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현대차·GM ‘픽업 동맹’에...“도요타도 긴장할 것” [현대차·GM 동맹]①
- 현대차·GM, 중·소형 픽업 공동 개발
북미 시장 절대 강자 도요타에 도전장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현대차그룹과 GM은 도요타,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3, 4위에 올라 있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1300만대를 넘는다. 도요타(약 1080만대)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자동차 동맹' 출범으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와 GM은 공동 개발 계획에 따라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모두 탑재할 수 있는 중남미 시장용 중형 픽업·소형 픽업·소형 승용·소형 SUV 등 4종과 ▲북미 시장용 전기 상용 밴 1종을 2028년부터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역할 분담은 명확하다. GM은 중형 트럭 플랫폼을, 현대차는 소형차 플랫폼과 전기 밴 개발을 주도한다. 공용 플랫폼을 쓰되 내·외장은 각 브랜드 특성에 맞춰 별도로 개발해, 가격 경쟁력과 출시 속도는 높이고 브랜드 정체성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현대차의 북미 픽업 라인업은 현재 '산타크루즈' 한 종뿐이다. 유니바디(일체형) 기반의 소형 픽업이라는 독자적 포지션으로 틈새 수요를 공략하고 있지만, 미국 중형 픽업 세그먼트의 강자인 도요타 '타코마'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미국 시장 판매 기준 타코마는 2023년 한 해 동안 23만4768대가 팔리며 19년 연속 세그먼트 1위를 지켰다. 다만 2024년에는 19만2813대로 전년 대비 약 17.9%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판매세는 다소 주춤하다.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15만7298대로 집계됐다.
현대차 산타크루즈의 경우 2023년 판매량은 3만6675대에 그쳤다. 2024년에는 2만9013대로 감소했고, 2025년 1~7월 누적 판매량은 1만6254대로 집계됐다. 타코마와 비교하면 여전히 판매 규모에서 약 8배 안팎의 격차가 벌어져 있는 셈이다.
다만, 타코마의 판매량 감소는 현대차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중형 픽업 시장의 절대 강자인 타코마의 독주가 주춤한 사이, 현대차가 GM과의 협력을 통해 해당 픽업 플랫폼을 확보하면 빠르게 시장 공략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GM은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 등 북미 풀·중형 픽업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기업이다. 특히 북미 풀·중형 픽업 시장에서 축적한 바디 온 프레임(강철 뼈대 위에 엔진과 변속기 등 새시를 얹는 방식) 설계 경험과 대규모 부품·판매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이를 활용할 경우 현대차는 차량의 내구성과 성능을 보장하고, 생산 및 판매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소형 픽업은 현대차가 개발을 주도한다. 현대차는 소형 차급에서의 설계 및 비용 효율화 경험, 그리고 글로벌 생산기지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 두 모델 모두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시장별 환경 규제와 소비자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물론 공식 계획은 중남미 시장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해당 지역에서의 판매·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북미 진출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북미 투입이 확정될 경우, 미국 현지 생산 인프라를 보유한 GM과의 협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제 혜택, 물류비 절감, 관세 회피 등 다방면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중·소형 픽업의 관심도가 커지는 것도 기회다. 미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풀사이즈 모델이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몇 년 새 합리적인 가격과 일상 활용성을 앞세운 중·소형 픽업이 소비자의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테크사이리서치(TechSci Research)에 따르면 미국 픽업 시장은 2025~2029년 연평균 4.6% 성장해 약 516억 달러(약 68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중형 픽업 부문이 기술·비용·활용성 측면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세그먼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판매량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포드의 콤팩트 픽업 '매버릭'은 올해 2분기에만 미국 내에서 4만804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도심형·연비 지향 소비자의 수요를 흡수했다. 연비가 뛰어나면서도 적재와 견인이 가능한 ‘합리적 픽업’이라는 이미지가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제조사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도요타는 북미 시장에 타코마보다 작은 소형 픽업 투입을 검토 중이다. 이는 차량 가격 상승과 연비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보다 접근성이 높은 소형 픽업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스위어스 도요타 북미 그룹 부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항상 시장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며 “타코마보다 작은 차를 원하는 고객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이 어떤 모습일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 변화가 현대차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 내 중·소형 픽업 수요 확대, 타코마 판매 둔화, 그리고 GM과의 전략적 협력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맞물리면서 현대차가 중형 픽업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출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의 산타크루즈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GM이 강점을 가진 픽업트럭 플랫폼에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얹는다면 도요타도 충분히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두 회사의 동맹이 견고하던 픽업트럭 시장에 균열을 내고 틈새를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요즘 미국 소비자들도 연비를 점점 더 따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 차량이 뜨고 있는데, 현대차와 GM이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결합해 강력한 모델을 내놓는다면, 소비자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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