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자연자본 공시 시대…기업들이 준비할 것은 [대신경제연구소 ESG인사이트]
- 기업 대응은 아직 미흡…공시 수준에 큰 편차
자연자본 회계 도입 필요…정부·산업계·학계 협력해야

기업들, TNFD 공시 대응 초기단계 머물러
기업들은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CFD) 이후 TNFD 공시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사업장 인근 생태계 정보 수집과 정량화의 복잡성으로 인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결과 공시 수준에 큰 편차가 발생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전히 초기 대응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자연자본 관리는 기업 생존과 국가 경쟁력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생태계 서비스 손실, 감염병 증가, 생물다양성 감소 등의 이슈가 기업 공급망과 재무 건전성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육류 기업 JBS는 아마존 불법 벌채 연루 의혹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잃고 투자자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미국 증시 상장(IPO) 반대에 직면하는 등 실질적인 타격을 받았다.
TNFD는 이러한 위험을 인식하고, 자연자본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한 공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TNFD 공시는 ‘생물다양성 표준’(GRI 101), ‘지속가능성 공시 표준 생물다양성’(ESRS E4) 등 기존 자연자본 공시 내용을 포괄하며 공급망 전반에 걸친 자연자본 리스크 관리까지 요구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500개 이상의 기업들이 TNFD 참여를 선언했고, 특히 제조업과 금융업 중심으로 공시문화가 확산 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연자본과 사업활동의 연계성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4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78개사 중 40여 개사가 자연자본 공시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생물다양성 보존 활동의 언급 수준에 그친다.
기업 대응 방안 핵심은 ‘자연자본 회계’
그렇다면 기업들은 TNFD 공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TNFD 공시는 ▲거버넌스 ▲전략 ▲위험 및 영향 관리 ▲지표 및 목표로 이뤄져 있으며, 각 영역별로 다음과 같이 공시해야 한다.
우선 거버넌스 항목에서는 생물다양성 관리 조직을 공개하고, 전략 항목에서는 사업장별 자연자본 의존도·영향·재무적 위험을 명확히 기술해야 한다. 위험 및 영향 관리 항목에서는 모니터링 절차를 공개하는 한편, 지표 및 목표 항목은 TNFD 글로벌 핵심 지표 기반으로 작성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이러한 요소들이 체계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체계적인 TNFD 공시 대응 프로세스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
먼저 기업들은 자사 업종이 자연자본에 얼마나 의존적인지 평가한다. 농업·식음료·자동차 제조업 등이 대표적인 고위험 업종이다. 이어 자연자본 위험과 기회를 정량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자연자본 위험의 재무적 영향을 산출하고, 산림보호·생태계 복원 등 완화 전략을 수립한다. 마지막으로 TNFD 권고안에 따라 공시 지표 및 계획을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자연자본 회계’다. 자연자본 회계는 생태계가 제공하는 물·공기·탄소 저장 등의 서비스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회계 체계에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기업들은 자연자본 회계를 활용해 자연자본 위험 및 기회의 재무적 영향을 산정할 수 있다.
기업들은 SEEA·TEEB와 같은 자연자본 회계 및 생태계 서비스 가치 평가 방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자연자본 위험의 재무 영향을 정량화해야 한다. SEEA는 유엔이 주도한 자연자본 회계방법으로, 국가 통계에 자연자본 정보를 통합하는 공식 회계 프레임워크다. 이는 기업 단위에도 점차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TEEB는 생태계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고 정책적 대응을 유도하는 국제 이니셔티브로, 공급 서비스·조절 서비스·문화 서비스로 생태계 기능을 분류해 평가하는 구조다.
아울러 생태계 데이터의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 산업계의 자문, 학계의 생물다양성 위험 정량화에 대한 연구가 모두 절실하다.

필자는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를 졸업하고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환경보건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PwC삼일회계법인 ESG Platform Team을 거쳐 현재 대신경제연구소에서 ESG 전략 수립, TCFD/TNFD 공시 대응을 담당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특화 ESG 지표 개발에 참여했으며, 이외에도 상장사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과 평가 대응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세계자연기금(WWF)에서 주최한 제11차 기후행동라운드테이블(CART)와 2025 기업시민포럼에서 자연자본 공시 대응 전략에 대해 강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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