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AI 무장한 삼성, 생활 설계한 LG…두 기업의 인도 접근법
- [가전 대국 인도]②
이용자 연결성 강화하는 삼성전자
인도 맞춤 기술로 승부하는 LG전자

기술의 삼성
인도는 삼성전자에게 전략적 비중이 높은 곳으로 통한다. 글로벌 생산거점이자 소비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 노이다(Noida) 공장은 지난 2018년 현지에 개설된 후,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으로 자리잡았다. 초기 연 6700만대 생산 규모는 최근 1억2000만대로 확장됐다.
또 삼성전자는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과 연계해 인도에서 설계·회로기판 어셈블리(PCBA·회로 기판에 부품을 장착하고 납땜하는 과정)·조립·완제품 생산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
실제 삼성 인도 법인은 노이다 공장이 전 세계 삼성 스마트폰 생산의 25%를 담당한다는 점을 근거로 12억4500만 루피(약 19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글로벌 수출 거점을 넘어 삼성전자는 AI를 통해 인도 내부를 공략 중이다. 스마트폰부터 TV, 오디오 기기까지 전 라인업에 AI 기능을 탑재하며 현지 소비자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다양한 제품군이 스마트싱스(Smart things) 생태계와 연동된다. 삼성전자의 AI와 연결성이라는 키워드가 맞물려 ‘AI의 대중화’라는 톱니바퀴가 작동하는 셈이다.
대표 주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다. 플래그십 모델인 S25 울트라(Ultra)를 비롯해 전 라인업에 탑재된 ‘갤럭시 AI’는 단순 번역이나 검색을 넘어, AI 기반 이미지 처리 엔진(ProVisual)기반의 카메라 최적화, 문맥 인식 기반의 요약 기능, 이미지 생성을 포함한 생성형 AI 편집 도구 등으로 무장했다. 이와 함께 출시된 갤럭시 M36 5G 역시 보급형임에도 핵심 기능을 일부 이식받아, 중가 시장에서도 제 역할을 수행 중이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현지 IT 전문지 인디아 투데이(India Today)는 최근 리뷰에서 “S25는 단순히 좋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AI를 일상 속으로 끌어들인 전환점”이라며 “카메라, 디스플레이, 성능 모든 면에서 견고하며, AI 기능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를 발휘한다”고 호평했다.
중가 시장에 새롭게 투입된 갤럭시 M36 5G 역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 현지 테크 전문 미디어 플랫폼 Gadgets360은 “AI 기능이 이 가격대에 처음 들어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준을 바꿨다”며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 AI 기반 편집툴, 오브젝트 이레이저(Object Eraser) 등은 단순한 ‘보급형’의 정의를 새롭게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TV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은 올해 인도에 ‘비전 AI’ 기반 TV 라인업을 대거 투입했다. Neo QLED 8K·4K, OLED, QLED, 더 프레임 등 주요 시리즈는 AI 기반 화질 엔진이 콘텐츠의 종류와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명암비와 선명도를 조정한다. 여기에 사용자 시청 패턴을 분석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추천하고, 실시간 에너지 소비량을 조절하는 AI 에너지 세이빙 기능도 내장했다.
비플레시 당(Viplesh Dang) 삼성 인디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현지 인터뷰에서 “TV는 이제 더 이상 검은 화면이 아니라, 집 안 전체를 연결하는 지능형 허브”라며 “이 기술은 사람들의 일상 속 TV 사용 방식에 직접 연결되며, 보편적 가격대로 제공돼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현지 맞춤 프리미엄’을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곰팡이 방지 TV, 모기 퇴치 기능이 들어간 에어컨 등 고온 다습한 인도 기후에 최적화된 제품들은 전략의 산물로 통한다. LG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내세운 핵심 무기는 ‘현지 맞춤형 기술’이다.
현지에 맞춰진 기술은 대체로 섬세하다. 냉장고는 인도 가정의 채소 소비 패턴에 맞춰 ‘무균 야채 보관 칸’을 채택했고, 세탁기는 사리(인도 전통의상)도 직접 세탁할 수 있는 ‘6모션 DD 세탁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전기 공급이 불안정한 농촌 지역까지 염두에 둔 저전력 가전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가전 제품군에는 항곰팡이·항균 등의 소재 기술도 적용된다. LG전자는 고온·다습 환경에서도 곰팡이가 쉽게 자라지 않도록, 인도 지역에서 항곰팡이·항균 소재를 가전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이 소재는 유리 분말 형태로 플라스틱·페인트에 적용되는데, 내부 플랫폼과 부품에 곰팡이가 번식하는 것을 사전에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TV의 경우, ‘모이스쳐 프로텍션’(Moisture Protection) 기능이 적용된 모델들이 현지에 본격 출시됐다. 모이스처 프로텍션기능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TV 내부의 곰팡이·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첨단 기술이다. LG전자의 이같은 기술력은 생활 맞춤형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LG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이미 ‘국민 가전’에 가까운 위상을 굳혔다. 각종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는 인도 세탁기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점유하며 1위(33.5%)를 차지했고, 냉장고 부문에서도 28.7%로 선두를 유지했다.
특히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인도 여름철 소비 특성을 반영한 인버터 에어컨 시장에서는 19.4%의 점유율로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지난 2023년 기준 OLED TV 부문 점유율이 무려 90%에 달하는 등 사실상 ‘안착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LG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안착기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지만, 이 자리는 언제든 빼앗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인도처럼 거대한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은 다수기 때문에 방심하면 순식간에 넘어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이중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LG전자 역시 어떤 제품이든 프리미엄, 중저가, 보급형까지 세분화된 차별화 전략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 어느 하나에만 집중해서는 인도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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