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율주행 개척자 라이드플럭스...한국판 웨이모 탄생할까
- [韓 자율주행 첨병] ①
레벨4 자율주행 그리는 라이드플럭스
‘한국형 자율주행 모델’ 구축 속도전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혁신은 결코 쉽지 않다. 낡은 것을 새롭게 바꾸고, 고쳐내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은 언제나 저항과 어려움을 동반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 길을 걸어야 한다. 우리가 '혁신'이라 부르는 행위는 바로 그 고된 여정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혁신 무대다. 구글의 웨이모, 테슬라, 인텔의 모빌아이 등 글로벌 거인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기술의 주도권을 노린다. 교통, 물류, 모빌리티 서비스 등 산업 전반을 뒤흔들 잠재력을 지닌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 경쟁의 무대에서 한국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업이 있다. 바로 라이드플럭스다. 2018년 설립된 이 스타트업은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국내 기업 가운데 보기 드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기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개척해 글로벌 무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시도다.

풀스택 자율주행, 전 과정 스스로 만들어
라이드플럭스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RideFlux Driver) 개발에 있어 풀스택(full-stack) 방식을 내세운다. ▲측위 ▲인지 ▲예측 ▲계획 ▲제어 ▲원격운영 등 자율주행의 6대 핵심 모듈을 모두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이는 일부 기능만을 맡아 공급하는 기업들과 달리, 자율주행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 같은 전략은 라이드플럭스가 레벨4 무인 자율주행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레벨4 단계는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은 영역이지만, 궁극적으로 상용화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라이드플럭스의 소프트웨어는 차량-서버-관제센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차량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움직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서버와 관제센터가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이를 통해 차량 한 대가 아니라, 전체 서비스망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자율주행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안전성과 신뢰성, 혁신의 관건
자율주행차가 안전하게 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히 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라이드플럭스는 이 부분에 집중해, 카메라·라이다(LiDAR)·레이더·초음파 센서를 융합한 인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차량에는 여러대의 카메라와 라이다, 그리고 보조 센서들이 장착돼 360도 전방위 환경을 감지한다.
이 센서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해 차량, 보행자, 자전거 등 다양한 객체를 식별한다. 중요한 것은 이 기능이 날씨와 시간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눈이나 비가 내리거나, 밤처럼 가시성이 떨어지는 환경에서도 시스템은 동일하게 반응한다.
검증 방식도 철저하다. 실제 도로 주행만으로는 모든 상황을 실험하기 어렵기 때문에, 라이드플럭스는 가상환경 기반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어플라이드 인튜이션(Applied Intuition)과 협력해, 지도 제작, 센서 데이터 분석, 실제 주행 영상의 가상환경 전환 등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한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위한 가상공간 환경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요하거나 위험한 시나리오를 선별하고 반복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테스트 플랫폼을 함께 지원한다.
라이트플럭스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무기는 ‘범용성’이다. 특정 차량이나 특정 환경에 맞춰진 기술이 아니라, 다양한 차종과 다양한 도로 조건에서 동일하게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지향한다. 이는 향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까지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다.

자율주행이 바꾸는 삶과 도시
자율주행 기술이 진정으로 의미를 가지려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핵심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25만 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국내에서도 하루 평균 7명이 도로 위에서 생을 마감한다. 이 가운데 94%는 운전자의 실수나 부주의 때문이다.
라이드플럭스가 자율주행에 매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고를 줄이고, 운전에 빼앗겼던 시간을 되찾게 하며, 교통약자에게 이동권을 돌려주는 것. 자율주행은 단순히 기술적 혁신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도구다.
도시 차원에서도 변화는 크다.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도심의 차량 밀도가 낮아지고, 불필요한 주차 공간이 줄어든다. 그만큼 도시 공간은 더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국내 시장의 잠재력 또한 크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육상 여객운송 시장에서 자율주행으로 대체 가능한 규모는 약 28조5000억원에 달한다.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산업 전체를 바꾸는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라이드플럭스는 ‘한국형 자율주행 모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해외와는 다른 국내의 도로 환경, 교통 문화, 규제 체계, 기후 조건 등을 반영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주도와 서울 등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는 “자율주행은 운전석에 안전요원 없이도 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단계, 즉 ‘무인화’를 안정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경우에도 정부의 기술 평가를 거쳐 무인 허가를 획득한 자율주행 기업의 숫자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서는 라이드플럭스가 유일하고, 서울 상암에서 무인화 기술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야간 시험운행을 통해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 라이드플럭스의 목표는 ‘안전한 자율주행’을 만드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현재 사람들이 겪고 있는 이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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