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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술 통해 HR플랫폼 넘어 라이프사이클 플랫폼 꿈꾸는 사람인[이코노 인터뷰]
- 김정길 사람인 AI랩 실장 인터뷰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당신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화면 속 면접관이 강한 어조로 구직자의 강점에 대해 물어본다. 긴장한 구직자는 말을 더듬는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화상 면접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통의 일반적인 면접관과 달리 질문의 디테일이 다르다. ‘이런 것까지 물어본다고?’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면접관의 정체는 바로 사람인이 만든 인공지능(AI) 휴먼이다.
사람인은 지난 2월 ‘AI 모의면접’ 서비스를 PC 버전으로 선보인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모바일 버전을 출시했다. 모바일 출시와 함께 음성 응시 기능도 새롭게 추가했다. 음성 응시는 구직자가 영상 없이 음성만으로 면접관과 면접을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최근 비대면 전화 인터뷰 등 음성 대화만으로도 면접을 보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
AI 기술 고도화에 진심인 사람인
사람인은 AI 모의면접 서비스와 더불어 최근 데이팅앱 ‘비긴즈’와 시니어 커리어 플랫폼 ‘원더풀시니어’도 선보였다. 사람인이 AI 기술 고도화 및 플랫폼 확장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코노미스트]는 마곡역 근처에 위치한 사람인 본사에서 김정길 사람인 AI랩 실장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채용 플랫폼에 AI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정길 실장은 “사람인 플랫폼에는 다양한 AI 기술이 적용돼 있다. 우선 AI를 활용해 구인사의 구인공고 퀄리티를 높여준다. 예를 들면 현재 공고 점수가 65점밖에 안 되는데 AI 적용하기를 누르면 90점으로 바꿔주는 형식”이라며 “공고 본문에 이미지가 있으면 분명히 더 매력도가 올라갈 텐데 이미지 하나 안 넣는 구인사 역시 많다. 그래서 내용에 맞춰서 이미지를 저희가 생성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구직자 입장과 관련해서는 “AI를 활용해 자소서 작성을 도와주는 것은 물론, 커뮤니티에 질문이 올라오면 AI가 판단해 답변을 달기도 한다”며 “특히 답변을 달 때, AI에 페르소나를 설정해 답변을 정성스럽게 달았더니 구직자로부터 ‘진심어린 충고 고맙다’라는 대댓글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람인의 AI 모의면접도 대표적인 AI 활용 서비스다. AI 모의면접은 서로 다른 연차, 직급, 성격(페르소나)를 가진 6명의 AI 휴먼 면접관 중 한 명을 선택해 실전 같은 분위기에서 면접 연습이 가능하다. ▲개인 맞춤형 질문과 피드백 ▲응시자의 답변에 따라 이어지는 꼬리질문 ▲면접 답변, 태도 등에 대한 전문적인 피드백 ▲설득력 있는 예시 답변 제시 등의 특장점도 갖춰 구직자들의 면접 역량을 강화해준다.

김 실장은 “처음 모의면접이 나왔을때는 현장감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후 현실에 가까운 면접환경을 제공하자는 목표로 만든 것이 지금의 AI 모의면접”이라며 “모의면접임에도 긴장하는 사람이 많다. 옷을 다 차려입고 실제상황처럼 임하는 구직자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사람인은 AI 휴먼에도 많을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실장은 “AI라는 느낌을 주기위해서는 사람의 형상을 한 무엇인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여러 직원들의 얼굴을 합성해 AI 휴먼을 만들었다”며 “초창기 버전과 비교해 현재 버전은 거의 사람과 같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사람인은 플랫폼 확장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외국인 채용 서비스 ‘코메이트’(KoMate)를 선보였다. 코메이트에는 사람인을 운영하며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가 적용돼 외국인 인재와 구인 기업 간 최적의 매칭을 구현한다. 특히 코메이트는 구인 기업이 신뢰 가능한 인재를 만날 수 있도록 외국인 인증 절차를 도입했다.
사람인은 지난 5월 데이터 인증과 심리 검사 기반으로 관계를 매칭하는 데이팅앱 ‘비긴즈’(begins)도 선보였다. 이름처럼 ‘진짜 사랑의 시작’을 지향하는 비긴즈는 기존 데이팅앱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비긴즈는 사람인이 2030 세대를 대상으로 쌓아온 매칭 기술과 방대한 데이터를 비채용 영역, 그것도 주요 관심사인 연애 시장으로 적용한 첫 번째 시도다. 비긴즈의 핵심은 단연 ‘BLOOM 연애 성향 검사’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BLOOM 연애 성향 검사’는 사람인 심리검사연구소에서 독자 개발한 것으로, 사용자의 연애 가치관과 행동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해 16가지 동물 유형으로 분류한다.
사람인은 채용 업계 최초로 영시니어 커리어 플랫폼 ‘원더풀시니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람인의 ‘원더풀시니어’는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영시니어들이 본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성공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차별화했다. 가장 큰 특징은 시니어 특화 진단 검사이다. 과거에는 적성과 역량 파악 없이 무작정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체계적인 커리어 발전이 어려웠다. 원더풀시니어는 원하는 사용자에 한해 유료 진단 검사를 통해 자신의 적성과 역량을 파악한 후 가장 잘 맞는 방향으로 이직, 전직 및 창업 등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하도록 안내한다.

채용 플랫폼이 데이팅앱을 출시한 이유는?
김 실장은 “과거의 사람인은 채용 공고를 제공하는 영역에만 머물러 있었다. 이후 사람인 안에서 AI를 활용한 자소서 코칭, 모의면접 등 기술의 경계를 넘어가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채용 플랫폼을 넘어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인은 AI, 빅데이터 등의 중요성을 잘 아는 회사이기에 AI랩실을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해고 오고 있으며, 향후에는 AI 기술을 활용한 맛집 추천, 스타일링 추천 등의 여러 생활밀착 서비스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AI 시대에 접어든 현 상황과 관련해 김 실장은 “과거에는 스펙위주의 사람을 뽑았다. 이제는 많은 일들을 AI가 대신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질문을 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도 한다. 저는 앞으로 ‘호기심’과 ‘열정’이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과거에는 열정있는 사람과 그냥 출근하는 사람간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AI 비서들을 활용해 누군가는 더 많은 성과를 더 빠르게 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런 의미에서 열정과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 더 빨리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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