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홈플 사태’에 이마트·롯데마트 반사이익?…유통업계 “이러다 다 죽어”
- [홈플러스 사태 후폭풍]②
이마트 6%·롯데마트 11% 매출 성장 전망
“신뢰 회복 실패 시 업계 전체 위기 번질 수도”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중인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서면서 대형마트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매각 추진이 기존 대형마트 사업자에게 단기적으론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홈플러스의 위기가 장기화한다면 대형마트 업계 전체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회생법원에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승인을 요청했다. 이르면 다음 주 결과를 통보받을 예정이다.
회생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홈플러스가 보유한 부동산의 가치는 높지만, 최근 영업실적이 저조해 기업 유지보다는 청산이 더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삼일회계법인의 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현재 부채는 2조9000억원이다. 부동산 등을 포함한 자산은 6조8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홈플러스가 10년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잉여현금의 현 가치인 ‘계속기업가치’는 사업 부진 탓에 2조5000억원에 그쳤다. 청산가치인 3조7000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MBK는 인가 전 M&A를 통해 신규 투자자를 찾는 동시에 계속기업가치 재평가를 새롭게 받겠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 공백, 경쟁 기업에 우호적”…이커머스 이탈 우려도
홈플러스 매각이 성공하더라도 영업 정상화까지 갈 길이 먼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공백은 당분간 경쟁사에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예정인 홈플러스의 폐점에 따른 낙수 효과가 경쟁 대형마트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연간 매출액은 7조원 정도다. 현재 폐점이 확정된 점포는 9개점, 계약 해지 통보 점포는 27개점이다. 전체 점포 가운데 약 29% 수준인 총 36곳이 폐점할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36개 점포가 폐점하는 경우 약 2조원의 매출이 이마트와 롯데마트로 분산된다”라며 “이 중 30%만 양사가 흡수한다고 해도 이마트는 6%, 롯데마트는 11%의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라고 평가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매각 추진이 기존 대형마트 사업자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점유율 이탈이 불가피하다”라면서 “기존 사업자에게는 경쟁 강도가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규 인수자가 등장하더라도 인수 직후 구조조정과 사업 재정비 등 일정 기간의 전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라며 “그 공백을 틈타 기존 유통업체가 점유율을 확대하고 협상력을 높이는 간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홈플러스의 공백기에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가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면서도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떨어진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대형마트 업계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도 “단기적으로는 홈플러스의 경쟁력 약화가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라며 “대형마트 업황 악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결국 고객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에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홈플러스의 공백이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선호 추세를 가속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마트, ‘본업 경쟁력’ 강화·롯데,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 ‘속도’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현재 처한 위기를 반등의 기회로 삼기에는 시장 상황 자체가 녹록지 않다”라면서 “홈플러스가 위기를 딛고 생존하는 모습을 소비자에게 보여줘야 대형마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고, 건전한 경쟁을 통해 대형마트 업계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올해 공격적인 할인 행사와 신규 점포 개점, 기존 점포 리뉴얼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238% 늘리며 8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한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강조한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작년 기업형 슈퍼마켓(SSM)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편의점인 이마트24의 통합 매입 체계를 구축해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통합 매입 체계를 기반으로 주요 생필품을 상시 최저가로 제공하는 ‘가격파괴 선언’, ‘고래잇 페스타’ 등 대형 프로모션을 잇따라 도입했다.
올해 2월과 4월에는 ‘트레이더스 마곡점’과 ‘푸드마켓 고덕점’을 열었다. 하반기에는 ‘트레이더스 구월점’을 개점하고, 오는 2027년까지 3개의 점포를 추가로 열겠다는 구상이다.
롯데마트는 ▲매장 리뉴얼 ▲신선 및 자체 브랜드(PB) 상품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한다.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업해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사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외연 확장에도 힘쓴다. 지난 1월 ‘천호점’을 6년 만에 개점한 데 이어 상반기 ‘구리점’ 개장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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