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USDT’ 발행사 테더, 스위스 비밀 금고에 11조원 규모 금 보유
- 자체 금고에 금 80톤 보관…전체 자산의 5%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가 스위스의 비공개 장소에 약 11조원(약 80억달러) 규모의 금을 직접 보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자체 금고를 통해 실물 자산을 관리하는 사례는 드물어, 규제 당국의 주목을 받는 테더의 또 다른 ‘비은행’ 실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테더는 현재 약 80톤에 달하는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은 회사가 직접 소유하고 있다. 이는 UBS그룹이 공개한 귀금속 및 기타 상품 자산 총액과 유사한 수준으로 민간 기업 기준 세계 최대 수준이다.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 테더 CEO는 “우리는 자체 금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금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보안상의 이유로 금고의 구체적인 위치나 설치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테더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T’를 약 1590억달러(약 2186조원) 규모로 발행 중이며, 이 과정에서 확보한 담보 자산은 미국 국채 등으로 운용된다. 회사 측은 전체 보유 자산 중 금 등 귀금속이 약 5%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금은 테더의 또 다른 토큰인 ‘XAUT’의 실물 담보로도 활용된다. XAUT는 1토큰당 1온스의 금에 연동되며, 실제 금으로의 환급도 가능하다. 수령은 스위스 현지에서 직접 이뤄진다. 현재 발행된 XAUT는 약 7.7톤, 약 8억1900만달러(약 1조1260억원) 규모다. 이는 세계 최대 금 ETF(상장지수펀드) 보유량인 950톤에 비해선 미미한 수준이다.
아르도이노 CEO는 “금은 어떤 국가 통화보다 논리적으로 안전한 자산이라 생각한다”며 “미국의 부채 우려가 커질수록 금 같은 대안을 찾는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금 가격은 25% 이상 상승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무역 갈등,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르도이노는 “BRICS 국가의 모든 중앙은행이 금을 사들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금값이 올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테더가 별도의 금고를 운영하게 된 데에는 비용 절감 목적도 있었다. 귀금속 업계에서는 보관 수수료로 연간 약 0.5%(50bp)를 부담해야 하는데, XAUT 규모가 수십조원대로 커질 경우 자체 보관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금을 포함한 실물 자산을 스테이블코인 담보로 인정하지 않는 규제도 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도입한 스테이블코인 규제에서, 현금과 단기 국채 같은 현금성 자산만을 인정 대상으로 명시했다. 미국 의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안이 추진 중이다. 이 경우 테더는 해당 시장에서의 인가를 받기 위해 금 담보를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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