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체류자의 자진 출국을 유도하기 위해 ‘귀국 항공권’과 함께 ‘출국 보너스’까지 지급할 것을 지시했다. 추방 비용 절감과 이민 단속 강화를 내세운 이번 조치는 사실상 강경 이민 정책의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서명한 포고문에서 “불법 체류 외국인을 추방하는 일은 미국의 이민법을 집행하고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법 체류 외국인이 미국을 스스로 떠나도록 유도하고, 이를 지원하는 재정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국민 세금을 크게 절약하면서도 미국의 주권을 되찾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포고문은 앞서 미 국토안보부가 지난 5일 관세국경보호국(CBP) 앱을 통해 자진 출국하는 불법 이민자 대상 항공권을 제공하고, 실제 귀국이 확인되면 1000달러(약 140만원)를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유책만 내놓은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체류를 고수하는 이민자에 대해서는 추방·기소·구금·벌금·임금 압류·자산 몰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을 집행하라”며 강력한 처벌 방침도 천명했다. 

또 향후 60일 이내에 단속·추방 전담 인력을 2만명 이상 증원하고, 자진 출국을 거부하는 불법 이민자에 대해 대대적인 추방 작전에 돌입하라고 국토안보장관에게 명령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정책 외에도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수압 규제 철폐에도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장관에게 수도꼭지, 샤워기, 변기, 세탁기 등에 적용된 수압 제한 규제를 해제하는 절차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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