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中 큰 손 잡아라”…면세업계, 무비자 입국 앞두고 유커 맞이 ‘분주’ [면세점, 봄날은 올까]①
- 1~5월 관광객 14.7% 증가…면세점 매출은 1% 늘어
단체 無비자 특수 기대…여행 상품 개발·결제 환경 개선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6월 30일 발표한 ‘5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721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4.7% 늘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 수준도 넘어섰다.
하지만 같은 기간 면세점 매출은 2790억원에서 2819억원으로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면세점 매출액은 1조525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16.1%, 전월 대비 11.2% 줄었다. 지난 2월 1조원을 넘긴 이후 3월 1조845억원, 4월 1조1848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던 매출은 5월 들어 소폭 하락했다.
면세점 방문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 한 달 전보다는 5.8% 증가한 257만명을 기록했으나 매출을 끌어올리진 못한 셈이다.
시내 면세점의 매출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올해 5월 시내 면세점의 매출은 6517억원으로 작년 5월보다 27%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출국장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25% 늘어난 121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단체보다는 개별적으로 한국을 찾는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시내 면세점보다는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등으로 구매 수요가 몰린 탓이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지만 한국 여행 패턴이 쇼핑 목적의 단체 관광 위주에서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높은 여행을 선호하는 흐름으로 변하면서 여행객의 소비 성향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외래 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개별 여행객 1일 평균 지출 경비는 지난 2019년 234달러(약 32만원)에서 2023년 215.7달러(약 29만원)로 줄었다.

롯데, 中 국영면세점 협력…‘라인페이 대만’ 도입
면세 업계는 3분기 유커 무비자 입국 허용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초 정부는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 비자 면제를 3분기 중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방한 관광객 활성화와 중국 정부가 작년 11월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데 대한 상호적 조치 차원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늘어나면 한동안 침체했던 업황이 되살아날 거라고 본다. 여행 일정에 면세점 방문 등이 포함된 단체 관광객이 많아지면 매출이 증가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면세점은 ‘유커 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18일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과 모기업인 중국여유그룹(CTG) 임원진을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롯데면세점과 CTG는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호텔, 관광지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 분야에 대한 교류 및 협력을 의논했다. 이번 논의를 발판 삼아 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르면 3분기 시행 예정인 한시적 무비자 정책에 대비해 주요 인바운드(방한 외국인 관광) 여행사와 협력해서 뷰티 클래스, K-콘텐츠 체험 등 쇼핑과 관광을 결합한 여행 상품을 개발 중이다. 단순 관광이 아닌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문화와 면세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주요 간편결제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결제 환경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지난 4월 편의점 GS25, 5월에는 다이소와 손잡고 위챗페이 결제 고객에게 특별 혜택을 선보였다. 이달부터는 국내 오프라인 전 점포에 ‘라인페이 대만’을 도입하며 대만 관광객 유입 확대에도 나섰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현지 여행사와 연계해 마이스(MICE, 회의·관광·컨벤션·전시)와 기업의 직원 포상 휴가인 인센티브 관광 등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출)가 높은 고부가가치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K-팝(POP) 팬미팅 등 대형 단체 고객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일일 투어나 소규모 개별 자유여행에 적합한 연계 상품도 개발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중화권을 중심으로 인기가 많은 아이돌그룹 B1A4 출신 ‘진영’을 홍보모델로 발탁했다. 신라면세점은 다국적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아티스트를 순차적으로 홍보모델로 선정해 해외 고객을 공략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도 고소득층 단체 관광객 모시기에 나섰다. 올해 말까지 기업 포상관광을 중심으로 약 5만명 규모의 유커를 유치하는 게 목표다. 특히 의료·뷰티·크루즈 등 고부가가치 관광객에게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개편도 진행 중이다. 국내 인기 식음료(F&B) 브랜드와 MZ 세대를 겨냥한 패션 브랜드 등이 대거 입점한 식품관과 패션관을 선보일 계획이다. 식품관에는 ▲브릭샌드 ▲그레인스쿠키 ▲오설록 등이, 패션관에는 ▲게스(GUESS) ▲엠엠엘지(MMLG) 등이 들어선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단순히 관광객 수를 늘리는 일보다 구매력이 높은 여행객을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며 “고부가가치 관광을 통해 자금력 있는 고객을 유입하고 면세점에서만 구매 가능한 단독 브랜드를 많이 입점시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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