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한국 소주 맛있어요"...필리핀 시장, '진로'가 점령한 이유 [가봤어요]
- 필리핀 시장 점유율 1위 진로...유통채널 지속 확대
K콘텐츠 영향력 확산...韓 문화 스며드는 필리핀

현지인도 반했다...“진로, 부드럽고 깔끔해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필리핀 마닐라 현지의 주요 유통채널인 퓨어골드·SM몰·S&R 등을 돌아봤다. 이 세 곳의 공통점은 모두 하이트진로의 소주 브랜드 진로가 진열돼 있다는 점이다. 하이트진로가 현지 유통망 확장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퓨어골드 파라냐케점이다. 퓨어골드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도매형 할인점으로, 중저가 중심으로 현지 서민이 타깃이다. 하이트진로 필리핀 법인 김수환 팀장은 “퓨어골드에서는 과일소주, 일반소주, 기획 패키지 등을 제공 중”이라며 “전체 시장으로 보면 일반소주 판매 비중이 약 65%에 달하지만, 마트 구매 기준으로만 보면 과일소주가 50~60% 정도로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를 통해 소주를 알게 됐다는 안드레아(21세·여)씨는 “필리핀 현지 술(탄두아이·엠파라도르 등)들은 대부분 40도를 웃돈다”며 “개인적으로는 진로의 과일소주보다 일반소주를 좋아하는데, 현지 술보다 부드럽고 마시기 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로 소주는 마시면 심적으로 안정되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다음 날 숙취도 현지 소주보다 덜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소주 대비 가격이 40% 더 비싸지만, 그래도 진로를 더욱 선호하는 이유다.

하이퍼마켓 매대에는 진로의 ‘참이슬 후레쉬’·‘딸기에 이슬’·‘청포도에 이슬’·‘자몽에 이슬’ 등이 진열돼 있었다. 롯데칠성음료의 ‘청하’·‘새로’, 그리고 무학의 ‘좋은데이’도 보였다. ‘소 나이스’(So Nice) 등 필리핀 현지 주류업체가 만든 소주도 진열됐는데, 라벨에 영어가 아닌 한글이 적혀 있어 눈에 띄었다.
하이트진로 법인 거래처 K&L의 강정희 대표는 지난 30년간 소주의 현지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강 대표는 “과거에는 소주 판매가 미미했지만, 시간이 흘러 교민과 관광객이 늘면서 자연스레 인지도가 형성되고 판매가 증가했다”며 “지금은 진로가 필리핀 전역에서 현지인들에게 높은 선호도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 소주는 ‘한국 술’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한국 식당에서 서비스로 제공되는 반찬과 함께 소주를 곁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것) 문화도 유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한국 소주도 알기는 하지만 이름은 잘 모른다. 마셔본 것은 진로뿐”이라며 “다른 술에 비해 깔끔하며 부드럽고, 음료와 섞어 마시거나 음식과 함께 먹어도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풀루탄(PULUTAN·술과 음식을 함께) 문화에 최적화된 술인 셈이다.
소주는 S&R 내에서도 반응이 좋은 편이다. S&R 시니어 바이어 니코(25세·여)씨는 “필리핀 사람들은 K팝,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이런 수요가 확실해 회원 니즈에 맞춘 대응 차원에서 소주를 취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한국 드라마 시청자들의 구매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모든 마켓에서 소주를 취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주가 S&R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효과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현지의 주요 유통채널을 돌아본 뒤에는 실제 소비자들을 더욱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현지에서 가장 유명한 한식 프랜차이즈 삼겹살라맛이다. 식당명은 ‘삼겹살’과 필리핀어로 감사합니다를 뜻하는 ‘살라맛’의 합성어다. 삼겹살을 비롯한 돼지고기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어 인기라고 한다.
SNS 등으로 K콘텐츠를 접하는 필리핀 현지인들에게 삼겹살과 소주 조합은 낯설지 않다. 랄리(29세·여)씨는 “K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소주를 먹는 장면이 워낙 많이 나와서 호기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골디(21세·여)씨는 “소주에 삼겹살 조합이 너무 좋다”며 “친구들과 스포츠를 보거나 파티를 할 때 즐기는 게 소주”라고 했다.
이날 식당 2층에서는 취중 라이브 콘셉트로 진행된 ‘진로라이브’도 엿볼 수 있었다. 이는 하이트진로가 국내에서 10년간 운영해 온 브랜디드 콘텐츠 ‘이슬라이브’를 필리핀 문화에 맞게 현지화한 것이다.
진로라이브 첫 방송에는 필리핀 힙합 듀오 ‘GY’(Gab & Yen)가 출연했다. 이들은 소주잔에 술을 가득채운 뒤 타가이(TAGAY·건배)를 외치고, 술자리 게임을 이어가는 등 소주와 친숙한 모습을 보였다. GY 멤버들은 “주변에서도 소주를 많이 즐긴다”고 귀띔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번에 처음 선보인 ‘진로라이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필리핀 현지인들에게 진로의 매력을 꾸준히 어필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라이브는 단순한 술 예능이 아니라 진로가 필리핀 대중문화 안에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콘텐츠”라며 “한식·소주·노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고, MZ세대를 겨냥한 현지화 마케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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