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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처리기 한 달 사용해보니...음식물 쓰레기 냄새 걱정 없어[써봤어요]
- 남편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고통 깔끔하게 해결
더 플렌더 프로, 40만원 초반대 가격·한뼘 디자인이 경쟁력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3~4일에 한 번씩 저녁에 정기적으로 하는 일이 있다. 이 일을 하기 위해서 마음과 몸부터 중무장해야 한다. 손에는 비닐장갑을 낀다. 싱크대에 고이(?) 모셔져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비닐에 담고 단단하게 묶는다. 혹여 새는 곳은 없는지 꼭 살펴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가 많으면 혹시 모를 비상 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비닐을 한 겹 더 싼다. 비장한 목소리로 아내에게 “다녀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현관문을 나선다. 바지에는 이미 아내 몰래 숨겨둔 담배가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한쪽 구석에 비닐 하나를 손에 든 채로 자리를 잡는다. 1층으로 내려가는 데 중간에 사람이 타면 미안한 마음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다. 무사히 1층에 도착하면 서둘러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으로 이동한다. 겨울에는 그나마 괜찮지만 여름이 다가오면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의 역한 냄새에 눈살을 저절로 찡그리게 된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앞에서 숨을 잠깐 멈춘다. 동과 호수를 빠르게 누르면 음식물 처리기가 입을 벌리고, 서둘러 손에 들고 있는 비닐에 담겨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부어버린다. 재빠르게 닫힘 버튼을 누르고 너덜너덜해진 비닐과 비닐장갑을 수거기에 넣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음식물 국물이 옷에 튀긴다면 욕이 저절로 나오기 때문에 서두르되 조심해서 이 과정을 마쳐야 한다. 그리고 바지 주머니에 있는 담배를 들고 흡연장으로 향한다. 나와 같이 힘겨운 작업을 마친 남편들을 흡연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렇게 흡연하는 남편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했다는 공로(?)로 담배 한 대의 여유를 즐긴다.
하지만 여름에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에서 풍기는 냄새의 공격에 흡연의 여유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다. 이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가전제품이 요즘 인기다. 신혼부부에게 ‘3신(新) 가전’으로 불리는 식기세척기·로봇청소기·건조기에 더해 ‘4신 가전’으로 꼽히는 음식물처리기다.
건조 분쇄형 음식물처리기 인기 높아져
음식물 처리 방식에 따라 ▲미생물형 ▲건조 분쇄형 ▲습식 분쇄형으로 나뉜다. 이중 습식 분쇄형은 싱크대 배수구 하부에 직접 설치하는데 하수관 막힘 등의 문제가 있어서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대신 미생물형과 건조 분쇄형이 대세를 차지하고 있다. 미생물형은 미생물이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는 방식이고, 건조 분쇄형은 음식물 쓰레기를 고온으로 건조하고 이를 잘게 부수는 방식이다.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매년 가속 성장을 하고 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음식물처리기 시장 규모는 2000억원이었고, 지난해 6000억원으로 분석했다. 올해 1조원 규모로 성장한다고 예측한다. 그만큼 신혼부부나 일반 가정에서 음식물처리기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가격은 음식물 처리 형식에 따라서 30만원대부터 15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기자는 세계 디자인 어워드 5관왕을 차지하면서 주목받고 있고, 한뼘 크기로 싱크대 아무 곳에나 설치가 가능하고 40만원대 가격으로 음식물처리기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한 미닉스의 ‘더 플렌더 프로’ 5월 초에 구매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기자의 몫이었기에, 아내는 음식물처리기 구매에 별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기자만 제품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제품이 집에 도착했을 때 언박싱하면서 환호성을 지른 것도 기자였다. 제품 설명을 보면 처리 용량은 1~2L였고, 무게는 9kg 정도 되는데 생각보다 무거웠다. 한뼘 사이즈라는 홍보 문구처럼 하얀색의 제품은 싱크대 어느 곳에 설치해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이 제품을 싱크대 볼 옆에 설치했다. 설치 방법은 전원만 연결하면 끝이다. 싱크대 볼에 있던 음식물 쓰레기통은 치웠다. 음식물 쓰레기통을 치우니 싱크대 볼이 넓어 보였고 사용성도 훨씬 좋아졌다.
전원을 켜고 2~3일 동안 모아놓은 음식물을 더 플렌더 프로의 분리형 내통을 꺼낸 뒤 넣었다. 사용 방법도 무척이나 쉽다. 위아래로 열리는 뚜껑을 닫고 자동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알아서 건조부터 분쇄까지 알아서 해준다.
그런데 첫 사용부터 큰 실수를 했다. 2~3일 모아놓은 음식물 쓰레기의 냄새를 더 플렌더 프로의 활성탄 필터조차 거르지 못할 정도였던 것.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나는 냄새가 집안 곳곳에 번지기 시작했던 것. 부랴부랴 집안의 창문이란 창문을 다 열어야만 했다. 그렇게 4~5시간을 참아야만 했다.

설거지 후 음식물 쓰레기 음식물처리기에 바로 투입…냄새 걱정 사라져
황당했던 이 경험은 더 이상 할 수 없었ㄷ. 설거지 이후 나온 음식물을 모아놓지 않고 바로 더 플렌더 프로에 넣고 처리하니까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3일 모아놓은 음식물 쓰레기의 냄새가 너무 역했고, 그 오래된 역한 냄새는 필터로도 잡지 못한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됐다.
첫 번째 사용 이후 설거지 후 바로 음식물 쓰레기를 바로 넣었다. 일정 무게가 되지 않으면 보관 모드로 전환돼 냄새나 부패 걱정 없이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일정 무게가 되면 알아서 작동을 하게 된다. 음식물을 건조하면서 나는 냄새도 그리 강하지 않았고, 건조와 분쇄 과정에서 나는 기계음도 크지 않았다. 귀를 기울이고 신경을 써야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소음이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원래 음식물 쓰레기 무게의 90% 정도가 줄어든다고 한다. 건조 분쇄된 음식물 쓰레기는 구수한 냄새가 나는 갈색의 큰 가루로 변하게 된다. 이 가루는 쓰레기봉투에 넣거나 아파트 단지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에 넣어서 처리하면 된다. 무게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을 내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에서도 그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신혼부부가 사용하면 알맞은 용량이라고 생각했는데 2L 용량은 4인 가족이 1~2일 정도의 음식물을 처리할 수 있는 넉넉한 용량이었다.
더 플렌더 프로를 한 달간 사용하면서 오히려 아내가 더 반기기 시작했다. 설거지 후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싱크대 바로 옆에 있는 음식물처리기에 넣는 것부터 편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싱크대 볼의 한 공간을 차지했던 음식물 쓰레기 통이 사라지면서 싱크대 활용성도 훨씬 좋아졌다. 무엇보다 남편이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이유로 내려가서 흡연하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아내의 만족감을 높였다.
미닉스 더 플렌더 프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확연하게 줄여준다. 절전형 기기라는 점에서 전기료 부담도 적다. 더 플렌더 프로는 40만원대(할인 행사를 이용하면 30만원대 후반에서도 구입 가능하다)의 경쟁력 있는 가성비를 갖췄다. 부엌 어느 곳에 설치해도 어울릴 것 같은 높은 수준의 디자인도 좋았다. 냄새가 거의 없고, 소음도 느낄 수 없는 기능도 만족스럽다.
음식물처리기를 한 달간 사용해본 결과 신혼부부뿐만 아닐 3~4인 가족, 그리고 노인 가족 모두 만족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음식물처리기라는 생각을 굳혔다. 특히 여름에는 음식물처리기의 진가를 더욱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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