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 전쟁, 증시 진단]③
국내 증시 역사적 저점…“상방 열려 있어”
방산‧조선 등 관세 영향 적은 업종, 방어력↑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전쟁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 증시도 정책 방향에 따라 혼돈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관세전쟁의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 국내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시장의 흐름과 대응 전략이 무엇인지 [이코노미스트]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관세전쟁 협상에 따른 국내 증시의 회복 기대감과 함께 급격한 투매보다는 변동성 장세 속에서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관세 우려 해소에 따른 국내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신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은 역사적 저점인 0.8배 수준(12개월 선행 기준)에 불과하다”며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국 주식 가격에 선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상으로 관세 우려가 해소된다면, 우리 증시는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美 정책에 수혜를 받거나, 관세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운 업종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조선·방산을 미국 정책의 수혜를 받는 대표 업종으로 꼽았다. 신 투자정보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조선사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고, 방산은 글로벌 각국의 방위비 증가 압박에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주로 재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엔터·음식료·유통은 관세와 무관하고 경기 불황에도 견조할 수 있는 섹터”라며 “관세 협상 타결 이전까지는 이러한 업종들이 우리 시장에서 주도주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자동차 등 美 관세 피해를 받은 업종은 이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 호흡이 긴 투자자라면, 분할 매수가 가능한 시점이라고 본다”며 “다만, 전방 시장 수요 부진과 美 정책 불확실성이 있는 2차전지 업종은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투자는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단기 변동성을 감내하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에 여유를 갖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 달러 약세 현상과 장기금리 하락은 주식시장 내에서도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 실장은 “달러 약세(코스피 상승) 또는 강세(코스피 하락) 여부는 코스피 수익률 결정에 영향을 주고,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업종 쏠림)·하락(업종 확산) 여부는 업종 집중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현재는 업종 쏠림 보다는 확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코스피 내 2차전지·헬스케어·소프트웨어·철강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했다. 이 실장은 “해당 업종들은 이익 증가가 예상되지만 주가가 많이 빠진 업종들”이라며 “고점대비 주가가 많이 빠진 업종들 중에서 주가수익비율(PER)뿐만 아니라 이익 감소 우려까지 반영이 되며 빠진 업종들이라 향후 반등 시 더 강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그러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과 미국 국채 금리 모두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확실한 방향성이 잡힐 때까지 변동성 장세에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관세 정책‧조기 대선 모멘텀 등 주시
관세 협상의 진전 가능성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큰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위원은 “중국을 제외하면 다른 국가들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리스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증시가 보수적으로 고려한 밸류에이션으로 봤을 때 하방보다는 상방이 열려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방산, 기계, 조선 등 관세 영향이 적은 업종은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다"며 “반면, 미국 매출 비중이 높지만 현지 생산 기반이 부족한 반도체·자동차·일부 의약품은 리스크가 크다”고 봤다. 이어 “반도체와 2차전지는 향후 정책 변화에 따라 재평가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노 연구위원은 “동학개미는 급격한 투매보다는 변동성 방어 중심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방어주(필수소비재·통신·제약)나 내수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낙폭과대 성장주(IT, 미디어 등)에 분산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관세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비중 조절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4월 7일 기준,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8배 하회하며 가격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에는 기술적 반등 이후 관세 영향에 따른 성장률과 주당순이익(EPS) 하락 폭을 결정하는 기간 조정 장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 개선을 위해서는 4월 중 미국 경기 침체 우려 해소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며 “상호관세율 협상을 위해서는 미국 입장에서 해당국과의 상품 수지 적자가 줄어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한국은 6월 3일 조기 대선이라는 차별적 모멘텀(상승 동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신정부 정책 기대감 및 추경 전망으로 관련 정책주가 단기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센터장은 미국의 상품 무역수지 적자가 문제시되고 있어 ▲관세를 피해갈 수 있는 서비스 업종인 엔터‧미용 ▲조기 대선의 부양적 정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필수소비재 ▲경기 둔화 우려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대신 기업과 정부간 거래(B2G) 회귀 분위기로 인한 조선, 방산의 강세가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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