 사용하다보면 낮아지는 이윤에 허덕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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