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2025년, 삼성전자 이후를 묻다…KOSPI 왕좌의 주인은?
- [KOSPI, 한국 경제 지도를 다시 그리다]③
삼성전자 독주 속 신흥 주자 부상…AI·바이오·방산 새 주축으로
다양한 산업군 약진…다시 그려지는 K산업 판도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코스피(KOSPI)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보적 위상은 여전하지만, 왕좌를 향한 새로운 경쟁 구도도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202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팬데믹, 지정학적 변화, 그리고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기술 흐름은 KOSPI의 산업 지형도와 시가총액 구도, 나아가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는 단순히 몇몇 기업의 약진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다변화되는 중요한 전환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2025년 KOSPI는 삼성전자의 뒤를 이을 잠재력을 지닌 차세대 주자들이 시장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주목받는 무대가 되고 있다.
KOSPI 대전환의 촉매제, 팬데믹과 AI 혁명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KOSPI 시장은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를 맞이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비대면 경제를 촉발하며 산업 지형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전통 제조업 중심이던 시장에서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고, 생명과학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들이 KOSPI의 핵심 동력으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변화는 곧바로 기업들의 시가총액 순위 변동으로 이어지며 시장의 무게중심 이동을 예고했다.
여기에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지정학적 갈등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며 에너지 안보 및 방위 산업과 같이 과거 시장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져 있던 분야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만들었다. 이는 특정 산업군의 시가총액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KOSPI의 산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최근 본격화된 AI 혁명은 KOSPI의 구조적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 AI 반도체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는 SK하이닉스를 단숨에 삼성전자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시키며 KOSPI 시가총액 최상위권의 지형을 바꿨다. 뿐만 아니라 AI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접목하거나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는 다수의 기업이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쓰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소수 대형주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술 테마가 공존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굳건한 삼성전자, 그리고 왕좌를 향한 도전자들
AI 시대의 개화와 함께 SK하이닉스는 KOSPI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떠올랐다. 특히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력과 시장 선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5월 22일 기준 KOSPI 시가총액 2위(약 143조원) 자리를 굳혔다. 2025년 1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매출의 36%을 차지하며 1위로 올라선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는 무려 7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바이오 산업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이며 KOSPI의 새로운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초격차’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본격 가동을 앞둔 5공장과 함께, 항체-약물 접합체(ADC) 분야에 대한 선제 투자로 미래 성장 기반도 확장 중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시가총액 약 76조원을 기록하며 KOSPI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셀트리온 역시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글로벌 상위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다수의 판매 허가를 확보하며,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최근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를 통해 신약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약 34조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KOSPI 바이오 양대 축으로 꼽힌다.
미래 모빌리티 전환은 현대차그룹이 이끌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24년 역대 최대 매출인 175조원을 기록하며 전기차(EV)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아는 같은 해 영업이익 12조원을 넘기며 자동차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했다. 각각 KOSPI 시가총액 7위, 9위에 올라 있는 두 회사는 대한민국의 미래차 산업을 대표하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방산과 K-조선 분야의 신흥 강자들도 주목할 만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방산의 대표 주자로,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맞물려 대규모 수출 계약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우주항공 사업 성장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최근 KOSPI 핵심 기업으로 성장했다. HD현대중공업을 필두로 한 HD현대그룹의 조선 부문도 글로벌 조선 업황 회복과 수주 확대 흐름에 힘입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시가총액 상승세가 이어지며 조선 산업의 존재감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2025년 KOSPI는 삼성전자라는 강력한 리더와 함께 AI 반도체·바이오·미래 모빌리티, 그리고 첨단 기술로 무장한 K-방산·조선 등 다양한 산업의 대표 주자들이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시장의 주요 변수지만, 이들의 관심사 또한 과거 전통 제조업에서 이들 신성장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추세다.
KOSPI는 1984년 정부 주도 산업정책, 2005년 수출 제조업 중심 구도를 거쳐, 2025년 ‘혁신과 자율’을 바탕으로 한국 경제의 새로운 지도를 그리고 있다.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선도 기업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함께 성장하며, KOSPI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담대한 도전과성장의 서사를 거쳐온 한국 경제는 KOSPI라는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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